감기로 꼼짝없이 집에 붙어
약 한봉지 털어넣고 담요 두른 채 창 밖을 봅니다.
커튼을 열어두니 보일러가 쉬는대도 충분한 온도..
날이 쨍하게 환한 게 반갑고 아쉬워
잠시 바깥 공기를 마셔보겠다 창을 열다
한 뼘도 안되는 틈으로 침입하는 얼음장 같은 바람에
기겁을 하고 꼭꼭 닫았네요.
단단한 창호 안에서 팔자좋게 칼 같은 겨울을 보내고 있구나..
이 겨울 창 안으로 발 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아침 나절 찬바람 가득 묻은 택배 봉투 남기고 사라진 기사분,
오늘 공사라며 베란다 타일을 잔뜩 들고 올라가던 분..
안에 있어도 다를 바 없을 것 같은 쪽방촌 같은 난방서민들,
비워둔 집에 얼어버린 수도 배관에 씨름하시는 아버지..
옛날 시장 골목안 가게를 하던 시절,
노점상 분들께 가게 문을 늘 열어 불러들이던 부모님의
오지랖을 조금은 이해하게 될 만큼 나이를 먹은 것인지..
창 밖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오픈마켓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러그와 커피를 비우고
연탄은행에 쥐꼬리만큼 보내는 걸로
민망한 마음을 덜어내봅니다.
겨울은 겨울 다워야한다지만,
이 추위가 어서 좀 물러갔으면 좋겠네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창 안에서 보는 햇볕..
겨울 조회수 : 1,229
작성일 : 2018-01-27 15:57:17
IP : 1.238.xxx.2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ㅇ
'18.1.27 4:18 PM (211.204.xxx.128)여기도 수필체네요
컵을 좋아한 동네엄마와 묘하게 닮아있는 글
결론은 글 잘 쓰십니다^^2. 그러게요
'18.1.27 4:20 PM (223.62.xxx.106) - 삭제된댓글용기내서 둘둘 말아입고 시장 다녀왔는데,
다 얼었어요.
상인들이 반농 반진으로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육류, ㅅ해조류, 야채 모두 얼거나 상인들이 갖은 노력으로 안 얼리려고 애쓰는데...
에스키모들도 냉장고가 필요하단 말이 사실이구나 느꼈어요.3. 빛의나라
'18.1.27 5:34 PM (220.70.xxx.231)글 좋네요. 아련하니 수채화같아요. 바깥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4. 제목에 맘이 끌려
'18.1.28 2:50 PM (211.36.xxx.139)읽었어요 따스하고 잔잔한 울림을 받았어요 연탄은행이 뭔지 알아 봐야 겠어요 글을 통해 건네받는 착한 이들의 마음이 세상살이에 위로와 낯선기쁨이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773590 | 부부싸움 5 | 싸움 | 2018/01/27 | 2,468 |
773589 | 이미숙은 뭘해서 저리 젊어보이는걸까요? 48 | 비결이 | 2018/01/27 | 21,913 |
773588 | 영화 손님 보신분 질문드립니다. 1 | ㅇㅇ | 2018/01/27 | 647 |
773587 | 급!! 소리 (귀 )가 안들려요 3 | 친정엄마 | 2018/01/27 | 1,358 |
773586 | 아놔 아모르 파티가 머리에 아주 박혔어요 2 | …... | 2018/01/27 | 2,961 |
773585 | 네** 기사는 이제 안 봐야 겠어요. 13 | 이상해 | 2018/01/27 | 1,144 |
773584 | 황금빛내인생 14 | ㅇㅇ | 2018/01/27 | 5,980 |
773583 | 중등생 두신 회원님들 중학생 스맛폰 필요한가요? 15 | 예비중 | 2018/01/27 | 1,827 |
773582 | 속살 부위 화상 10 | ㅇ | 2018/01/27 | 1,502 |
773581 | 김구ㄹ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거 같아요.. 8 | ........ | 2018/01/27 | 7,498 |
773580 | 좋은 학벌보다 중요한 것은.. 17 | 이것이었어 | 2018/01/27 | 6,170 |
773579 |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마ᆢ 라고 말하는건 1 | 흠냐ᆢ | 2018/01/27 | 748 |
773578 | 장혁 진짜 잘생기지 않았나요? 26 | 돈꽃 | 2018/01/27 | 5,839 |
773577 | 몇달 전에, 올라왔던 글 중에 참 좋은 댓글이 기억나는데요..... | 댓글 | 2018/01/27 | 934 |
773576 | 책 읽는 대통령 17 | 대봉시맛나 | 2018/01/27 | 3,255 |
773575 |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교육금지 잘하는거 아닌가요? 21 | 영어교육 | 2018/01/27 | 2,794 |
773574 | 소방법반대 항의유족에게 홍준표"민주당이 여기도있네&qu.. 13 | 이거잡넘이네.. | 2018/01/27 | 2,021 |
773573 | 돈꽃 시작했어요 5 | ... | 2018/01/27 | 2,140 |
773572 | 알콜3% 술도아니고 음료도 아닌게 제겐 쥐약이네요 3 | ㅜㅜ | 2018/01/27 | 1,305 |
773571 | 사차원이나 돌 아이의 멘탈은 평범치 않다. 1 | ,, | 2018/01/27 | 1,119 |
773570 | 일본영화 뭐 많이 보냐는 질문에 어떤 남자왈 11 | lllll | 2018/01/27 | 3,152 |
773569 | 장염치료에 적합한 음식을 편의점에서 찾을 수 있나요? 6 | 하필이면 | 2018/01/27 | 3,537 |
773568 | 숀리바이크 사면 잘 쓰게될지 10 | 포도송이 | 2018/01/27 | 2,572 |
773567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읽어보셨나요 7 | 모두 | 2018/01/27 | 1,193 |
773566 | 요즘 대한통운 느리지 않아요? 15 | .. | 2018/01/27 | 1,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