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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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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책읽기

배깔고 조회수 : 4,869
작성일 : 2018-01-26 23:28:52
학생때 겨울 방학 지나고 나면 약 3키로그램은 거뜬히 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삼시세끼를 찍고(촬영 아닙니다 ㅎㅎㅎ),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배 깔고 누워 윗풍 피해 코만 내놓고, 바구니째 귤 다 까먹어 손끝 노랗게 물들이기, 고구마 빼때기라고 하나요? 말린 고구마 끊임없이 먹어대기, 커피와 에이스 크랙커라는 요상한 조합 듣고 와서 실천해보기. 뭐 그런 거 하며 책 보다 가물가물 잠들기를 겨우내내 하니까요. ㅎㅎㅎㅎ

올해도 쿨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인지.  시베리아 맞장뜨는 추위로 고생중이라, 
이 옷으론 부족해, 깊이 더 깊숙이 날 감싸줄, 살, 그것이야말로 날 이 추위로부터 지켜주리...

뭐 이러면서 매일 네발로 기어다니며 책보며 지냅니다. ㅎㅎㅎㅎㅎㅎ

1. 이정모,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최근들어 "랩 걸"처럼 과학자들이 쓴 뛰어난 글을 많이 봐서 다음 생은 꼭 슬기로운 과학 생활 해봐야지. 뭐 다짐하고 있었는데요. 이 책 역시, 유머 넘치면서 통찰력 대단하고, 쉬우면서 깊이있고, 지식인, 글쓰기, 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2.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알쓸신잡에서 보고 사서 읽게 되었느데요. 방송 내용과 겹쳐지는 부분도 꽤 되지만, 역시 전문가가 쓴 입문용 도서이라 재미있고 생각거리 있어서 좋았어요. 

3. 이우일 "퐅랜"
제목이 기지넘치고 유쾌하죠. 포트랜드에서 살다온 일러스트레이터 이우일씨의 글입니다. 그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너그럽고 개성적이며 유머넘치고 아름답습니다. 

4. 일본 작가 누구더라? "밥 이야기"
음식에 대한 에세이인데요. 음식을 해서 먹고 나면 모든 게 다 사라져서 내 몸과 하나가 되버리니까, 참 좋다고 합니다. 일본 작가들의 신변잡기적 이야기 가끔 지긋지긋할때가 있는데 이 책은 다 사라지고 제 몸속에 들어와 피와 살이 되어버렸습니다. 

5. 김애란 "비행운", "바깥은 여름"
아,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랫동안 글쓰기를 해온 내공이 느껴지고요. 전통적인 글쓰기에 탁월한 소설가 같아요. 마음을 흔드는 힘이 대단해요. 하지만 너무나 전통적이라,아주 조금 아쉽다고나 해야할까요. 재미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빼어난 청년을 만나니 가슴이 떨리고 아, 다들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싶어 저도 자극 많이 받았습니다. 

6. 한강, "희랍어 시간"
시력을 잃어가는 사내와 말을 되찾으려는 여인이 서로 부축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떠올라요. 저도 그들처럼 의지하며 사랑하며 살고 싶어요. 
그런데, 더이상의 외국어는 버거워요. ㅎㅎㅎ, 우리 아이 말도 못알아먹겠어요. ㅠㅠㅠㅠ

여러분들의 겨울 이야기, 책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ㅎㅎ
우리 같이 살찝시다. ㅎㅎㅎㅎ

IP : 223.62.xxx.144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만족
    '18.1.26 11:31 PM (61.78.xxx.193)

    새벽3시, 바람이 부나요? 읽고 있어요. 두번째 읽는 책인데도 여전히 좋네요.

  • 2. .....
    '18.1.26 11:35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건축은 어떻게 아픔을 기억하는게 읽고 있어요.
    영화 1987계기로 남영동 대공분실 관련한 글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조금씩 읽고 있는데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간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비극에 대해서 알게 되었네요.

    한동일 교수님 라틴어 수업도 읽고 있는데 거기 나온 라틴어 한자한자 그리듯이
    메모하면서 읽고 있어서 이책도 읽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그렇게 강조하고 강조하는 왜 배우는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하는 책이네요.

    라틴어 수업 다 읽으면 겨울가기전에 이안보스트리지가 쓴 겨울나그네 곡 해설집 읽으려고요

    세권다 관심밖 영역의 책이고 쉽게 읽기 어려운데 도서관 신간코너 기웃 거리다
    호기심에 읽고 있는데 다 의미있어서 좋네요

  • 3. 저는
    '18.1.26 11:39 PM (125.187.xxx.37)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읽고
    혼자 있고 싶은 남자 일고 있습니다
    다음엔 안나카레리나 줄세워놨습니다

  • 4. 와우~~!!
    '18.1.26 11:45 PM (175.112.xxx.43) - 삭제된댓글

    좋은 책들,읽고 싶네요

  • 5. 전 지금
    '18.1.26 11:46 PM (211.201.xxx.168)

    니코스 카잔차키스 작가의 스페인 기행 시작했어요.
    그리스인 조르바 쓴 분 책이에요.
    모처럼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네요

  • 6. 오~
    '18.1.26 11:47 PM (175.223.xxx.82)

    이정머 관장 책 추천 감사합니다. 그분 강연 우연히 들은적 있는데 재밋고 유익하더라구요. 책 사서 아이랑 봐야겠어요^^
    다른 책들도 찬찬히^^

  • 7. 오~
    '18.1.26 11:48 PM (175.223.xxx.82)

    에구 폰이라 오타가 이정모관장~

  • 8. 좋은
    '18.1.26 11:50 PM (211.107.xxx.100)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9. .....
    '18.1.26 11:51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원종우씨 책도 엄청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태양계 연대기 라고 하는데 과학은 관심 분야가 아니라 갈등중인데
    털보가 이정도 설득력이면 외계인도 인정해 줘야 한다고 극찬해서요.ㅋㅋ
    관심있으신 분들 읽고 후기좀 부탁합니다.

  • 10. ...
    '18.1.27 12:11 AM (211.244.xxx.179)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 읽고 있어요
    넘 잼나네요

  • 11. ....
    '18.1.27 12:12 AM (211.36.xxx.122)

    한겨울 젤 재밌는 책읽기는 역시 장르소설이죠 ...무협소설
    제목은 귀검무영인데 무협의 공식인 고난과 역경을 딛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그런 일반적인 내용은 맞는데 그과정에
    심리나 묘사가 와닿고 흥미진진해서 밤을새서 눈이 벌개지도록 읽었네요.
    장르소설이란게 읽고나서 남는게 별로지만 그순간 만큼은
    정말 재미있어요 네이버나 리디북스에 1권분량정도는 공짜
    니까 한번 빠져보세요.

  • 12. playalone
    '18.1.27 12:27 AM (183.108.xxx.241)

    저도 읽으려고 주문한 책이 2권 들어 있네요 ^^

  • 13.
    '18.1.27 12:31 AM (211.108.xxx.9)

    신변잡기도 재미있지만 이런 지적인 82가 참 좋네요. 겨울 책 추천 참고할게요

  • 14. 감사
    '18.1.27 12:51 AM (58.239.xxx.10)

    책읽을거 뭐없나 기웃거렸는데 감사합니다

  • 15. 느림보토끼
    '18.1.27 1:01 AM (124.56.xxx.92)

    뭘 읽을까? 알라딘 들락날락 했었는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6. 고전홀릭
    '18.1.27 1:18 AM (59.11.xxx.50) - 삭제된댓글

    그리스비극(소포클레스)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돈키호테
    셰익스피어
    제인오스틴
    리바이어던

    최근에 읽었거나 읽고있는 책들이에요
    요즘 고전홀릭이라 최신 베스트셀러들은 너무 재미없게 느껴져서 읽다가도 덮게 되네요 ㅠ

    그나마 요즘 책 중에는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좋은사람은찾기힘들다’, ‘랩걸’ 간간이 읽고 있습니다

  • 17. ...
    '18.1.27 1:28 AM (116.39.xxx.29) - 삭제된댓글

    원글님 모습이 딱 요즘의 제 모습이에요 ㅋ.
    전 어제부터 대하장편 녹두장군 시작했습니다.
    며칠전 최근에 어떤 댓글에서 소개받았는데, 제목 그대로 동학농민운동에 관한 소설예요. 주제가 그렇듯 억압받는 민초들의 삶에 가슴이 아프지만, 그만큼 정이 가고 재밌네요.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소개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려요.

  • 18. ㅇㅇ
    '18.1.27 1:32 AM (116.39.xxx.29)

    원글님 모습이 딱 요즘의 제 모습이에요 ㅋ.
    전 어제부터 대하장편ㅡ 녹두장군ㅡ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여기 어떤 댓글에서 소개받았는데, 제목 그대로 동학농민운동에 관한 소설예요. 주제가 그렇듯 억압받는 민초들의 삶에 가슴이 아프지만, 그만큼 정이 가고 몰입되네요.
    94년에 완간된 건데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소개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려요.

  • 19. ㅇㅇ
    '18.1.27 1:44 AM (36.39.xxx.79)

    위대한 설계ㅡ스티븐 호킹
    양자물리학은 신의 주사위 놀이인가ㅡ장상현
    백야행ㅡ히라시노 게이고
    적의 화장법ㅡ아멜리 노통브

    올 해 들어 읽은 책이고

    지금은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양자역학 지식 ㅡ조앤 베이커
    딱 반 읽고 있어요

    국문과 나왔는데 후회돼요.
    코스모스를 중고등 때 읽었으면 물리학과를 갔었을텐데..

  • 20. ..
    '18.1.27 1:45 AM (125.143.xxx.188) - 삭제된댓글

    전 이승우 작가의 "생의이면" 재밌게 읽고 있어요
    전 학창시절 겨울방학의 기억이 원글님과 똑같은데
    다른점은 책이 아니라 tv를 봤다는 거네요 ㅠㅠ

  • 21. ...
    '18.1.27 2:05 AM (119.64.xxx.92) - 삭제된댓글

    집앞 주민센터문고에 신간이 들어와서 왕창 빌려다놨어요.
    날 풀릴때까지 일주일동안 밖에 안나가려고 ㅎ
    하루 한권 읽을 계획으로 빨리 읽을수있는 책들로다가..

    히가시노 게이고 - 눈보라 체이스 (방금 다 읽었는데 soso)
    아멜리 노통브 - 느빌 백작의 범죄
    댄 브라운 - 오리진
    사토 쇼고 - 달의 영휴
    다니엘 콜 - 봉제인형 살인사건

    집에 봉지과자 잔뜩 쟁여놓은 기분이네요 ㅎ

  • 22. ..
    '18.1.27 2:50 AM (39.7.xxx.103) - 삭제된댓글

    새의 선물 다 읽고,
    고래 정진 중입니다.
    새벽 별안간 한번씩 터지는 웃음
    시간 가는줄 모르네요.

  • 23. 안나카레리나
    '18.1.27 6:01 AM (14.40.xxx.68)

    읽고있어요.
    표지 예쁜거 새로 나왔길래~
    귤 까먹으며 매운 새우깡이랑 나날이 살찌고 있습니다~

  • 24. 어머
    '18.1.27 7:37 AM (221.162.xxx.22)

    책소개 감사합니다.

  • 25.
    '18.1.27 9:12 AM (220.127.xxx.13)

    종의기원(정유정) - 싸이코패스의 심리를 나노단위로 쪼개서 묘사. 예상되는 범인과 반복적 묘사가 아쉽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있게 독자를 몰아감. 악의 순수성에 대해 생각하게 됨.
    보보경심 - 세일하길래 킬링타임용으로 구입해둔 책. 가볍게 읽기 좋음

    대망의 원작소설인 도쿠가와 이에아스를 읽고 싶어서 기웃거리는중
    총 32권이라 정가로 사기인 부담되서 도서관에 대기 걸어놨음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이북으로 출간되지 않아 분노중

    종이책 모두 정리하고 이북으로 돌린지 1년반쯤 됨. 이북으로 400여권 보유중
    깔끔해진 서재, 언제 어디서나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할인도 많이 함.
    소장하고 싶은 책 중 이북으로 출간되지 않은 게 많음. 도서관과 병행하며 극복중.
    아이패드로 읽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짐. 가끔 책냄새가 그리움.

  • 26. 사바하
    '18.1.27 9:19 AM (116.125.xxx.51)

    조위 댓글중
    양자물리학은 신의 주사위놀이 인가
    넘읽고싶다

  • 27. ㅇㅇ
    '18.1.27 9:43 AM (49.167.xxx.69)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읽고 있서요

  • 28. 아이쿠
    '18.1.27 12:27 PM (110.11.xxx.217)

    스맛폰질하며 책은 손 놓은지 한참 됐는데
    얼릉 가방속에 들고만 다녔던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끝내겠어요

  • 29. 각시둥글레
    '18.1.27 1:38 PM (175.121.xxx.207)

    소로의 월든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 좋더군요.
    문장이 단아하고 고급스러워요. 그 안에 담긴 삶의 슬픔에
    눈물도 흘리면서 읽었어요.

  • 30. 한겨울의 독서
    '18.1.28 11:03 PM (58.120.xxx.102)

    책 좋아하시는분들 많네요^^
    저도 동참합니다~
    남아있는 나날 시작했어요 ~

  • 31. 드뎌자유
    '18.3.14 8:30 PM (61.74.xxx.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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