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지 두달째에 편지를 받았어요
아랫층에서 발소리가 쿵쿵 들린다고 조심해 달라는 내용이어서
적힌 폰번호로 전화를 했죠
우선 너무 죄송하다고 했고 우린 정말 몰랐다..앞으로 조심하겠다 사과를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네 애들 셋은 정말 조용히 지내는 편이고 항상 책을 보고
티비도 잘 안틀고 일찍 잔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집에서 열고 닫는 베란다문도 소리는 안나지만 진동이 느껴진다길래
대체 소리조차 안나는 묵직한 베란다 문이 어찌 아랫집까지 소음으로 들릴까 싶었어요.
자기네도 애가 셋이라 만약 소음이 들린다면 문자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뒤로 저희 식구 모두 두툼한 슬리퍼를 신고
뒷꿈치를 들고 살살 걸어 다니고
왠만해서는 베란다 문도 안열고
식탁 의자밑에 소리 안나게 붙이고 밀고 넣을때 들고 넣고
암튼 최대한도로 조용히 지냈어요
편지 이후로 매사 신경쓰고 지내기 피곤하지만 그래도 조심히 지내며 살았어요.
아파트에서 살면 당연 생활 소음 들리는거라 그러려니 지내다가
아랫집 편지로 인해 저희도 소머즈 귀가 되엇네요
어느날부터인가 매일 피아노소리가 들리네요.
어딘가 했더니 아랫집
요즘 애들 방학이라 매일 피아노를 치고
거기다 주말 저녁에도 피아노를 치네요
좀 아니다 싶어 문자로 정중히 보냈어요
그랬더니 답문이...초저녁이라 치는데 불편하냐고 왔네요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오래 치진 말아달라고 했어요
뭐 평일낮에야 그러려니 하고 참겠는데 주말저녁까진 좀 그렇더라구요
이번주 주말 저녁에도 또 치길래 좀 화가 나서 문자를 보냈더니 전화가 오네요
저더러 하는말이 자기가 보낸 편지에 속이 상해서 이러냐고 하네요..헐
이집 정말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보아하니 우리가 이사오기전 우리집에 정말 잠만 자는 조용한 부부가 살았었고
이집에서 애들이 떠들거나 피아노를 쳐도 주변에서 뭐라고 안했던가봐요
그래서 제가 우리 요즘 걷기 조심하는데 어떠냐 물었더니
정말 조용해져서 놀랍다고 하네요
우린 정말 노력많이 했다고 이야기 하고
혹시 그집 애들 셋은 항상 조용하다고 하는데 매번 들리는 애들이 떠드는 소리와
피아노를 마구 장난처럼 치는 소리로 인해 아랫집에서는 항의가 없냐 물었더니
자기 아랫집에서도 자기네집에 시끄럽다고 가끔 올라온다네요..
그래서 제가 그 소리가 우리한테도 올라오고
또 피아노 소리도 자주 들리는데 우리애들 책읽거나 공부할때 방해가 되긴한다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결혼전부터 아끼던 피아노라 버릴수 없고
애가 좋아해서 매일 치게 한다며
이해하면 안되겠냐네요..
너무 이기적인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