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큰 아이는 여중 2학년 올라가요
어려서부터 낯가림 심하기가 상위 1%였어요.
매우 예민하고, 감정선이 매우 섬세하죠.
자기 감정처리가 매우 미숙해요. 표현도 못하고요.
그러다 보니 남 감정이나 남을 받아들일 에너지는 없어 보여요.
중간 생략하고요.
남편은 누가봐도 나이스하고 매너좋은 사람이에요. 가방끈도 길고요.
저도 뭐 비슷하죠.
남편은 가정적이고 자상한데요
단 하나, 말을 싸가지 없이 하는 걸 도무지 참질 못해요.
자기 본가에 그런 가족이 있었고 그로 인해 자기 성장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말에 토를 달거나, 거슬리는 말투이거나, 그러면 정말 미치려고 합니다.
지난 십 년간 이 일 때문에
거의 매일 전투(적어도 아빠는 매일 속 끓어요. 매 번 화내는 건 아님)가 있어요.
아이는, 지능검사하면 최상위인데
언어성과 동작성이 차이가 나다 보니까 말의 맥락 파악이나 공감능력, 사회적 눈치가 떨어져요
그로 인해서 반항적으로 들리는 말을 많이 해요.
예를 들면 '아니요, 안할래요' 해도 될 일을 '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내가 그걸 도대체 왜 해요?"
이런 식으로 속을 벅벅 긁어요
그리고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요.
정말로 사전적인 의미로. 왜 묻는지 몰라서 그랬답니다.(그런데 말투는 너무 도전적)
아무리 알려주고, 타이르고 혼을 내도 소용이 없고요
상담이나 치료도 거부해요.
남편은 저걸 놔두면 애가 망가진다...이 논리죠.
제가 보기에는 너무 엄하고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교정해주고 싶어하지만
그러지는 못하니 참고 있는게 느껴지고요.
이게 계속 반복되니 저도 스트레스 받아서 미치겠어요.
남편도 짜증나고 아이도 밉고요.
아이가 멘탈이 약해서인지
요새 공부를 시작했는데
뜻대로 안된다고 한밤중에 제 방에 와서 대성통곡을 하거나
눈을 희번득 대며 씩씩대거나
자기 방에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요.
갑자기 옆에와서 고함을 지르고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잘 안되거든요(외국에서 몇 년 지내다 와서 더 그렇죠)
내가 괜찮아..조금 못해도 돼..나아질거야...그러면
내가 안된다고~!!! 하면서 ㅁㅊㄴ처럼 눈을 흘겨요.
저도 한 예민 하는 성격인데
저도 참 버거워서 상담도 받고 있어요.
오늘 '관대함'에 대한 글을 보니
나도 관대한 부모로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를 주고 싶은데
쉽게 무너지는 우리 부부가 아이를 힘들게 하지는 않나 또 자책도 되고....
정말 애 키우는게 왜 이리 힘든가요.
아이가 싸가지없이 말하고 행동할 때,
그게 오래갈 때, 어지해야 하나요
무조건 감싸주기에는 제 영혼도 너덜너덜 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