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 용하다는 점쟁이를 만나러
고속버스까지 타고 지방 다녀왔는데요
진짜 사람일은 한치앞을 모른다는걸 통감하고 왔습니다.
우리엄마와 엄마 지인들이 이전부터 알고지낸
지방에 점쟁이 아줌마가 있는데 이사람이 진짜 신기하게 잘맞춰요
두리뭉실하게 여름에 물조심해라 과거 조금 맞추는 이런거 아니구요
엄마 지인이 영등포쪽에 몇십년을 식당집 (설렁탕하고 고기파는 가든집)
하면서 부자로 사는 내외가 있는데 저희 아버지랑도 잘알구요
근데 이 점쟁이가 2012년 들어서부터 가든 망하니까 빨리 정리해라
돈 현금화시키고 어여 정리하지않음 2015년에는
누울곳 한군데 남지않을거라고 그렇게 경고를 하더래요
근데 가든이 장사도 잘되거니와 건물싯가 130억정도 나가는데
장사안되도 설마 누울자리까지 없을라고 그냥 무시하고
넘겼는데 2015년 가을넘어서 쫄딱망해가지고
저희 어머니한테 원룸보증금까지 빌려가셨어요 ㅜㅜ
알고보니 2008년도에 가든집 아들이 홍콩과 중국무역을 하는 사업을 했는데
일본돈을 (리스라지만 사채) 썼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자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수있다고 보증을 섰는데 아들이 쫄딱 망했어요
그럼 그때라도 빨리 발을 빼면됐는데
그사업 어찌 연명시켜볼거라고 (아버지가 보증을 섰으니)
자꾸 돈을 빌려대다 그게 연대보증과 같이 물려서 빌리긴 20억 빌린것이
나중에 이자가 원금을 초과하더래요 하기사 7년을 끌어왔으니
아들이 좀 똑똑한 편이고 학벌도 괜찮은데
2008년까진 좋았다가 리먼사태니 뭐니 잠깐
경제힘들때 사채쓴 보증을 선게 사단이 난거죠
가든식당도 너무 잘되고해서 끌어갈려하다가
나중에 정신차렸을땐 건물을 내놓으니 당연히 안팔리구
한때 최고싯가 130억만 생각하구 100억이상은 받아야한다고 시간끌기까지
그게 그렇게 쉽게되나요??
85억정도에 매각했는데 아들쪽으로 들어간게 40억이구
양도세 기타세금, 은행담보 터니까 몇억도 안남았구
직원들 월급에 퇴직금 다 지급하니까
돈이 한개도 없더래요 그게 2015년 겨울이었어요
나중에 설렁탕집이라도 다시 할려는 맘에 기계는 챙기긴 했는데
방하나 구할돈도 없는상황에 가든집 기계가 무슨소용인가요>?
창고빌려서 몇년 놔뒀는데 얼마전 다 고물로 팔렸어요
그래서 고물판값을 엄마가 빌려준돈 대신 받았다면서
점쟁이가 해준 얘기를 나한테 해줬는데
사실 엄마도 맞춘게 여러개 된다고
울아버지가 재판때 변호사가 분명히 이긴다고 했는데
누명써서 법정구속된것까지 하여튼
망하고 안되는건 기가막히게 잘 맞춰요
그외에도 한번은 이모랑 엄마가 거기를 직접 갔는데
그 점쟁이 아줌마가 당신은 칼뿐이 안보인다고
무슨얘기냐고 이모가 물으니 그냥 식당같은거 하면서 혼자 살아야된다고
남편(이모부) 사주를 넣어보니까 당신이랑 같이 살수없소
당신은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이고 댁남편은 호롱불이요
당신과 계속살면 아프거나 죽소 그랬는데
사실 저희 이모부 오래전에 대장암으로 죽었어요 ㅠㅠ
그때부터 엄마가 가족사주도 넣고 제 사주도 넣었는지
나랑 관련없는 얘기들을 가끔 하시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 남부터미널로 가서
개인적으로 물어볼것도 있구(엄마는 모르는) 직접 찾아갔더랬어요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추긴 맞췄는데
내 사연 얘기하러 갔더니만 되려 오늘 하루종일 그 점쟁이 아줌마의
억울한 사연만 듣고왔지 뭐겠습니까 (나참) ㅋㅋㅋ
위에 쓴 얘기도 그렇고 오늘 점쟁이 아줌마 사연말하면
혹시 좀 눈치채는 분도 있지않을까 걱정이되는데
아주 재미있었지만 간단하게 쓰면
불쌍한 동네아저씨 (사기꾼) 한테 걸려서 평생 처녀보살로 살아온
자신이 이미 결혼이 떡 되어있더래요
그 용한 점쟁이가 자기앞에 펼쳐질 사기사건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는
사기꾼한테 걸려 자기모르는 대출까지 이뤄질뻔 하다
어찌저찌 발각되서 지금 소송중이라는데
제 얘기 조금하다가 자기 하소연하고
내 얘기 진지하게 들어갈만하면 변호사 전화와서는
나 앞에 앉혀두고 30분이상 떠드는거에요
이게 뭔가 싶어서 기다리다
그래도 조금 꾹 참았는데 자기도 미안했는지 변호사랑 떠드는 동안
나 짬뽕시켜주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빨리 서울 올라와야 하는데
내가 그 짬뽕에 군만두 먹으면서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ㅋ 내가 아쉬우니 참았지만
이거 복채는 얼마줘야하나 짬뽕먹은건 공짜인가? 별생각을 다하며 앉아있었네요
그래도 여지것 맞췄어도 앞으로 미래는 어찌될지 모르는거고
자기 앞일도 저리 모르는데 진짜 용하긴 한걸까 과거 맞추는거야 쉽다는데
한편으론 애매했던 고민상황이 싹 정리는 되었어요
왜 직장문재로 힘들었는지도 알게되었구
오히려 그건 다행이다 싶구
하여튼 그말한대로만 피하면 된다고 하니
그대로 한번 해볼까 어쩔까 하구요
제발 좀 풀려주기를 바라긴하는데ㅎ
오늘 뜬금없는 지방나들이 나름 재미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