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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미때 경험담-밥 먹이기 피아노치기 구몬 공부등등

베이비 조회수 : 6,046
작성일 : 2018-01-13 13:03:30

제가 엄청 잘한것을 이야기 하려는것이 아니라

그때 제가 돌보던 아이와 코드가 맞았을것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여아)

저는 돈을 받고 일했으니 엄마들이 자기 아이 밥 먹이는것과는 다를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올려봐요

아이 엄마가 반찬을 무엇 무엇 주라고 메모에 써 놓고 가면 그대로 식판에 담아 주는데

유치원에서 잘 먹고 와서 그런지 밥을 잘 안 먹어요

숟가락에 밥과 반찬을 올려 놓고 반찬 무엇 무엇인지 알아 맞추라고 하면 눈 감고 있다가

그 아이는 승부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알아 맞추는 재미로 밥을 잘 먹었어요

밥 숟가락에 올려 놓을 동안 멀리 가 있으라고 하고 말 타고 오세요 하면

깡남 스타일 하면서 말 타고 왔어요(싸이 노래가 유행하던 때라서)

그것도 진력이 나면 이 반찬을 이렇게 저렇게 만들었다는 말로 요리 강습을 해 주면 잘 먹었어요

아주 디테일 하게 설명해 주었어요

감자를 이렇게 깍고 후라이팬에 이렇게 저렇게 볶고 아주 세세하게 그래야 아이들은 잼 있어 하더라구요

슈렉을 좋아 해서 슈렉집에 놀러가서 무슨 반찬으로 밥 먹나 알아보자고 해서

집에 가는데 전철 타고 갈까 버스 타고갈까 (아이는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니 전철을 좋아 하더군요)

어디 어디 역 지났어요(이촌동이라 4호선 역 이름을 알려 주고) 내려요

전철에 승무원들이 하는것 처럼 내리실 분 안계세요 하면서

슈렉도 우리 반찬과 똑 같네 하면서...

슈렉이 생선전을 좋아 한다고 하니 우리 전을 먹어 볼까 하면서

어느때는 넓은 둥근 접시에 반찬 동그란 밥공기에 넣어서 둥근 모양의 형태를 만들고

어묵같은것은 조그만 포크에 찍어 몇개이던 놓으면 자기가 들고 먹어요


구몬 숙제도 몇 분에 다 맞칠 수 있냐고

저는 몇분, 아이는 몇분 해서 근사치에 가까우면 조그만 종이에 점수를 매겨서 그렇게 숙제를 했어요

룰을 정해 놓고 하여야 아이가 틀리거나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해도 우기지 않게...

아이한테 져 주어야 하는것은 말할것도 없구요

요즘 아이들은 영리해서 일부러 져준다고 하면 재미 없어 하니 적당히 이겼다 졌다 하면서

금요일 저녁 토요일 일요일 부모랑 실컷 놀다가 월요일 가면 그 숙제를 (며칠분 한꺼번에 하라고 하는데 저도 진력나지만 아이도 실증내서 간신히 했네요)

폰 옆에 놓고 초를 정확히 재고  나중에 한 페이지 분을 합산할때 아이보고 계산기로 하라고 하면 좋아 해요

계산기를 자기가 두드린다는 것이 그러면 숫자에 대한 친화력도 생기고 기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가는것 같아요

피아노를 하다 바이올린을 하니 첨엔 좋아 하다가 울면서 싫어 하는데

제 임무니 ..

연주자분이  등장했습니다

박수 쳐 주세요. 잘 틀리는곳은 너무 잘하니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앵콜을 드 높여 목소리 높여 줍니다

인사 예쁘게 하세요 그렇게 저렇게 유도하면서 4년 4개월을 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그만 두었는데 3년 넘어 가는데 많이 보고 싶어요(3살 8월에 시작 7살 12월말일에 끝)

아이들은 엄마가 지정해 놓고 먹으라고 하면 잘 안 먹어요

우유도 안 먹어서 저는 커피를 놓고 아이는 우유를 놓고 묵찌빠해서 이긴 사람의 명령대로 얼만큼 먹기 그렇게 유유 한컵씩 먹이고(막 먹인다는 느낌을 주면 시들해 하니 적당히 즐겁게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면서

그 아이는 또 병원 놀이를 좋아해서

아이는 의사하고 전 환자하면서 대화를 하니까 아이의 순발력도 길러 지는것 같더라구요

계산기를 옆에 놓고 그것을 컴 자판으로 두드리면서 어디서 오셨어요

어디가 아파서 왔냐고 하던 그 아이의 초롱 초롱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한 번은 제가 주소를 이야기 하니까 틀리게 이야기 해서 제가 틀렸어요 하니 아이가 얼른 계산기 자판기를 두드리면서 자기가 잘못 썼다고 순발력있게 대답을 하더라구요

자기가 아파서 병원에 가서 선생님 하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저(환자)를 대하는 모습이 깜직했어요

장난감 정리도 하라고 하면 안해요

누가 많이 바구니에 넣는지 하나 둘 세면서 했고

그러니 숫자도 빨리 익히더라구요

나는 빵강색이 좋은데 좋은 색으로 넣으라고 하면 나중에 제가 좋아 하는 색이 어디서든 보이면

제가 좋아 하는 색이라고 자기가 챙겨 주기도 했어요

전화 놀이도 많이 하고

마트 장난감으로 마트 놀이도 하고 가끔 지금도 생각나요

마트 놀이 할때도 카드로 할까요 돈으로 드릴까요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싸인해 주세요 라는 말도 해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것을 하고 싶어 하고 자신을 어른 대접해 주면 좋아 하더라구요

미장원에 가서 머리 자르고 머리 감기고

비스듬히 앉히고 머리에 손을 넣어서 맛사지 하는것도 알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은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아서 아이들 앞에서 부모님들이 절대 이상한 행동 같은 것 하시면 안된다는

아이들은 어딘가에 머리 한 구석에 기억들 하고 있더라구요

하루 일 끝나고 집에 올 시간 되면 짬에 종이에 그날 아이가 이렇게 저렇게 놀았다는 이야기 써 놓고 왔어요

아이 아빠가 책으로 묶어서 아이가 크면 보여 주겠다고 했는데....

부엌일은 안 하는 것으로 아이잘 케어 해 주는것을 아이 엄마가  조건으로

반찬은 친정, 백화점에서 왔었고 저는 차려 주는 일만 했기에 아이와의 놀이가 가능했던것 같아요







IP : 220.118.xxx.190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
    '18.1.13 1:05 PM (117.111.xxx.104)

    선생님이셨네요
    아이 밥먹을때 해 볼게요.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 감사합니다

  • 2. 오--
    '18.1.13 1:06 PM (125.176.xxx.13)

    제 아이 제가 키웠는데 ㅠㅠ
    엄마보다 더 잘 키우신듯해요

    원글님 같은 분 계시면 아이 맞기고 싶네요

  • 3. rudrleh
    '18.1.13 1:22 PM (117.111.xxx.10)

    와우 오늘 본 글중 가장 이쁜 글입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셨네요
    아직도 보고싶다니 원글님 참 따뜻한 분이시네요

  • 4. ㅇㅇ
    '18.1.13 1:22 PM (58.230.xxx.177) - 삭제된댓글

    저도 어린이집교사 3년 했는데요 아직도 애들이 기억나고 보고 싶어요.
    동네에서 내놓은 개구장이였던 아이가 한달을 울고 집에 간다고 하다가 나중에 일요일에도 간다고 하던녀석
    울다 토하고 오빠있던 7세반으로 간다고 떼쓰던 꼬마가 주말 지나고 와서 선생님 보고 싶었다고 하던거
    이름도 얼굴도 다생각나요
    솔직히 내새끼보다 정성으로 키운듯해요ㅋㅋ
    그녀석들이 벌써 23살이 넘었겠어요

  • 5. 베이비
    '18.1.13 1:32 PM (220.118.xxx.190)

    결혼 10년만에 낳은 아이라 그 집 (친가 외가) 에서 아주 귀한 아이였죠
    그런데 아이를 그렇게 귀하게 (외할머니는 아이에게 존댓말로 대화) 여기니 저도 그렇게 되더라구요
    정말 4년 동안 오전 시간은 돌발 상황이 생길까봐 약속도 안 잡고
    아이들이 월요일 감기 잘 걸리더군요
    하시라도 와 달라고 하면 아침이라도 갔엇지요(오후 2시부터 일 시작이지만)
    많이 컸을 거예요
    지금은 아마 제 생각도 나지 않을 거예요
    그만 두고 한 번도 못 봤어요
    아이 엄마가 돌보니까 제가 기웃거릴 이유도 없고

  • 6. ㅇㅇ
    '18.1.13 1:32 PM (107.3.xxx.60)

    원글님. 창 창의적인 분이시네요
    너무 멋진 아이디어가 많으신분
    무엇보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아이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리 하셨겠죠.

  • 7. 많이 업어주고
    '18.1.13 1:50 PM (124.5.xxx.71)

    노래도 많이 불러준 조카가 하나도 기억을 못해요.
    똑같이 제 어린시절 사랑 많이해준 분들을 제가 기억도 못하겠지요.
    그래서 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나봐요.

  • 8. ㅁㅁㅁㅁ
    '18.1.13 1:50 PM (119.70.xxx.206)

    아 훌륭하시네요
    배울점이 많습니다
    돌보미도 돌보미 나름. 프로페셔날이 따로 있군요

  • 9. 릴리
    '18.1.13 2:05 PM (221.150.xxx.170)

    와 아이도 원글님도 너무 사랑스럽네요.
    만점시터셔요...반찬맞추기게임, 말탄애기 너무 귀여워서 웃으며 읽었어요♡♡♡--

  • 10. 베이비
    '18.1.13 2:19 PM (220.118.xxx.190)

    읽어 주시고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난척 한다는 소리 들을까 조심했는데...
    글을 쓰고 나니 너무 아이가 보고 싶어요

  • 11. 와..
    '18.1.13 2:37 PM (221.140.xxx.157) - 삭제된댓글

    진짜 좋은 엄마세요. 내가 어릴 때 갖고 싶었던..
    저도 이런 엄마가 되어주고 싶어요

  • 12. 와..
    '18.1.13 2:38 PM (221.140.xxx.157) - 삭제된댓글

    글 절대 지우지 말아주세요. 두고두고 생각나면 들어와서 읽을래요.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 13. 와..
    '18.1.13 2:41 PM (221.140.xxx.157)

    처음엔 엄만줄 알았는데 선생님이셨군요. 최고의 선생님이세요. 제가 어릴 때 갖고 싶었던 엄마의모습이에요.
    저도 이렇게 아이에게 해주고 싶어요. 그 아이도 원글님 그리워할 것 같네요. 읽는데 입가에 미소가..
    글 절대 지우지 말아주세요. 동화책 같아요. 빨간머리앤 창가의토토 이런 동화책.. 마음이 따뜻해져서 두고두고 생각나면 와서 보려구요~

  • 14. inside260
    '18.1.13 3:11 PM (223.62.xxx.83)

    아기 키울 때 참고할게요. 지우지 말아주셔요. 감사합니다.

  • 15. 치즈
    '18.1.13 3:19 PM (223.62.xxx.193)

    읽다가 찡하고 눈물났어요.. ㅠㅠ
    저도 이렇게 애기 애지중지 키우고 싶은데...
    회사 다닌다고 10시간씩 어린이집에 맡겨놓고
    미안해지네요.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하신 분 같아요.

    어릴때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좋은 선생님 만나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을것 같은데요^^

    멋져요.

  • 16. 우유
    '18.1.13 3:20 PM (220.118.xxx.190) - 삭제된댓글

    댓글 써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생각날때 특이했던 점이 있으면 기억나면 보완할게요

  • 17. 한편의
    '18.1.13 3:43 PM (59.9.xxx.196)

    동화같아요 :)

  • 18. ㅇㅇ
    '18.1.13 4:36 PM (182.228.xxx.53)

    넘 좋은분이세요.

  • 19. ㅇㅇ
    '18.1.13 4:40 PM (223.62.xxx.220)

    넘 좋은 돌보미 만난 그 집이 부럽네요.
    저도 몇가지 아이디어 써먹어볼게요. ^^

  • 20. 하루
    '18.1.13 5:55 PM (219.248.xxx.135)

    신통한 육아법. 감사합니다.

  • 21. 세딸램
    '18.1.13 6:18 PM (175.112.xxx.43) - 삭제된댓글

    와~~~정말 아이를 넘 잘 돌봐주셨네요~
    가까이계시다면 저희막 맡기고파요..

  • 22. 세딸램
    '18.1.13 6:19 PM (175.112.xxx.43) - 삭제된댓글

    아이를 넘 잘 돌봐주셨네요~~
    아이가 잘 자랐을 거 같아요^^

  • 23. 푸우우산
    '18.1.13 6:50 PM (121.125.xxx.26)

    진짜 좋은분같아요.울애한테 왠지 미안해지네요.

  • 24. 그게
    '18.1.13 7:39 PM (211.203.xxx.109)

    뭐하고 놀았는지 아이가 기억은 못해도, 사랑받으며 재밌게 놀았던 경험들이 무의식의 자산으로 쌓여있는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원글님 참 사랑스럽게 재밌게 놀아주셨네요.
    제가 같이 놀고 싶을지경 하하하^^

  • 25. 베이비
    '18.1.13 9:32 PM (220.118.xxx.190)

    댓글 달아 주시고 좋은 마음으로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6. . .
    '18.1.13 10:28 PM (59.12.xxx.242)

    와 진짜 사랑으로 보살피셨네요
    원글님 머리가 좋으신 것 같아요
    저는 그리 못 키웠어요
    다행히 다들 잘 커줘서 고맙죠

  • 27. ..
    '18.1.13 10:46 PM (175.114.xxx.133)

    제가 다 감사하네요
    저도 이제 4개월된 아기를 놔두고 일하러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 원글님의 노하우를 많이 활용해볼께요 감사합니다

  • 28. 세상에
    '18.1.14 2:19 AM (112.152.xxx.121)

    원글님 진짜 좋은 돌봄선생님이셨네요.
    정말 그 댁이 부럽네요.
    혹시 지금은 근무하시지 않나요?
    재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진짜 우리아기들을 부탁드리고 싶을정도로ㅎㅎ

    저도 현재 서비스 이용중인데, 들어봤던 선생님들중 단연 최고십니다!
    멋지세요~~~~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 저도 써먹을게요^^

  • 29. 세상에
    '18.1.14 2:23 AM (112.152.xxx.121)

    아..그리고 아이가 많이 보고 싶으시다면 한번 연락해보시는건 어떠세요?
    4년이나 함께 하셨으면, 아이도 어렴풋이 기억할테고..
    아기엄마도 반갑게 감사하게 생각할거에요.

  • 30. 베이비
    '18.1.14 9:36 AM (220.118.xxx.190)

    이제 인연이 다 했다는 생각이 들구요
    아이 엄마가 맺고 끝는것이 아주 칼 같은 분이세요
    무슨 이야기를 하겠어요
    할 이야기가 없지요
    3살에 만난 아이가 그때 일을 기억이나 할까요?
    그 아이 엄마와 일 하는 중 사적인 이야기 나눈적 한 번도 없었어요

  • 31. 와우...총명하신분^^
    '18.1.14 9:52 AM (118.41.xxx.94)

    노하우 감사드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32. 원글님 대단한 재능!
    '18.1.14 8:31 PM (118.36.xxx.183)

    정말 아이 보고 싶을거 같아요.
    아이들은 어른들 행동 따라하는걸 좋아하는거 맞아요
    우리 아이 어렸을때 주유소 놀이를 그렇게 좋아했어요.
    남자 아이다 보니 아빠가 기름 넣는게 멋져 보였나 봐요.
    아이가 자전거 타고 주유소에 오면
    손님 얼마치 넣을까요? 제가 해야 해요 ㅎ
    그럼 기름 넣고 신나게 달려 가곤 했어요
    그때 힘들어서 조금 억지로 놀아 줬는데
    급 미안해지네요.

  • 33. 오데뽀
    '18.1.15 11:10 AM (1.225.xxx.217)

    저는 우리 아이들하고도 저리 놀아주지 못했어요.
    아이 키우는 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어요.

  • 34. ㅇㅇ
    '18.2.27 10:49 PM (221.148.xxx.69)

    아이 돌보미 경험담
    저장해요

  • 35. 레몬즙
    '18.3.17 10:52 PM (183.99.xxx.15)

    아..멋진 분이시네요.
    저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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