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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 유시민의 워딩 10 / 총정리 편

나누자 조회수 : 1,571
작성일 : 2018-01-09 11:30:20
# 재즈클럽에 모여 나눈 마지막 수다.
유희열/ 연말정산 결과, 우리가 방문한 지역은 열 군데, 각 지역마다 방문한 곳 총합은 195. 
우리가 먹었던 음식 종류는 56가지. (일동/ 많이도 먹었다~ ㅋㅎ) 회 당 여행 시간은 17시간. 나눴던 주제는  329 개였음.
자, 마감하며 소감 한마디씩~

유시민/ 편집 땜에 가려졌던 유 mc의 지적미모가 시즌2에서 좀더 돋보인 점이 제작진에게 고마움. 
황교익/ 동네 바보였을 때가 더 매력적이었지 않음? (일동 폭소)
유현준/ ('하늘을 걷는 남자'라는 외줄 타는 남자의 영화를 언급하며) 균형감각을 잡기위해 막대기를 들고 공중을 걷는데,
여러분이 제겐 멀리,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는 그 막대기 같은 존재였음. 

# 유희열/ 저는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영월 탄광문화촌이었음. 아주 강렬했음.
유시민/ (못다한 얘기.) 그분들이 우리나라에서만 아니라 유럽 가서도 땅을 팠거든. 
사실 임금이 한국의 10배라 파독광부 모집 경쟁이 치열했음. 
학벌, 경력, 체력 우수자가 다 모였음. 대학졸업자도 많았는데 독일에선 그저 익명의 이주 노동자였지.
los(시작) pause(쉬는 시간) schluss(작업끝) 이 세마디만 알아들으면 되는 노동이었음.
그분들이 어떤 소망과 생각을 품고 그런 탄광생활을 했을까? 그 노동의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가족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정도의 소박한 꿈을 품고 그 녹록치 않은 삶을 견뎠던 것임.

# 유희열/ 시청자가 가장 재밌어 했던 실시간 검색어는?
유시민/ 유 교수가 연속해서 사용한 시퀀스sequence란 단어가 올라온 적 있음. 번역하기 참 어려운 단어인데...
(시퀀스: 연관된 작은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며 만들어지는 서사. 즉 흐름이 있는 이야기.) 
실은 유현준이란 이름이 가장 먼저, 자주 검색어에 올랐음. (일동/ ㅋㅋ)
유희열/ (검색어 1위를 알려주마~) 1회 :'알쓸신잡2' (대폭소)와 징비록. 2회: 단종, 4회/ 유홍준과 박연, 5회/ 루시드 폴, 7회/ 아우내

# 유희열 (유시민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유시민/ 올림픽 기념관.  서울올림픽 땜에 가축 수입 규정권이 만들어졌음. 한국은 그때까지 국제화가 안된 나라였음.
88올림픽은 다양한 방면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 급속한 개방화의 길을 걷게 됨.(유치한 자들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ㅋ)
그전까진 관광객도 적고 해외여행 자유화도 아니었음.
좋게 말하면 '동양의 조용한 은자의 나라'였고, 나쁘게 말하면'오랜 군부독재에 시달린 폐쇄된 나라'였음.
그때 실시된 서머타임이 인상 깊은 건, 87 6월 항쟁 때 한시간 일찍 퇴근했기에 넥타이 부대가 나타날 수 있었거든.
퇴근 시 해가 중천이라 데모할 시간이 넘넘 많아서 모두 거리로 나왔음. (일동 ㅋㅋ) 
근데 외신들이 지켜보니 계엄령 선포할 수도 없었음. 또한 올림픽 최초로 종합 전산시스템이 구축되며 국가 브랜드가 높아졌음.

희열/올림픽이 만든 명이 있다면 암은 없나요?
(현준이 암이 뭐죠? 라고 재차 묻자, 시민/ 암이란 어두운 부분을 말함. 
현준/ (버럭~) 저도 4년제 대학 나왔음. 너무 무시하시는 거 아님? (일동 대폭소))
유시민/ 난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 다 반대 데모했었음. (일동/ 이유는?)
그런 국가 행사 유치하며 독재정권이 자기 정체를 감춘다는 생각이 있었고, 
구체적으론 성화봉송의 전세계 중계화 땜에 미관이 안좋다며 도로변 무허가 판자촌을 다 때려부쉈음. 
기초생활보장제도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노숙자들 실어다 다 가둬버렸음.
길거리는 깨끗해졌고, 누구는 삶의 터전을 잃고 누구는 가족을 잃었음. 그런 면을 용납할 수 없었음.
하지만 87 항쟁으로 여러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왕 여는 것, 잘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음.
아무튼 88을 통해 한국은 국제 인권을 충족하는 나라로 바뀌는 큰 계기가 되었음.

# 통인동의 '이상의 집'에 갔던 황교익과 장동선의 소회가 소개됨. (왜 제작진이 이 부분을 편집했을까?) 
얘기 끝에 동선이 헤세의 (내가 사랑하는)시 '나는 별이다'를 읊어줌.

#유희열/ 시민, 교익과 다니며 느꼈던 건, 유 작가는 서사를 좋아하고, 교익님은 음식보다 글(시)를좋아한다는 것. 시를 읊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이셨음.
유시민/ 황선생은 정서나 감정이 깊기 때문임. 난 솔직히 삶의 근원까지 가는 작품은 잘 공감 못함. 
그럴 때마다 그 감정을 못따라 가는 내가 너무 인생을 쉽게 살았나보다 하는 자책감을 갖곤 함. 
장동선/ 선생님이 쉬운 삶을 사신 거라면 다른 사람의 삶은 뭐가 되는 거에요? (유시민 곰곰. 이건 욕인가 칭찬인가~ㅋ)

유시민/ 그게 다름. 징역을 살아도 깊이 사유하고 고민하며 엄숙하게 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닐리랄라 사는 사람이 있음.
난 사식 사먹고 책 이리저리 옮기거나 모포 접는 법 바꾸는 걸로 인테리어 바꾸며 룰루랄라 보냈음. 난 감방살이도 어렵게 한 사람이 아님. ㅋㅎ
유현준/ 그러니까 오래 사시는 거에요~ 안 그랬으면 (천재라) 스물여섯에 돌아가셨을 거에요~ (유현준 까방권1 획득)
유시민/ 난 천재가 아니니 오래 살아도 하자 없는 사람임. 근데 오늘은 아무말 대잔치로 문학의 밤을 끝내네~ ㅋㅎ

# 유희열/ 유 작가님 해남 대흥사 다녀오신 얘기가 편집된 게 아쉬웠어요.
유시민/ 별 게 없었지. 오르는 길의 나무 터널이 넘 아름다웠고 절에서 누워 하늘을 봤을 때 느꼈던 공기 땜에 내가 굉장히 행복한 감정을 느꼈음.
보통 대웅전은 절의 중심에 있는데 거긴 왼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음.

# SNS를 통해 받은 시청자들의 쓸데없는 질문들 중 유시민에게 몰린 질문이 많자
현준, 동선/ 아, 팬덤이 어마어마해서 싸인 받아달라는 요청에 시달리고 있음.
시민/ 근데 싸인을 왜 받고 싶은 걸까?
현준/ 싸인을 한 시간만큼은 그가 자신을 위해 쓴 시간이라는 만족감 때문이라고 함. 즉 싸인은 시간을 선물하는 것. (오호~)

# 시청자/ 유시민님, 인생 멘토가 계신가요?
유시민/ 없음! 저는 멘토도 없고 멘토가 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음. 대신 저는 선생님이 많음.
선생님과 멘토의 차이는 뭐냐?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들은 본인의 인생을 사셨고, 전 그분들의 인생에서 배울 바를 배우는 것뿐임.
그러니까 그분은 저에 대해 책임을 하나도 안 져도 됨. 그의 인생을 내 인생에 참고하는 건 내몫이지 그분 몫이 아님.
그러나 멘토- 멘티는 되게 부담스런 관계임. 전 너무 끈적끈적한 관계를 안 좋아함. 하여 멘토를 안 만들고 누구의 멘토도 안 되려고 함. 

# 유현준에게 온 질문 : 첫만남 (소개팅)에 최적인 공간은?
현준/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듯 장소보다 사람이 중요함. 키작은 사람은 먼저 가 앉아 있는 것도 좋음. (ㅋㅎ)
시민/ 이게 시퀀스의 중요함이지~ ㅋㅎ

#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단 한권의 책은?
황교익/ 천상병의 시집 "새"
유현준/ (아이에게 주고 싶은) 그림 성경책.
장동선/ (연애할 때 지금의 아내로부터 선물받았던) 법륜의 "스님의 주례사"
유희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작지만 확실한 행복"

유시민/(딸을 생각하며 고른 책) 호프 자런의  '랩 걸 (lab girl)'
나무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자서전인데, 책 속의 삶을 보면서 딸의 앞날에 걱정이 많았던 아버지로서 많은 위로를 받았음.
딸이 내가 권하는 책은 잘 읽지 않는데, 꼭 읽으라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 이런 삶도 가능하구나~' 깨달았고  너에 대한 내 걱정이 많은 위로를 받고 마음이 놓였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음.

- 가을에 시작해 연말에 마감된 알쓸신잡 2  Thanks. (유희열이 시즌3 유럽 편을 슬쩍 흘리던데 농담이 아니기를 바람~)




IP : 122.34.xxx.3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8.1.9 11:36 AM (122.34.xxx.30) - 삭제된댓글

    강남 편에서 정동선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탄성을 읊었던 게 기억나요.
    "공부하는 모습들은 참 아름다워요!" (대공감 ㅎ)
    거기서 계속 메모하며 이런 말을 했어요.
    손으로 쓸 때와 키보드로 칠 때와 그냥 읽는 건 뇌가 기억하는 게 다른데, 손으로 쓰는 게 최강의 기억법이다."

    제가 방송을 타이핑해본 게 이 프로가 유일한데, 그 점을 절실히 인지했습니다.
    컴의 녹취파일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하셨던 댓글분에게 역으로 감사드립니다. 덕택에 다시 한번 꼼꼼 읽었어요.

  • 2. ...
    '18.1.9 11:41 AM (220.116.xxx.6)

    마지막까지 감사합니다.
    읽을수록 새록새록 기억이... ㅎㅎㅎ
    전 일단 알쓸신잡이 계속 될거라는 확신이 생겨서 시즌 2가 끝나도 시즌 1이 끝날 때만큼 아쉽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유작가님 성향과 비슷한데가 있어서 유작가님 말씀이 더 공감이 됐나 싶었어요.
    그건 저만의 수확이었어요.
    사람이 좋고 싫은 건 이유가 없다지만, 내가 이래서 유작가님을 좋아했구나 하는 저만의 이유를 찾았다능... ㅎㅎㅎ

    다음 시즌까지는 한참동안 심심하겠지만, 즐거운 기다림이 되겠지요.

  • 3. 원글
    '18.1.9 11:41 AM (122.34.xxx.30)

    강남 편에서 장동선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탄성을 냈던 게 기억나요.
    "공부하는 모습들은 참 아름다워요!" (대공감 ㅎ)
    거기서 계속 메모하며 이런 말을 했어요.
    손으로 쓸 때와 키보드로 칠 때와 그냥 읽는 건 뇌가 기억하는 게 다른데, 손으로 쓰는 게 최강의 기억법이다."
    제가 이 프로를 타이핑하며 확실히 절감했습니다.
    .
    제가 방송을 타이핑해본 게 이 프로가 유일한데, 그 점을 절실히 인지했어요.
    제 컴의 녹취파일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하셨던 댓글분에게 역으로 감사드립니다.
    덕택에 저도 다시 한번 꼼꼼 읽었어요.

  • 4. 고맙
    '18.1.9 11:54 AM (221.138.xxx.73)

    습니다. 글로 읽는 알쓸신잡2 ^^

  • 5. ㄱㄱㄱ
    '18.1.9 12:14 PM (60.53.xxx.142)

    진짜 감사해요

  • 6. 티비없음
    '18.1.9 1:10 PM (175.121.xxx.207)

    알쓸신잡 첫편을 몇번 들여다 본 것도
    82쿡 때문이었는데
    한 번도 안 보았던 시리즈2를 어느 정도 이해할 정도로
    원글님 글이 도움 되네요. 감사해요.

  • 7. 버드나무
    '18.1.9 1:26 PM (182.221.xxx.247)

    유시민의 워딩 10 / 총정리 편 -- 이편이 젤 기억에 남아요

  • 8. ^^
    '18.1.9 1:43 PM (1.237.xxx.137)

    감사합니다~

    손으로 써야 기억에 잘 남는거 맞아요.

  • 9. 원글
    '18.1.9 2:38 PM (122.34.xxx.30)

    아~ 덧글의 국립 중앙박물관은 국립 중앙도서관의 오타임.
    제가 꼽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장 박사가 읊었던, 제가 좋아하는 헤세의 시는 끊임없이 실수를 반복하는 우릴 위한 시죠.

    - 나는 별이다 / 헤르만 헤세

    나는 저 하늘에 홀로 떠있는 별이다
    세상을 그리워하며 바라보고,
    그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으나
    내 스스로의 열정 안에서 불타버릴 뿐이다

    나는 밤마다 노도 치는 바다다
    묵은 죄에 새로운 죄를 더하며
    밤만 되면 한탄하는 울부짖는 바다다

    나는 당신들의 세계에서 추방당한 자
    긍지로 자라고 긍지에 속아
    더 이상 다스릴 나라가 없는 왕이다

    나는 말없는 정열이다
    집에 화덕이 없고 싸울 칼이 없고
    제 힘에 겨워 스스로 병든 자다

  • 10. ...
    '18.1.9 3:54 PM (218.236.xxx.162)

    아직 10회 못봤는데 글로라도 볼 수 있어 넘 좋네요~ 원글님 넘 고맙습니다 꼭 알쓸신잡 3편 계속되길 바래요 그 때 원글님 글도 기다린다고 하면 넘 부담스러우실까요...

  • 11. 콩순이
    '18.1.9 5:37 PM (183.103.xxx.224)

    원글님~~감사합니다^^
    정리하는 거 쉬운일 아닐텐데 덕분에 잘 읽고 있습니다.
    다시보기로 다 봤는데도 기억력이 약해 다 흘러보냈는데
    덕분에 새록새록 새겨가며 읽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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