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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두더쥐 잡기..방망이로 펑펑 내려치던게임 기억나세요?

단상 조회수 : 631
작성일 : 2018-01-08 15:39:25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했거든요
대학다닐때.. 친구들과 맥주한잔 하다가 그게 보이면 하곤 했어요
500원 넣고 정말 있는 힘껏 성실하게 펑펑 내려쳤는데..  그래도 그닥 잘하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요즘 생각드는게.. 마치 제가 두더쥐가 된 기분이랄까 그래요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 집안에서 주로 머물고 있는데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 저를 꽉 잡고 있는 듯한 기분.
누가보면 정말 이해가 안갈거예요
사지멀쩡해보이는 사람이 굶어죽을 뻔할 지경이되어도 일을 시작못하는 그런 상황도 있었거든요
일을 시작한다는게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한번만 더 상처받으면 그자리에서 제가 뻥하고 터질것 같았거든요
다이터마이트도 아니고 무슨 핵폭발 정도 될것 같고. 저 뿐만 아니라 주변을 모두 파괴시킬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생각해보면 그 계기가된 어떤일이 계기가 된것이 아닌것 같아요
그냥 살면서 꾸준히. 제가 뭔가 제 의지대로 하려고 할때마자 저를 꾸준히 꽝꽝 내리치던 그 무엇. 
그 지속적이고도 성실하게 저를 내리치던 그 무엇이 저를 이렇게 무기력하고 의지박약을 만든것 같아요

지금의 저는 뭐랄까..
저의 머리위에 펑펑 내리치는 거대한 방망이를 피하여 점점 깊은곳으로 안전한곳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어요
여기서 한번 일어서볼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럴때마다 여지없이 그런 저의 마음을 꽝꽝 내리쳤던 기억이 저를 다시 소스라치게 만들어 그 의지를 꺾네요

이렇게 땅밑으로 깊게 파고들어가는게 방법이 아닌건 알겠는데 지금의 저로선 다른 방법이 도통 떠오르지가 않아요
또 때려맞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벌렁.. 이미 때려맞은 기분이 되어 아직도 혼자 울거든요

도대체 이런 기분은 언제쯤 끝이 날지...  아무리 기다려도 끝이 안나네요
기다림으로 부족한걸까요..?

아까 개운법 글을 잠깐 읽었는데  혼자 있지 말고 사람들 많은 곳으로 가라고 하더라구요
고독하게 혼자 있지 말아라..   아마도 제가 계속 혼자 있어서 개운(!)이 안되나봐요

누군가 저를 더 이상 꽝꽝 때리지 않을.. 그런 사람이 제겐 필요해요
제가 좀 어색하게 굴어도.. 오랫만에 서투른 사교술을 보여도..
저를 이상하게 보지 않고.. 저를 비난하지 않고 안전하고 너그럽게 봐줄.. 그런 눈빛의 친구가 필요합니다.

예전에 꽝꽝 내리쳤던 그 두더쥐게임이 자꾸 요즘 생각이 났어요
웃기게도 그 두더쥐한테 미안하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좀 사랑해줄 걸..
내 모든 스트레스를 그 두더쥐한테 풀었었구나..

내가 그렇게 내리치고 또 내리쳐도 계속 고개를 들어주었던 두더쥐들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저보다는 덜 약하구나..  그래도 또 살아보겠다고 용기내어 고개를 들어 서려고 했던 그 두더쥐들이 기특하기까지 하네요


IP : 175.223.xxx.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돈 없어서 못해봤음.
    '18.1.8 3:42 P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근데. 맵집을 키우면 밖을 볼 수 있음.
    일어설때까지. 몇 대 안 맞음.
    옆에서 보니깐 두더지 한마리당 몇 대 안 맞았음.
    님도 맵집을 키운다 생각하고. 아파도 참고 일어서삼.
    홧팅

  • 2. 살다보면
    '18.1.8 3:46 PM (211.223.xxx.123) - 삭제된댓글

    예전에 미쳐 몰랐던 걸 발견하기도 하고
    되새겨서 의미를 찾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원글님 의도와는 다르지만..ㅎㅎ 수필처럼 좋은 글이네요.

    그리고
    두더지도 맞아도 바득바득! 올라오잖아요. 힘을 내세요.

    참고로 두더 쥐 아니고 두더지에요..ㅠㅠ 쥐가 아님요.

  • 3. 두더지고 뭐고...
    '18.1.8 4:17 PM (221.143.xxx.59)

    뭔~~ 기계장치에 그런 의미까지 부여하나요? 머리 속 고장난거야 묵상인지 명상인지 무념무상으로 자주 지내면 기억세포들이 핵분열을 하며 기억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가듯이 시간 따라 흘러갈거고, 과거만 회상하면 분열된 기억세포들에 과거의 상들만 다시 복제되기 밖에 더해요? 몸 성히 별탈없이 살아온 날들도 지난 날이니 그래도 본전은 건졌다 치고 좋게 생각하시오. 일해야 밥주요. 일도 안하고 멀쩡한 병신처럼 놀고 먹으면 집에서 구박 안해요? 시간도 지루할거고.... 평생 몸뚱이 건강이 재산이니 한가할 때 운동이라도 째깐씩 해 주시오. 복싱이든 킥복싱이든, 소림포권이든, 주짓수든 유도든, 이종격투기든 태보든 따라해보든지... 신이 내린 형벌로 인간의 몸은 어느정도 활동적으로 움직여야 몸의 기능도 잘 작동하는 법이오.

  • 4. 바닥
    '18.1.8 4:20 P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살다보면 바닥 칠때가 여러번 있더라구요. 이젠 겨우 바닥에서 벗어나나보다 하면 더 깊은 바닥으로 가라 앉고 있고..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노지귤도 예쁘고 잘생긴 귤보다 울퉁불퉁하고 표면도 지저분한 귤이 더 당도가 높데요.
    식물도 절벽위에 자리잡은 아이들이 더 깊게 뿌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고 나만 당하는 거 같아도 지금 겪는 고난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면 조금 견디기 쉽지 않을까... 저 역시 마음은 이렇게 먹어도 쉽게 좌절하고 움츠려드니 조언이라고 할수도 없지만 그래도 자꾸 꺼져만갈때 조금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더라구요.

    힘들어도 뭐 죽기밖에 더하겠어. 담담해질 필요도 있구요. 힘내세요 화이팅!

  • 5. 저도 오늘 펀치로 살짝 ....
    '18.1.8 4:28 PM (211.114.xxx.15)

    맞는 듯한 일이 있었네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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