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알쓸신잡2) 유시민의 워딩 9 / 강남 편

나누자 조회수 : 1,749
작성일 : 2018-01-08 10:01:37

# 통 유리창으로 한강의 야경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강남 양식집에서의 저녁 토크.
유희열/ 강남을 지역적으로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황교익/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정도가 흔히 생각하는 강남 아닐까?
유시민/ 60년대 까지 강 이남은 영등포가 주거지로 유일했음. 그 옆으론 과수원, 미나리꽝 정도 있었음.
처음 개발할 땐 '영동 사업개발'이라 불렀음. (영등포 동쪽의 빈 땅 개발.)
그후 본격적으로 개발되며 인구가 늘어나고 75년에 강남구가 탄생함.
압구정동에 아파트 건축될 때의 사진들 보면 그 앞에서 소가 밭 갈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음. 쏘가리 낚시 포인트였던 곳임.

#(이때 주문했던 식사가 나오고, 대세가 파스타인데 본인만 스테이크인 걸 깨닫고)
유시민/ 에? 다들 짜장면 먹는데 혼자 탕수육 시킨 꼴이네.  이러면 미움받는뎅~
(일동 폭소. 장동선이 "나도 선생님 따라 같은 걸 주문했"노라 위로.)
유시민/ 물류로도 강남은 유리했음. 경부고속도로의 출발점이 한남대교였기 때문임.
그후 가장 중요하고 넓은 영동대로가 생기며 한남-영동 두 대교의 사이로 강남지역이 형성되었음.
한강개발 이전, 70년대 말까진 한강이 오십만 인파가 모여 수영하던 강이었음.

장동선/ 그랬던 강남이 부의 상징이 되고 모던화된 계기가 뭘까요?
유현준/ 고교평준화가 (74년 실시) 한몫했다고 생각함. 한국이 교육열이 심한 사회라, 강북의 명문고를 (18개나) 강남으로 이전 시키자 강남에 관심없던 사람들이 이주하기 시작했음.
황교익/ 새학교 안 짓고 이전 시킨 게 신의 한수였네. 선후배 문화가 심한 우리나라는 새학교 싫어함.
유시민/ 강남의 발전 이유 : 1. 고교 강제이전 2.물류에 유리한 교통기반 3. 고층아파트 단지 개발 4. 땅값이 저렴해서 개발이익이 많이 남.
(유현준이 어깨 쓰담쓰담 하며 '아~ 정말 수제자예요 수제자~ ' 감탄. ㅋㅎ)

# 지금 세대가 제 3한강교라는 단어를 알까요?
장동선/ 몰라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만 알아요. ㅋ
유시민/ 그게 지금의 한남대교인데, 당시 강남에 술집을 열면 개발 촉진을 위해 세금 없는 조세특례를 줬음. (으잌~)
황교익/ 황석영의 '강남몽'이 생각남. 삼풍이 붕괴하기까지의 강남개발사 - 우리의 일그러진 욕망을 담은 소설.
유현준/ 욕망이 아니라 본능임. (유시민/ 강남에 대한 부정적인 단어가 싫은 거구나...ㅎ) 
일어나는 행동패턴에 대해 선악을 구분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없음. 누구나 좋은 곳에서 자식 키우며 잘 살고 싶은 건데...

장동선/ 동의하는데, 좀더 깊이 들어가보겠음. 누구나 좋은 환경을 원하나, 그걸 어떻게 이루냐 하는 문제로 봤을 때
현재 한국이 돈과 권력을 최고 가치로 만든 사회적 구조는 그 너머의 바운더리를 봐야할 때라고 생각함.
제가 독일에서 살 때, 가난해도 부자와 비슷한 삶을 살 수 있었음. 한국은 부자에겐 넘 행복한 나라지만 사회적 약자에겐 넘 각박한 곳임.

유시민/ 1. 난 모든 문제를 사회구조 탓으로 돌리는데는 동의 안함. (사회문제라 생각하는 개인은 그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함.)
2. 일체유심조(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에도 동의 안함. (다 마음의 문제로 돌리면 사회문제 해결이 안됨.)
진실은 그 중간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 것임. 우리가 서로를 덜 괴롭히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나, 
동시에 그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정신적인 해법도 강구해야 함. 강남인들이 그 중간에서 번민하고 있을 것임. -_-

# 어려운 문제는 사례로 이해하는 게 가장 좋다며 유희열에게 질문
유시민/ 안테나를 SM YG JYP 같은 대형기획사로 만들고 싶어요? 
유희열/ 그렇게 되고 싶지 않음. 그정도 규모가 되면 본질이 흔들릴 것 같음.
유시민/ 여기에 답이 있음.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냐면 사람들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부분이 너무 많아~  
이미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 타워팰리스로 가려고 발버둥치기 땜에 스스로 불행해지는 느낌을 갖는다고 봄.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차이가 있으니 '내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되는데 자꾸 남과 비교함.
강남은 상대적으로 그런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 모인 거라 생각함.

#삼성동 지하도시, 코엑스에 다녀온
유시민/ 원래는 KOEX (Korea Exhibition)였는데, COEX (convention exhibition)로 이름이 바뀌었음.
전시장만 있다가 미팅, 국제교류가 가능한 곳으로 규모확장된 것임. 현재 전시 문화 관광의 메카임.
코엑스 지하는 주거 제외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어마어마한 지하도시로  길 잃기 좋은 곳이라 이정표를 잘 보고 다녀야 함.
(돌아보는 중, 동전 바꿔 게임기들에 도전했으나 초짜 냄새 뿜뿜~ ㅋ)

유현준/ 길을 복잡하게 만들어놨음. 넓게 느껴지는 효과는 있으나 길 잃을 공포로 친밀감은 없는 단점이 있었음.
그래서 후에 랜드마크로 만든 게 '별마당 도서관'임. 또한 인테리어 색이 다 백색이었는데 기둥마다 색색의 광고를 넣어 시선을 분산시켰음. 그 둘로 확 바뀌었음.

장동선/ 강남에서 데이트하기에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유현준/ 친밀도에 따라 다름. 1단계: 코엑스 몰 (한방향으로 보는 영화감상), 2단계: 신사동 가로수길(좁은 길이 주는 밀착감) 3단계: 덕수궁 돌담길 (타인의 시선이 적고 밤에도 안전함) ㅋㅎ

# 롯데월드 타워에 간 준,열, 익. 스카이 데크 유리판에서 오백미터 아래 서울풍경 만끽(이 아니라 후덜덜~ 부들부들~)
열/ 높이보다 엘리베이터 속도가 충격. 555미터 오르는데 1분 걸림.
준/ 이만칠천원으로 우린 권력을 산 것임. 높은 건물은 운동에너지를 써서 위치에너지를 만든 것임. 높이가 권력임. 

# 맥도널드 체험을 한 황교익이 강남을 잠식한 미국음식에 대해 얘기하자
장동선/ 음식에서 각자 느끼는 가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게 시간임. 5분만에 먹고 55분의 시간을 버는 것.
유현준/ 그럼 맛집에서 긴 시간 줄서서 먹는 이유는?
장동선/ 보상의 성격이 다름. 남이 즐기는 걸 못 즐길 때 생기는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남의 평가에 편승하는 만족감이 있음.

# 한류 스타 현장에 다녀온 익과 열이 그 인기를 얘기하자
유시민/ 싸이가 세계에 통한 이유는 막 놀았기 때문임. 호모사피엔스에겐 막 놀고 싶은 욕구가 있거든.
옛중국 책에도 기록되길 우린 잘 놀고 마시고 노래하는 민족이었음. 근데 경제적 정치적으로 힘들어서 한참 못 놀았어~
이젠 여유가 생겨서 놀고 싶은 대로 막 놀아. 그게 세계인의 눈에 재미있고 감탄스러운 것임. 그런 게 문화의 힘임.
정부에서 예산 책정하고 형식 짜서 백날 노력해봐야 헛거고, 그냥 우리 놀고 싶은 대로 행복하게 막 놀면 
다른 나라에서 재밌다 멋있다 관심 갖는 그게 K- 스타일임.

# 유희열/ 근데 강남의 오렌지족으로부터 X세대를 거쳐 현재 88만원 세대, N-포 세대까지 왔잖아요.
유현준/ 항상 전 세대보단 다음 세대가 더 풍요로웠는데, 이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살거라고 전망함.

유시민/ 여러 원인으로 생긴 문제임. 문제가 하나가 아니니 결속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움.
그동안 사람들은 공부하고 자격증 따며 자기계발 하는 걸로 열심히 대응해 왔음. 
그러나 해결이 안 되니까 그 방식으론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임. 
다른 대안이 등장하고 있는데, 일본은 현재 청년취업 문제가 없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때문에
청년 고용이 급격히 증가했음. 너무 낙관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2025년 쯤엔 우리나라도 청년취업 문제가 해소될 거라 봄.
보다 좋은 자리를 놓고 경쟁은 있겠으나 총량은 일본과 같은 현상이 생길 거라 예측함.

요즘 일본기업에서 우리 청년을 스카웃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인력부족으로 한국청년에게 손을 뻗고 있는 것임.  
앞으로 10년 정도는 우리 청년에게 어려운 시기일 것임. 
그 기간 동안 수급조절을 해외로 나가서 하는 것도 단기적 해결책이라 생각함.
유현준/ 저희과 학생들도 10 중 3이 해외취업으로 나가는데, 아주 좋은 회사로 나가고 있음.  

# 반대로 독일의 안락함을 버리고 귀국한 장동선이 그 이유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고백하자 일동 공감, 이해, 칭찬!
장동선/ 한국에 왔으니 알쓸신잡도 찍을 수 있는 거라고 아내가 좋아해요.
유현준/ 독일에 있었으면 막스 플랑크에서 노벨상을 받았을 수도 있는 건데...
유시민/ 노벨상이 중요해? 아내의 행복이 중요하지. (일동/ 아악 ~ 너무 정치적 발언이야~ ㅋㅋㅋㅋ)

IP : 122.34.xxx.3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ㄱㄱㄱㄱ
    '18.1.8 10:18 AM (161.142.xxx.240)

    감사합니다
    잘 보고 있어요

  • 2. 콩순이
    '18.1.8 10:25 AM (219.249.xxx.100)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3. 아는 사람도
    '18.1.8 10:32 AM (1.246.xxx.168)

    강남에서 배추 재배해서 배타고 강건너와서 팔고갔다던데요.
    그분 나이가 60세 정도이던데.

  • 4. 레몬즙
    '18.1.8 10:51 AM (59.13.xxx.195)

    감사합니다 오늘도 와서 공부하고 갑니다.

  • 5. ~~
    '18.1.8 11:03 AM (1.237.xxx.137)

    유시민님 참 박학다식 재치있네요 ~

  • 6. ...
    '18.1.8 11:09 AM (125.132.xxx.228)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오늘도 와서 공부하고 갑니다..

  • 7. 알쓸신잡~강남편
    '18.1.8 10:38 PM (58.120.xxx.102)

    감사해요~
    정말 잘 읽고 있어요^^

  • 8. 마야주
    '18.1.9 3:04 AM (211.107.xxx.91)

    감사히 잘 봤어요^^

  • 9. 버드나무
    '18.1.9 1:27 PM (182.221.xxx.247)

    유시민의 워딩 9 / 강남 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4704 수도세 2달째 안주는데 짜증나네요 어휴 2018/01/30 840
774703 코리아·태극기 가리고 마식령 가는 선수들 왜? 26 ........ 2018/01/30 1,788
774702 얼른 수요일이 왔으면....리턴 5 .. 2018/01/30 1,615
774701 페이스오일 하나 추천해요. 5 .... 2018/01/30 3,069
774700 손앵커 목이 많이 쉰듯 9 뱃살겅쥬 2018/01/30 3,074
774699 오늘따라 손옹 힘이 없어보아네요 4 ㅇㅇ 2018/01/30 1,977
774698 설에 가족여행 6 처음 2018/01/30 1,754
774697 저는 중년기 신경증 앓기 전에 정신과 갈겁니다 8 jaqjaq.. 2018/01/30 2,570
774696 호반이 대우를 인수하나봐요 6 세상에 2018/01/30 2,557
774695 1기 신도시 4층에 집을 샀는데 나무가 울창해요. 매미걱정ㅠ 7 ... 2018/01/30 3,781
774694 눈은 내리고 내 마응은 울적해요 6 :: 2018/01/30 1,446
774693 82에 10년동안 책 만권 읽으신분이 계시네요~~ ! 13 오호라 2018/01/30 2,378
774692 문 대통령, 내각 '작심 질책'…"대통령 아닌 국민 바.. 2 저녁숲 2018/01/30 971
774691 미국 상·하원 '평창올림픽 지지 결의안' 이례적 동시발의 4 ㅇㅇ 2018/01/30 619
774690 이상득, 안과수술위해 입원, 검찰 신병 고민 10 richwo.. 2018/01/30 1,508
774689 딸아이에게 더치페이 하라고 가르치나요? 24 궁금 2018/01/30 5,518
774688 하얀거탑 6회 14 tree1 2018/01/30 1,623
774687 노래 제목 좀...몇년간 찾아헤멘 곡이예요 ㅠㅠㅠ 14 노래 2018/01/30 2,454
774686 드럼세탁기 탈수가 왜 안될까요 16 평창성공기원.. 2018/01/30 3,307
774685 속이 답답할때 어쩌나요 7 ㅁㅁ 2018/01/30 1,382
774684 베스트보고 궁금증이요 스텐 수세미 사용법? 3 궁금 2018/01/30 1,398
774683 김정은, "2월 8일 북한군 퍼레이드에 한국군 초대&q.. 2 ........ 2018/01/30 1,004
774682 눈치우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12 지금 2018/01/30 3,544
774681 뉴스룸에서 계속 안태근 이야기만 하네요 17 ㅋㅋㅋ 2018/01/30 4,164
774680 간수치 좀 봐주세요! 2 하이 2018/01/30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