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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 유시민의 워딩 6 / 남제주 편

나누자 조회수 : 1,272
작성일 : 2018-01-05 09:06:20
# '이중섭 거리'- 1년 피난살이의 흔적을 기념한 거리 -를 돌아본 얘기.
황교익/ 예술가도 시대를 잘 만나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가난했던 시절에 활동했음.
가족과 헤어져 살며 그 슬픔 탓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56년 정신이상과 영양실조로 무연고자인 채 서대문에서 죽었음. 
유희열/ 가장 인상깊었던 건 두 분이 나눈 애칭임. 남덕의 애칭은 아스파라거스, 중섭은 스스로 아고~리라 부름.

유시민/ 그의 그림에 가족사랑이 잘 나타나 있지. 아이, 게, 물고기등이 막 엉겨있잖아~ 
그 심정이 편지에 절절히 담겨 있음. 만약 그의 편지가 없었다면 그 그림과 우리가 이어지기 어려웠을 것임.
결론은 문자텍스트가 젤 중요하다니까~ (일동 ㅋㅋ)
(김환기 화백의 어록: 중섭의 가족 연작이나 어린이 주제의 그림은 현실도피가 아니라 영원한 미와 진실의 추구 자체였다.)

장동선/ 전 그의 나신 그림들을 생물학적 관점으로 봤음.  살과 살이 닿을 때의 감촉은 특별한 것임.
'원숭이 애착실험'이라고 사랑은 다른 욕구 충족보다 따뜻한 스킨십에서 시작된다는 연구가 있음. 외로움에 가장 좋은 건 포옹임.
(유시민/ 아~ 이거 되게 좋은 해석이다~)

# 유희열/ 유 작가님 2시간이나 걸려 추사관에 다녀온 얘기 좀 풀어주세요~
유시민/ 이중섭거리와 추사관은 공통점이 있음. 두 분 다 외지인이라는 것.
한분은 전쟁을 피해 왔고, 한분은 귀양을 왔음. 한분은 1년 정도 살고 한분은 8년 정도 사셨음.
근데 두 분이 지금 제주도에 사람들을 가장 많이 불러오는 문화적 자산이 돼 있음.
관리인에게 물어봤지. "외지인이 제주의 자산인 걸 어떻게 생각하시냐?" 
답하길, "자체적으로 문화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울 만큼 제주인의 삶이 오래 힘들었다는 거죠."
효리! 효리도 현재스코어 제주의 엄청난 문화자산이 되고 있음. (일동 대공감)
차이점은, 이효리나 장필순은 형성돼 있는 제주의 문화자산에 끌려 스스로 내려온 것이라는 점.

# 유희열/ 추사 김정희에 관한 설명 쫌~
유시민/ 추사는 과학자이자(금석학) 예술가고(서예) 작가였음, 
(금석학: 돌, 비석, 비단에 남겨진 기록을 연구하는 학문)

왕의 심기를 건드려 능지처참을 당한 '윤상도의 옥사 사건'이 있었는데, 
그 초안을 추사가 쓴 거라고 고자질당해 제주도로 귀양 와 위리안치 당했음.(대역죄인이 받는 가택구금)
여기서 많은 글을 쓰고 추사체를 완성함. 

#추사체란 대체 어떤 거에요?
유시민/ (말.잇.못) 예술에 대해 정확히 개념내리긴 어려움. 추사의 글씨가 그냥 추사체임. ㅋㅎ
특정한 형태가 있는 게 아니라 만년까지 남긴 여러 형태의 획과 형태를 추사체라 부름.
다만 내 나름으로 그의 서체들을 정의해보자면, 제주 유배 전후로 글씨가 많이 달라짐.
사람 몸으로 치면 근육 많은 보디빌더가 아니라 훈련으로 다져진 유격장 조교나 마라토너 같은 몸이지. 
한줄 평: 추사체란 기름을 쫙 뺀 글씨임. 말년의 글씨에선 힘까지 다 빠졌음.

(피카소의 화풍에다 비유해서 설명함.) 피카소는 사물의 모사로는 일찍부터 경지에 갔던 사람이나
자연을 옮기는 게 자신의 감정과 열망을 표현 못하기 땜에 비구상, 추상으로 넘어간 것과 비슷한 이치임.

황교익/ '세한도'를 보면 추운 - 눈이 내린- 뒤에야 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이 써 있더라고~
유시민/ '세한도'가 전형적인 문인화임.(글과 그림이 같이 있는 것.) 
제자 이상적이 출장 때마다 책을 구입해서(120권씩이나) 추사에게 계속 선물했음.
다들 대역죄인이라고 외면할 때 자신을 보살핀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려서 선물한 것이 '세한도'임. 
이 그림을 들고 이상적이 대역적의 그림이라 안절부절하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여러 비평들을 받아옴. 
국내 비평들까지 더해 쌓아놓았는데, 그게 다 전시되어 있음.
이상적의 그 지혜는 정말 놀라운 경지임. 

유현준/ 유 작가님도 다음 책을 낼 때 삽화를 그려 곁들이면 어떨까요?
유시민/ (발그레~)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닌데 아직은 좀....

유시민/ 추사의 작품 이전에 추사관 건물 자체가 너무 좋았음. (승효상의 설계.)
건물 자체가 '세한도' 속 집과 똑같은 모양임.
전시관에서 적거지로 이어지는 동선 풍경과 차례로 작품을 만나게 한 배치가 훌륭했음.
특히 유배길의 거리를 체험케 한 계단모양은 엄청 감탄스러웠음. 
집이 추사선생을 제대로 대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렬해서 그곳을 떠나기가 싫었음. 

유현준/ 하산하십시오~ 
유시민/ 유 선생 땜에 내가 집을 볼 줄 알게 된 거임~ (일동 폭소.)

# 본 박물관과 (안도 타다오의 건축미학) 다빈치 미술관에 다녀온 유현준의 설명이 흥미로웠으나 기억 속에만 저장~ 
일동, 사기 캐릭터인 다빈치의 천재성에 투덜거리며 장 박사에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이유를 묻자,
장동선/ 사실 우리 모두에게 창의력이 있으나, 단지 보통사람에겐 핸드브레이크가 걸려 있는 것뿐임.
자기장으로 자극을 줘서 뇌 한부분을 마비시키면 창의력이 올라간다는 실험과 연구가 있음.
질문을 깊이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영감을 얻는데, 다빈치가 그런 사람임. 

#정방폭포에 다녀온 장동선의 질문. 
장동선/ 나의 뇌 패턴을 백프로 복사할 수 있다고쳐요, 그게 과연 '나'일수 있을까? 우린 매순간 변하는 존재인데?
그건 순간의 스냅샷일 뿐임. 즉 나의 뇌 외에 관계 맺은 다른 이의 뇌도 같이 담아야만 나란 존재의 복사가 이뤄지는 것임.

유희열/ 만약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유시민/ (단호하게) 난 죽을거야!
황교익/ 못죽게 만들어진다면?
유시민/그래도 난 죽을거야!
유희열/이유는?
유시민/ 유 교수가 건축이 '처절한 과학'이라고 말한 적 있잖아~ 그래서 건축이 가치있는 거거든.
즉 결핍과 제약 속에서 아름다운 걸 만드는 게 가치있는 일인 것임.
근데 시간이 무제한으로 주어진다면, 우린 선택할 필요가 없음. 제한과 선택이 필요없는 삶은 인간적인 삶이 아닐 듯함.
(모두 동의하나 유현준만 동의하지 않음. 그는 영생을 원함. ㅋ)

# 해녀박물관에 다녀온 소회를 나누며
장동선/ 뛰어난 사람을 두고 흔히 유전자의 힘을 말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건 누구에게 배웠나 하는 것임.
즉 교육과 훈련과 기술 축적의 영향의 힘이 가장 큼. (제프 콜빈의 저서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참고.)
가령, 옛날에 수학자 가오스가 못풀던 미적분을 지금 우리나라 고딩들이 다 풀고 있음. 배움의 방식이 좋아졌기 때문임.

# 유희열/ 이번에 느낀 건, 제주도에 가족들과 수차례 여행 왔었으나 내가 이곳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구나 하는 것!
유시민/ 제주엔 역사가 없다고 생각하고 관광명소만 찾아다니시지 말고~ 
탐라국 시절부터 역사가 있는 곳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모두 ㅋㅋ) 근데 제주의 자연도 무궁무진 아주 좋아요~ 
며칠만에 다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니, 찾아올 때마다 주어진만큼만 즐기다 가시면 돼요.
IP : 122.34.xxx.3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8.1.5 9:15 AM (122.34.xxx.30)

    https://www.youtube.com/watch?v=yzYAGb8rTfY

    어제 올렸던 제주도 편에서 언급됐던 루시드폴의 '사월의 춤'을 첨 들어봤음.
    이 분의 삶의 형태를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끼고 작곡 능력도 인정하겠는데 음성이 주는 감흥이 아쉽~ -_-

  • 2. 잘 읽었습니다
    '18.1.5 9:25 AM (118.35.xxx.149) - 삭제된댓글

    글 읽고 보니 제가 보지 못한 편이었어요
    그래도 음성지원, 화면 지원이 되는 듯 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3. ...
    '18.1.5 9:34 AM (218.236.xxx.162)

    저도 못 본 편이었네요 고맙습니다 글로 먼저보고 다시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겠어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4. 라야
    '18.1.5 9:41 AM (192.228.xxx.233)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정성스러운 글 감사합니다.

  • 5. 오 감사해요
    '18.1.5 9:54 AM (180.67.xxx.177)

    꼭 다시 복기해보고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장동선 박사말씀 ㅡ나라는 존재의 진정한 백퍼 복사란게 가능한지 하는 부분 ㅡ유시민씨도 그 파트에서 정말 좋아하던부분이고했던 기억이 ~ 너무 참신한 뇌과학이라
    하대 맞은 기분이었거든요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 6. ...
    '18.1.5 9:55 AM (220.116.xxx.6)

    오늘도 역시 감사히 잘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시즌 1에 비해 시즌 2가 많이 심심하긴 하지만, 제주편부터 시즌 2 멤버들의 또다른 케미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내용 자체를 차치하고 대화 가운데 각 멤버들간에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제주도편부터 아주 흥미로왔어요.
    유작가님과 황선생님의 더 돈독해진 친목관계, 큰형님같은 두분이 아직 애기애기한 정박사님과 유박사님을 품어서 토닥토닥해주는 분위기, 푼수떨지만 적절하게 아우르는 능력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희열님의 모습이 원글님 요약을 통해 머릿속 동영상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예요.

    특히나 유작가님의 다재다능한 귀욤귀욤한 모습이 제주도편부터 폭발하는 느낌이어서, 유작가님이 이 프로그램을 많이 즐기시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ㅎ

    마지막 편까지 수고, 부탁드립니다.

  • 7. 감사합니다.
    '18.1.5 9:34 PM (58.230.xxx.132)

    시청했었던 편이었는데 원글님 글 읽으면서 되새기게 되네요. 배워서 남 주는 패널들이나 재능을 나눠주는 원글님이나 모두 고마워요,
    위의 ...님이 쓰신 것처럼, 약간은 어색했던 패널들의 케미가 좋아지면서 시즌 1과는 다르면서 나름의 하모니가 생기네요,
    기여도가 크지 않았던 장동선 박사의 뇌 복사 관련 발언과, 누구에게 배웠나, 즉, 교육과 훈련과 기술 축적의 영향의 중요함에 관한 발언, 매우 신선했습니다.

  • 8. 버드나무
    '18.1.9 1:28 PM (182.221.xxx.247)

    유시민의 워딩 6 / 남제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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