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마음을 여신 것 같았는데 그새 글을 지우셨네요..
어른 되어서도 아직 엄마 탓 하느냐는 댓글 때문인 것 같은데....그렇죠?
어른 되어서 엄마나 가족과 칼같이 정리되는 사회라면 그게 가능하겠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효도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고
뒤늦게 엄마를 한 인간으로서 보게 되면서 발견하는 것도 있죠..어릴 때에는 그렇게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니까요...
저도 가끔은 우리 엄마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봐요...저 어릴 때엔 무척 에너지가 넘치던 아이였는데 그 모습을 정작
가족들은 아무도 기억 못해요...너무 금방 무너져버렸거든요...
엄마는 오빠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하는 모든 것은 강건너 불구경 하듯 했어요...
병원 가는 것도 상태가 악화될대로 되어서야 마지못해 데려갔고....
치과를 가본 것은 성인이 되어 내가 돈을 벌어서야 처음 가봤네요...
(강남에 사는 중산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만약 내게 관심을 갖고, 늘 응원해주고, 따스하게 보살펴주는 엄마였다면
내안에 있던 에너지가 훨씬 좋은 쪽으로 성장했을 것 같아요...
우울증 때문에, 대인관계 기피 때문에 쓸데없는 데에 돈 낭비도 안했을 거구요...
아까워요...그 시간과 에너지가....기본적으로 채워져 있었다면 세상을 더 자유롭게 살았을 텐데
내 안의 어둠과 구멍을 채우는 데에 그 시간과 에너지를 다 써야 했어요...
아까 글 쓰신 님...님의 기분과 상황을 저는 이해해요...
늘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엄마는 그 안에 불안이 가득한 분이세요..
저처럼, 만약 그런 엄마가 아니고 따스하게 채워주는 엄마였으면 어땠을지 자신을 돌아보세요..
그때 환하게 피어나는 모습이 님의 진짜 모습이에요......
그런 님의 진짜 모습을 이제는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