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알쓸신잡2) 유시민의 워딩 4 / 해남과 강진 편

나누자 조회수 : 2,097
작성일 : 2018-01-03 08:51:20
# 저녁 토크를 위해 모인 밥상의 진수성찬에 다들 감탄하며 식사 중
유희열/ 해남 강진이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답사기'에서 다룬 첫고장이잖아요. 이유가 뭘까요?
유시민/ 여긴 돌아봐야 할 히스토리가 굉장히 많은 곳임.
산업화가 가장 더디게 이뤄진 곳이라 우리 삶의 원형을 볼 수 있기 땜에 가장 먼저 다루시지 않았을까.

유시민/이곳의 인물들을 보삼~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고산 윤선도 등등 돌이켜봐야 할 선조들의 스토리가 많은 곳임.
하여 이곳을 맨 먼저 다루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셨을 거라 추측함.
(돌연, 직접 전화해서 여쭤볼까? 제의하고 다들 오오~ 흥분한 가운데 전화를 검.
유홍준이 받긴 했으나 "나중에 통화합시다~" 한마디로 톡 끊어버리심. 다들 까르르~ (행사 중이셨다고...))

# 도자기 박물관에 다녀온 유현준이 고려청자에 대한 애기를 꺼내자
유시민/ 늘 의문을 품고 있었으나 답을 못 얻었던 질문인데, 매병엔 뭘 담았던 거죠?
황교익/ 장식용이라고 봄. 물을 담아서 따라봤더니 안 따라짐.ㅋㅋ

# 유희열/ 강진 청자가 유명한 이유가 있어요?
황교익/ 흙과 그걸 구워낼 땔감 숲이 풍성했기 때문 아닐까. (모두 끄덕~)
유현준/ 동양 도자기 흙의 비밀을 서양이 오래 궁금해 했음. 
특히 도자기에 그려진 산수화가 서양의 정원 디자인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음.
유렵의 정원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관점으로 이뤄졌는데 중국 도자기의 정원은 산, 정자가 편안하게 펼쳐져 있음. 
심지어 서양의 침대 모양도 중국 정자의 모양을 본뜬 것으로 바뀌었음.
일본이 서양에 도자기를 많이 팔았는데, 그 포장지의 그림들이 고흐, 마네, 모네 같은 인상주의 화가에게 큰 영향을 끼쳤음. 

# 이때 유홍준이 유시민에게 왜 전화했냐며 콜백.
유시민/ 알쓸신잡 팀이 지금 강진에 와 있는데, 선생님이 왜 하필 이곳을 책 첫머리에 쓰셨는지 궁금해서 전화드렸어요~
유홍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토 개념을 서울과 도시 중심으로 사고하는 게 좀 그래서 
에라 이왕이면 다산이 있는 땅끝으로 가자, 화려함보다 민초의 삶을 느낄 수 있던 곳으로 가자 했던 것임. 
난 그 책이 그렇게 읽힐 줄 몰랐는데, 책 나온 후 엄청난 관광객이 몰렸다는 것과 영호남의 갈등 해소에 기여했다는 게 내 기쁨임.
그나저나 내가 당신과 열살 차밖에 안나는데, 왜 형님이라 안 하고 선생님이라 부름? 
유시민/ (넙죽) 네, 형님 고치겠삼~

# 보길도에 다녀온 황교익의 얘기 중
유희열/ 윤선도는 어떤 분이에요? 
황교익/ 조선시대 가장 잘 논 분이 윤선도일거야~ 진정한 욜로족임.

유시민/ 광해군 때 벼슬을 시작했는데, 초장부터 함경도로 귀양을 갔음. 후에 인조반정이 나서 유배가 풀림.
인조 아들 봉림대군(효종)의 사부였기 때문임.
그러나 계속 귀양을 갔음. 공무원 3년 하면 5년은 귀양살이하셨음. ㅋ
(영화 남한산성 영상이 좌르르 소개됨.)

왕에게 인사 안했다고 또 귀양을 떠나며 정계은퇴를 했는데, 제주도로 가려했다가 보길도를 보고 정착한 것임.
거기서 놀멘놀멘 쓴 게 '어부사시사'임.
- 우는거시 벅구기가 프른거시 버들숲가
라임이 딱딱 맞음. 스웩~ ㅋ
더 놀라운 건 그의 시들이 다 한글시가란 점임. 우리말 문화의 격조를 엄청 높힌 분임.
음차를 이용해서 의미없는 부분은 한자로 쓰고,  하고 싶은 얘긴 우리글로 썼음.
효종이 수원에다 '녹우당'을 지어드렸는데 나중에 그 집을 다 해체해서 해남으로 옮겼음. 부잣집 아들이었거든.

황교익/ 녹우당과 세연정을 보며 유 작가와 윤선도의 공통점을 발견했음. 실패한 정치인이라는 것. 
모두/  (까르르~) 글 잘쓰고 잘 놀고.... 
유시민/ 방랑예능인이라는 점은 같은데 난 돈이 없어~ 

# 하멜기념관에 다녀온 장동선이 얘기를 꺼내고
유시민/ 그가 쓴 '하멜표류기'는 저서가 아니라 일종의 산업재해보고서였음.
네덜란드의 여론을 의식하고 돈을 많이 받아내기 위해 자신의 고생을 과장했다는 추측이 있는 글임.

장동선/ 하멜과 조선인이 어떻게 대화할 수 있었을까요?
언어가 안 통할 땐 일단 목소리가 커지는데, 큰 목소리로 천천히만 말하면 뜻이 통함. 인간만의 기능임.ㅋ
뇌 안의 '거울 뉴런'이 타인의 행위를 따라할 때 활성화되기 때문이고 만국의 감정 표현이 다 같기 때문임.

유시민/ 인류 문명사엔 하멜 같은 '방랑자'들이 더러 있음. 
우리나라에도 있으니 '왕오천축국전' 쓴 혜초.'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 
그런 방랑자들 땜에 우리가 이질적인 걸 받아들이기가 수월해진 것임.

# 다산초당(만덕산)에 다녀온 얘기 중
유시민/ 정약용은 조선의 다빈치임. 조선역사 오백년의 최고 지식인을 꼽으라면 다산임.
그는 성리학 외에 자연과학, 공학, 행정학, 법률학 등 전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수준을 보여줬음.
그런 학식이 서학(천주교)에 관심을 두게 되고, 그 점이 지배층을 화나게 해서 강진으로 유배되었음.

유현준/ 그가 만든 거중기가 수원화성을 만들 수 있게 했음.
정조가 가진 힘이 10이라면 다산의 학식이 그걸 100으로 키운 것임.

유시민/ 그러니 정조가 다산을 사랑했지. 정조는 힘을 과시할 필요가 절실했던 왕임.
아버지(사도세자)가 할아버지 (영조)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조선은 왕과 사대부의 합의제 국가인지라
왕과 대신들 세력이 시소 게임을 하기 마련이라~ 아버지를 죽음으로 몬 그 세력을 누르고자 애썼음. 
즉위 후 아버지의 무덤을 이장했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한강을 건너야 함. 근데 왕이 몸을 적실 수 없잖아~
그걸 해결한 게 다산의 배다리임.(배를 좍 늘어놓고 그 위에 판자를 덮어 만든 다리)
아버지 묘소 근처에 행성을 지었으니, 그게 수원화성이고 그 미션을 정약용에게 내린 것임
(이 부분 설명할 때 유시민 신나서 귀염터짐.ㅋㅋ)
정조와 일한 건 11년 정도고, 승하 후 순조가 즉위한 2년 차에 강진으로 유배됨.

유현준/ 근데 어떻게 한 사람이 책을 오백권이나 쓸 수 있었을까요?
유시민/ 그와 그의 제자들은 일종의 '다산초당'이라는 전 분야 출판 가능했던 출판사였음. ㅋㅎ
그의 주요저서는 경세유표, 목민심서,흠흠심서로 이뤄진 '일표이서'라는 세 권짜리 책임.

# 유희열/ 유 작가님은 처음에 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셨나요?
유시민/ 어... 학교도 잘리고 전과도 생기고 나가봐야 취직도 안 되고 외국에 나갈 수도 없고,
그러나 사회 안에서 밥은 벌어야 해서 배운 도둑질이 뭔가 생각해보니, 책만 팠던 놈이라 글쓰기밖에 없더라고~
강점은 글쓰기엔 밑천이 안 든다는 것. 무자본 창업이지.ㅋㅎ

모두/ 그 힘든 시기를 꿋꿋히 지켜준 부인이 참 대단하세요~
유시민/ 아내도 나름대로 바빠서 힘든 줄 몰랐을 거임.  (일동 까르르~)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가 의미를 부여해서 중요한 장소들이 있는데
왜 서쪽 동쪽도 있는데 이 남쪽을 땅끝이라고 불렀을까?
아무 합리적 이유도 없으나, 누군가 그렇게 선언했기에 명명된 거고 우리에겐 그런 공간이 필요함.
해남의 땅끝마을이 그런 곳임.


 

IP : 122.34.xxx.3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혀니랑
    '18.1.3 9:02 AM (222.119.xxx.145)

    재밌음..재방 본듯..ㅎㅎㅎ
    대단하십니다.고마워요~~

  • 2.
    '18.1.3 9:31 AM (61.85.xxx.249)

    2편
    재미없다고 좀 불평했는데..
    원글님 글이 더 재미 있는거같아요^^;;

  • 3. 저도요
    '18.1.3 11:07 AM (119.207.xxx.3) - 삭제된댓글

    이 글이 더 재미있어요.
    한 번 보고 바로 속기하는 건 아닐테고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은데 감사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4. 감사
    '18.1.3 11:21 AM (118.35.xxx.149) - 삭제된댓글

    글자 하나라도 놓칠까 염려하며 읽게 됩니다
    Tv 볼 때와는 다른 재미가 있어요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5. 와우
    '18.1.3 11:35 AM (218.236.xxx.162)

    고맙습니다 글로 다시보기 너무 좋아요~^^

  • 6. 11
    '18.1.3 12:30 PM (125.180.xxx.222)

    재밌게 읽고 있어요, 감사해요^^

  • 7. 알쓸신잡2
    '18.1.3 1:05 PM (58.120.xxx.102)

    너무 재밌게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 8. ...
    '18.1.3 6:08 PM (125.130.xxx.15)

    알쓸신잡.

  • 9. 버드나무
    '18.1.9 1:28 PM (182.221.xxx.247)

    유시민의 워딩 4 / 해남과 강진 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9844 한국리서치조사.에서도 72.5% 지지율!ㄷㄷ 18 12.13일.. 2018/02/14 2,461
779843 그저께 출산했는데 남편꼴보기싫네요 7 ..... 2018/02/14 4,370
779842 드라마 마더 안 보세요??? 13 마음이 2018/02/14 5,021
779841 사이트 납치를 당해요 2 .. 2018/02/14 834
779840 아무래도 교감선생님을 찾아 봬야 겠어요 9 ..... 2018/02/14 3,139
779839 저 방금 기운펄펄 쌩쌩한 애엄마 봤네요!!! 7 애엄마맞니?.. 2018/02/14 4,512
779838 로맨틱 영화좀 추천 해주세요~~ 지금 맥주마시며 보려구요.. 12 영화타임 2018/02/14 2,331
779837 남편이 추돌사고를 당했는데요... 9 ... 2018/02/14 3,477
779836 순창 깨끗한 숙박시설 추천해주세요. 2 ... 2018/02/14 1,599
779835 턱이 좁은 사람들이 아랫니가 삐뚤빼뚤 하나요? 16 2018/02/14 5,774
779834 고현정 이야기 좀 그만하세요 8 ㅇㅇ 2018/02/14 1,771
779833 네이버수사청원.3만4천명만 모아보아요~~ 7 14.15... 2018/02/14 475
779832 고현정 발음은 끝까지 이상하네요 6 그런데 2018/02/14 4,058
779831 블박 저장이 드문드문 돼있는 경우는 왜그럴까요 1 2018/02/14 544
779830 문빠문까를 떠나서 , 최소 김미화라는 사람 만큼은 .. 35 정치노노 2018/02/14 4,109
779829 40대 파일럿 할 수 있나요?? 7 와잉 2018/02/14 3,483
779828 고현정 계속 나오는데요? 11 리턴 2018/02/14 5,617
779827 이미 핏물 뺀 갈비,나흘 뒤 요리하려면 어찌 보관해야 할까요 6 새해 복 많.. 2018/02/14 4,504
779826 50대 직장인들 계세요? 무슨일 하세요? 5 그냥 2018/02/14 2,659
779825 이윤석 부인은 고양시에서 한의원 하네요. 12 2018/02/14 9,749
779824 삼지연 서울 공연 못보신 분 16 평화올림픽 2018/02/14 2,917
779823 일본전 골 넣은 그리핀 선수....아이스하키 다시 시작할 때 표.. 4 아이스하키 2018/02/14 1,543
779822 이디야 라떼~ 100원에 구매하세요 16 커피 100.. 2018/02/14 4,699
779821 육지담보다 이해할수 없네요 캐스퍼인가? 16 강다니엘 2018/02/14 4,821
779820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스타벅스 코리아 답변 8 ... 2018/02/14 6,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