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엘리트였던 울 엄마는 본인이 대학 졸업후 직장 생활을 1-2년밖에 못했던것이 아쉬우셨나 봅니다
실제로 엄마 친구들 중 계속 공부하거나 직장에 다녀 교수/총장/중견기업인(?회사원)인 분들이 많기도 해요
그리고 저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는 공부를 했고
나름 직장 생활도 잘해서 대기업 부장된지 오래구요.. (직장 생활 20년차입니다)
사실 저는 직장생활이 너무 싫어요. 정말 관두고 싶어요..
그런데 물론 경제적인 문제로도 직장을 다니고 있으나 못 관두는 진짜 이유는
더욱 근본적으로는 늙으셔서 이제는 힘 없어진
엄마 아빠가 제가 회사 다니는걸 넘넘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다녀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그거 때문에 정말 억지로 다니는거지요. ㅠㅠ
특히나 엄마는 당연히 그걸 모르고,
- 요새는 여자도 당연한거다
- 너는 직장에 다니면서 자아 실현을 하니 얼마나 좋으냐. 라며
평일 낮에 한가로이 카페에서 브런치 먹는 젋은 전업들은 시간 많고 할일없는,
한마디로 생산성없는 젋은 철없는 애기 엄마들도 생각하세요
물론 부모님 아프실때 남편 눈치 안보고 병원비 보태드릴수 있는것,, 유일한 장점이죠
이로인해 부모님은 제가 나름은 제대로 나가는걸로 착각하시는거.. 제가 미덥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게다 나이들면 부모님들은 젊었을때와 달리 자랑거리나 재미느낄일이 거의 없쟎아요.
그런데 자아실현이라는 해맑은 엄마의 대리만족에 저는 수시로 빡침이 올라와요.. 회사가 무슨 자아실현인가..
자아 포기하고 표정에 가면쓰고 다니는곳이 회사인데..
그래도 뒤돌아,, 내가 관두면 언제든 관두겠지만
80넘으신 부모님께 조금만 더 효도하자 라는 마음으로 또 다닙니다..ㅠㅠ
얼마전 비슷한 글에, 친정엄마의 격려에 더욱 고마와 열심히 다닌다는 따뜻한 글을 읽고
조금은 해당글 원글님이 부럽지만..
그럼에도 또 꾸역꾸역 다니는것도 제 복이라 생각하며.. 새해를 맞습니다
어제 간만에 부모님 뵙고 와서, 늙으셔서 잘 보이지도, 잘 들리지도 않는 부모님을 보며
여러가지 울컥하는 감정이 들어 그냥 마음 살며시 내려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