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공 부적합 주고 탈락"…민낯 드러난 '학생부종합전형

전공부적합 조회수 : 2,244
작성일 : 2017-12-30 07:58:41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입시에서 벌어진 수험생 인권 침해와 성차별·학교 차별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일이고, 또 대입에서 이른바 '대세 전형'이자 동시에 '깜깜이 전형'이란 오명도 갖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기도 합니다.

이병희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문제가 된 국립 한국교통대 입시는 학생부종합전형, 즉 학종으로 치러졌습니다.

학종은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수상 경력이나 체험 활동 같은 비교과 부분까지 종합 평가해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지난달 교통대 면접장에서 학과장 A 교수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면접관 A 교수 : 아버님이 현대 쪽에 계신가? (아버지가 ○○에 근무하십니다.) 오케이. 수고했어. 아버님이 외교관이신가? (대기업 상사 주재원입니다. ○○와 ○○ 국경 근처에서 5년 정도 살았어요.)]

교육부는 학생부에 부모나 친척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것조차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수험생 역량 외에 다른 요소가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면접관들 사이에 오간 대화를 들어봤습니다.

[면접관 A 교수 : ○○이는 내가 보기에는 게으를 가능성이 많아. 사람이 왜 살찌는지 아세요?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먹고 열심히 노력 안 하기 때문에…. △△이는 의지나 모티베이션(동기 부여), 아버지의 직업이나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데, 외모가 너무 약하고….]

선입견이나 외모가 부당하게 평가 요소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면접에 앞서 서류 전형은 더 큰 문제였습니다.

학생부와 자기 소개서, 교사 추천서 등으로 종합 평가해야 하는데 미리 정해둔 내부 기준에 따라 여학생과 특성화고 학생들은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습니다.

[대학 관계자 : 학생부종합전형 서류가 30페이지 가까이 돼요.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봉사활동·수상 실적…뭐 트집 잡을 게 너무 많아요. '전공부적합'을 주고 떨어뜨리는 거예요.]

대학들은 학종 전형이 공정했는지 경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검증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깜깜이 전형, 학종의 실체를 교통대 전형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락 특성화고생 담당 교사 : 왜 이 학생이 안 됐지? 하는 생각들은 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죠. 이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이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국립대학인데….]

---



그동안 입시제도인 학종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보도했었는데, 이번에 그 실태가 분명하게 드러났네요.



대학 안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학종의 당락이 결정되는지 알아낸다는 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죠, 그런데 이번에 면접과 서류 전형 문제점이 공개되면서 학종의 검은 면이 드러난 겁니다.



학종의 취지가 나쁜 건 아닌데, 이런 식으로 불공정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게 큰 문제인 거잖아요?



교통대처럼 마음대로 기준을 잡아 학생을 뽑아 놓고 탈락 원인을 '전공 부적합' 이렇게 확인이 어려운 이유를 갖다 붙일 가능성은 다른 대학에도 얼마든 있다고 봐야죠.



어제(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 대입제도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요?



문 대통령은 "공정하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정과 단순에 방점이 찍힌 건데요, 학종의 문제점 즉 불공정과 복잡함을 해결하는 게 핵심이 될 겁니다.

아울러서 지나치게 커진 학종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storyfunding.kakao.com/m/project/18613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32841

IP : 223.62.xxx.17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화잇팅~
    '17.12.30 8:29 AM (112.168.xxx.14)

    저는 자녀가 결혼해서 관심이 없었네요 . 다들 직접 당사자가 아니면 저처럼 자신의 일로도 너무도 바빠서 깊은관심을 갖지 못하고 개혁한다니 좋은방향으로 가겠지... 할 것도 같아요 힘내시고요 ~~ 응원합니다!

  • 2. ...
    '17.12.30 11:40 AM (61.80.xxx.90)

    공정하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4337 건강검진 몇가지만 해도 통지서 오나요? 2 디나 2018/01/02 1,067
764336 패딩은 검정이 제일 무난한가요? 11 열매사랑 2018/01/02 2,841
764335 8세 여아 캐노피침대 원한다는데요ㅠㅠ 4 아아 2018/01/02 1,680
764334 남의 글 왜 복사해두나요? 8 ..... 2018/01/02 1,514
764333 10년정도 된 대기업 생산직연봉요 연봉 2018/01/02 1,021
764332 짧은 알바도 경험이 되네요 3 기역 2018/01/02 2,061
764331 금융권에 종사하는 분께 여쭙니다. 2 상담 2018/01/02 1,029
764330 부엌,욕실의 환풍기..전기세 많이 나오나요? 5 슬쩍걱정 2018/01/02 7,487
764329 엠비씨출신 노웅래의원도 엠비씨사건 비판했네요 6 있을수없는보.. 2018/01/02 931
764328 시댁 단체톡방 24 새봄 2018/01/02 7,277
764327 대통령비서실장이 SK회장을 만난건 괜찮고? 20 누가적폐? 2018/01/02 1,894
764326 항공사 직원분 계신가요? 6 mistsj.. 2018/01/02 1,788
764325 친구와 만나서 뭐 할까요... 1 날개 2018/01/02 774
764324 공동육아 어린이집 좋은가요? 12 어린이집 2018/01/02 2,023
764323 저는지금캐나다에서 애들키우고있습니다 질문! 5 메이플여사.. 2018/01/02 2,165
764322 육아 참 힘드네요.. 13 ... 2018/01/02 2,177
764321 밥배 귤배 케잌배.. 다 따로 있는게 정상인가요? 7 위대함 2018/01/02 1,396
764320 문 대통령, 북한 김정은 신년사 계기로 '남북해빙' 착수 9 ........ 2018/01/02 801
764319 치매 초기인지 무척이나 걱정이 됩니다. 18 00 2018/01/02 5,456
764318 새해에는 가계부를 써보자 싶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4 .. 2018/01/02 1,398
764317 MBC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논란 오늘 사과한다 37 샬랄라 2018/01/02 3,049
764316 이제야 미생을 봤어요. 배우 이성민씨가 연기한 오상식 차장만 8 ekfwot.. 2018/01/02 2,800
764315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많이들 이용하시나요 9 .. 2018/01/02 1,926
764314 고2때 국,영 문이과 내신 같이내는 학교,따로 내는 학교 어느쪽.. 2 ... 2018/01/02 1,014
764313 전현희의원이 mbc개헌인터뷰사건에 한마디했네요. 3 ㅇㅇ 2018/01/02 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