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캐롤을 보고나서 양성애가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ㅇㅇ 조회수 : 4,814
작성일 : 2017-12-30 01:12:26

물론 이 영화는 양성애가 아니라 동성애 영화고, 영화 주인공들은 레즈비언이지만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중요하지 상대방의 성별이 중요한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들도 어릴 때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해요.

이 영화 속 주인공들 처럼요.

캐롤은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은 여자고, 테레즈도 결혼을 생각하는 남친이 있었죠.

아마도 캐롤은 아이를 낳고 나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은 것 같고,

테레즈는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다가 캐롤을 통해서 자신이 레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은하선씨도 예전에 남자들과 연애를 많이 했었고, 지금은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죠.


저는 지금까지 이성애자로 살았는데,

앞으로는 여자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고 살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를 좋아해본 적은 초딩때 베르사유의 장미에 오스칼에 빠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그동안 여자를 좋아한 적이 없었던 것은

당연히, 너무나도 당연히 남자만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요?


커피프린스에서 공유가 윤은혜에게 말하죠.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널 사랑해.

그보다 훨씬 전, 이 작품의 모태가 된 홍콩영화 금지옥엽에선

장국영이 남장여자 원영의에게 외치죠.

네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널 사랑해.


사실 이게 더 자연스럽고, 더 사랑의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남자이거나 여자라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한다는 거잖아요.

내가 남자든, 여자든, 외계인이든, 지구인이든 상관없이

나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건데,

그보다 더한 사랑이 어디 있을까요?


영국, 미국은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었고,

대만도 아시아 최초로 합법화했고,

곧 홍콩도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아마 한국은 30년쯤 뒤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엘튼존이 남자랑 결혼하는걸 보면서 참 요상하게 느껴졌어요.

동성애에 대해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애가 아닌 결혼을 합법적으로 하는걸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하지만 이제 합법화된 나라에선 보편적인 풍경이 될 것이고,

언젠가 우리나라도 동성애가 평범한 연애가 되겠죠.


어릴 때는 동성애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특이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 드니까, 자연스럽지 못할 것도 없고, 특이할 것도 없는 것 같네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건데 뭐가 특이한건지..

그리고 최근엔,

동성애나 이성애보다 더 자연스러운건 양성애가 아닐까.

성별을 뛰어넘어서 인간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늙어서 모든 걸 초탈하게 된건지. --;;;;


30년 넘게 이성애자로 살아온 여자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갑자기 여자를 좋아하게 되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금사빠와는 거리가 멀어서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도 끌리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끌리고 마음이 잘 통하는 여자를 만나면

그 사람이 여자란 이유로 선을 긋진 않으려고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여자와 키스할 수 있으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닥쳐야 모든 것이 명확해질듯..

하지만 일단 마음을 닫진 않고 열어보려고요. ㅎㅎ









IP : 1.232.xxx.17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시 후......
    '17.12.30 1:15 AM (210.2.xxx.19) - 삭제된댓글

    그들이 몰려오고, 여기 댓글은 다구리장이 됩니다......

  • 2. 저도
    '17.12.30 1:15 AM (211.246.xxx.61)

    최근에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았는데
    비슷한 감정을 느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꼭 상대방이 나와 다른 성이어야만 하는것이 아니라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요

  • 3.
    '17.12.30 1:24 AM (223.39.xxx.151)

    양성애자인데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래요.

    이성애 동성애는 선천적인데
    양성애는 인지를 잘 못할수 있는거 같아요.

    만약 제가 여성을 좋아하게 된다면
    아마도 만화속 주인공 처럼 미청년같은 매력이 뿜뿜하는 여성이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ㅋㅋ

  • 4. -----------
    '17.12.30 1:56 AM (210.2.xxx.19)

    근데요... 만일 님들 남편이 결혼하기 전이나 아니면 현 남자친구가 전에 사귀었던 연인이

    남자였으면 어떨 거 같아요? 여자만 양성애 하란 법 있나요.

  • 5. 양성애
    '17.12.30 3:39 AM (112.150.xxx.230)

    남편이 남자를 사귀었다 그런것보다
    전에 사귄 사람이 누구건 간에 현재는 날 사랑해서 결혼한건지 여부가 중요한거죠.
    그런데 여자는 양성애 성향도 많이 보이지만 남자는 모아니면 도라더군요.

    캐롤보고 느낀건, 케이트 블란쳇 정도면 보통 여자들도 반은 넘어오게 할수 있을것 같다는...ㅎㅎㅎ
    진작에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간달프님이 케이트 블란쳇이면 자기 다시 이성애자가 될수 있을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죠 ㅎㅎ

  • 6.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왈
    '17.12.30 3:57 AM (211.37.xxx.76)

    양극단의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제외하고

    중간의 대부분은 양성애자 성향이 있다고 본다고 해요.

    제가 그 극단의 이성애자인데

    좋아하는 아름다운 여자를 봐도 성적인 흥분은 없어요.

    머리로는 간절하게 양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이고 싶습니다.

    세상에 성별로 걸러질 거 없으니 사랑의 가능성이 커지잖아요.

    나이들수록 남자들 우습고 한심해서..

    우리 이니와 정우성 정도가 마음에 드네요 ㅋㅋㅋ

    여기에서 한참 방탄소년단 팬심 끓을 때도 부러웠어요..

    아이돌 팬질도 참 즐거울 것 같은데 말이에요.

  • 7. ...
    '17.12.30 5:29 AM (115.161.xxx.21) - 삭제된댓글

    과도한 이성애 주입이 사실 이상한 거죠. 너무 당연시 되어서 오히려 의심해볼만 하고요.
    성기가 맞아서 성행위를 "자연스럽게"할 수 있고(그런데 안 하거나 안 맞는 부부도 많잖아요)
    그 행위의 결과 임신이 일어난다는 것에 너무 집착해서 그것만 옳다고 주입해온 측면이요.

  • 8. 지나가던 모쏠
    '17.12.30 7:20 AM (121.135.xxx.185)

    차라리 양성애자라면 좀더 옵션이 넓어지는 걸까요...ㅎㅎ
    옆구리 시린 요즈음 넘나 솔깃한데 ㅋㅋ 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심도있게 고찰해봐야겠음..

  • 9. 글쎄요
    '17.12.30 8:31 AM (59.6.xxx.151)

    성, 사랑, 결혼이 일치하는 건 이상적인 상태지만
    개념으로 같은 건 아니죠
    상대가 좋은 사람이다 매력적이다 에서 성적 욕망이 포함되는게 에로스= 이성애 혹은 동성애 고요
    양성애는 사회 문화가 동성애 금기였기 때문에 잘 몰랐던 동성애자인 경우가 더 많죠
    물론 반대도 있습니다
    여자는 모호한게 아니라, 여성의 성적 자유가 훨씬 제한되었다 가 더 가깝다고 보고요
    우리가 흔히 ' 이 관계는 남사친, 여사친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성적 욕망이 있는 대상이냐 아니냐로 가를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이 사랑은 아니지만 성적 욕망이 배제된 사랑은 이성애, 동성애 가 아닌 우정, 가족애, 동지애, 존경심 등이라 봅니다

  • 10. ...
    '17.12.30 10:03 AM (110.70.xxx.98)

    동성에게 그런 두근거리고 같이있고싶은 마음에 성적인 욕망이 더해지는 순간 왜 더럽고 추하다고 느껴지는건지 ....

  • 11. 대중매체의 기능
    '17.12.30 10:46 AM (211.206.xxx.50)

    영화같은 대중매체는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전달하는 메세지가 있죠.
    그런 메세지를 분별력 있게 잘 받아들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거기에 조종 당하기 쉽습니다.

  • 12. ㅇㅇ
    '17.12.30 4:27 PM (1.232.xxx.171)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양쪽 모두 ok라면 기회는 두 배가 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어떤 배우가 인터뷰에서 했던 이 말이 생각나네요.
    생각과 실제 상황은 또 다른거라서
    실제로 이런 상황이 오면 제가 어떻게 나올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ㅎㅎ
    댓글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3799 짜장밥 2인분 급히 만들려는데 춘장 분량 2 ... 2017/12/31 850
763798 펌)2017년 문재인 대통령 13 ar 2017/12/31 2,027
763797 이명박 집 앞 근황jpg 19 고맙습니다... 2017/12/31 7,431
763796 오늘 두방송국 수상때문 댓글 난리났음 13 2017/12/31 20,401
763795 최신...아재개그............................ 19 ㄷㄷㄷ 2017/12/31 8,204
763794 디지털피아노가 더 잘치는것처럼 들리나요? 5 ㅇㅇ 2017/12/31 1,422
763793 저보고 군대갔다와야 한다고 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5 ..... 2017/12/31 1,484
763792 국민연금에 대해서 질문있어요. 3 ..... 2017/12/31 1,638
763791 영어보다 수학비중을 줄였으면 좋겠어요. 68 ... 2017/12/31 6,863
763790 이전 정권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가택연금까지 시켰네요 7 이럴수가 2017/12/31 1,562
763789 중학 영문법 3800제 예비 고3 효과있을까요? 11 3800제 2017/12/31 2,965
763788 고양이와 강아지 7 동물의왕국 2017/12/31 2,102
76378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17 arzute.. 2017/12/31 1,291
763786 유치원 영어수업 폐지가 백지화 됐네요 16 ... 2017/12/31 4,953
763785 EBS 에서 사랑과 영혼이 하는군요.....25년 전인가요..... 23 사랑과 영혼.. 2017/12/31 2,825
763784 잠실 목동과 비슷한 집값 어디 인가요? 1 마나 2017/12/31 2,482
763783 여성계가 홍준표를 건드리지 않는 이유. Jpg 27 극공감 2017/12/31 5,393
763782 너무 멋있네요 13 김상중 2017/12/31 5,209
763781 통번역이나 영어 티칭은 진짜 이젠 하향세겎죠? 16 ㅇㄹㅎ 2017/12/31 3,977
763780 배우들 코가 다 달라졌네요? 실리콘같은거에서 재질이 바뀌었나봐요.. 3 움 트렌드?.. 2017/12/31 5,217
763779 중학교 올라가는 딸아이 홍삼, 한약 뭐가 나을까요? 4 살빼자^^ 2017/12/31 1,340
763778 갑자기 위산을 토했어요 jaqjaq.. 2017/12/31 750
763777 연근조림의 간장과 물과 당의 황금비율 가르쳐주세요 3 요리의길 2017/12/31 1,621
763776 눈,비 온지 좀 됐는데 5 .. 2017/12/31 1,937
763775 로또ㅋㅋ 5 이런 2017/12/31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