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연이 무엇이고 결혼의 맹세는 무얼까요?

그냥.. 조회수 : 2,299
작성일 : 2011-09-18 18:08:21

제목이 좀 신파스럽나..

문득 오랫만에 옛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예전에 알던 부부가 생각이 나서요.

참.. 3류 드라마 같은 일이 제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어요.

(주변에 이런 신파류 드라마 일은 종종 벌어지는데, 왜 난 늘 주인공 친구인지;;;)

 

보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들던 아는 언니 커플.

동갑내기 형부와 20대 중후반에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았어요.

어린 마음에 저게 결혼이구나.. 싶어서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길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였고,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형부랑도 가깝게 잘 지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3년만에 두 사람은 이혼했네요.

언니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이 하필, 제 친구놈.

원치 않게, 세 사람을 모두 다 아는 사람이 달랑 서 넛뿐인 상황이라

이혼의 모든 과정을 가까이에서 소상히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의 의도도 없이, 두 사람이 저 때문에 만나게 되었었기에.

 

사실을 알고, 언니의 이혼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형부와 언니는 아무 문제도 없는 사이였고, -이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리고,  언니는 이혼전까지 남들이 흔히 상상하는 간통.. 그런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다른 사람 향해서 뛴다고.. 지나가는 일일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언니가 이혼을 요구했고, 형부는 절대로 반대했고.

그 사이 친구녀석도 지방으로 몇 개월을 떠돌아 다니면서 반 그지 생활을하고..

두 사람 마지막 헤어지던 날 밤이 아직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무슨 영화마냥, 나 좀 버려달라던 사람.. 차라리 같이 죽자던 사람..

결국 응급실에서 나오고서 법원으로 향했던 사람들..

 

그 뒤에 언니는 친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가끔 바람결처럼 소식을 듣습니다.

그땐 형부를 배신한 언니가 너무 밉고 용서가 안된다고 그대로 연을 끊었는데,

사실은 내 환상을 깨버린게 싫었던 거겠죠.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림처럼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복잡하게 만난 인연이었을 뿐이니 이제 맘 열고

언니 좀 다시 만나보라고, 언니가 보고싶어한다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 아직 그게 안되네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보고싶기도 한데,

아마 언니와 형부의 헤어짐에 나비효과처럼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의식이 생긴 것도 같구요.

 

형부는 그 뒤로 아직도 혼자이고,

몇 개월 전 우연스럽게 소식이 닿아 문자를 몇 통 주고 받을 때, 왜 아직 혼자냐 물었더니

이제 사람도, 사랑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다고.. 그냥, 아마 자기가 전생에 엄청나게

상처주고 버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두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살면서 인연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IP : 210.222.xxx.2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18 7:14 PM (210.205.xxx.25)

    남녀사이는 둘밖에 모른다.가 정답일지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70 우연히 알게된 남편의 보물 1호 49 아내 2011/09/19 20,298
15469 영화 한 편만 찾아주세요~~ 5 씨네 2011/09/19 2,156
15468 도시바 노트북 어댑터 교환 해 주나요? 5 너무화나욥 2011/09/19 3,128
15467 치즈 어디서 사시나요? 6 초코빵 2011/09/19 2,560
15466 10월1일... 휴양림 예약했는데, 어린애들 데리고 별로일까요?.. 6 가을 2011/09/19 2,757
15465 서울대 정형외과 허리디스크쪽으로 잘보시는 교수님 6 .. 2011/09/19 3,063
15464 김치 냉장고가 수명이 다 되어서 바꾸려고 하는데요... 3 햇볕쬐자. 2011/09/19 2,533
15463 아리따움 같은 화장품샵 하시는 분 계신가요? 창업 2011/09/19 2,189
15462 g마켓에서 결제할때요.. 2 카드 2011/09/19 1,848
15461 코펠 세트 추천해주세요. 1 ^^ 2011/09/18 2,341
15460 보석 많으세요? 5 루비 2011/09/18 4,937
15459 슈스케3 TOP10에서 이탈자가 나왔네요. 20 슈퍼스타 2011/09/18 5,992
15458 v3 바이러스 검사에 꼭 이게 걸리는데,뭘까요 1 . 2011/09/18 2,098
15457 (만만치않은) 영어 문장 분석 좀.. 2 영어와 사투.. 2011/09/18 2,092
15456 혹시 입매 교정해보신 분? 자유 2011/09/18 2,650
15455 이불압축팩도 브랜드있는거 사는게 좋나요? 3 ,,, 2011/09/18 2,094
15454 현금 얼마나 갖고 계세요? 저축은행 보니 CMA-RP 상품은 .. 6 무섭네요 2011/09/18 3,949
15453 자게에서 원글쓴 사람들 아이콘은 초록색으로 나오네요. 3 아이콘 2011/09/18 1,854
15452 여기 혹시 뽐뿌 회원분들 있으신가요? 4 likemi.. 2011/09/18 2,357
15451 사이 안좋은 아빠...를 읽고 정행자 2011/09/18 2,122
15450 금 보관 어떻게 하시나요? 4 골드 2011/09/18 5,995
15449 매일 청소하는데도 먼지가 쌓이는 이유 좀 알려주세요 ㅜㅜ 14 스트레스 만.. 2011/09/18 20,517
15448 칠순여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디가 좋을까요? 8 칠순여행 2011/09/18 6,210
15447 가게를 계약했는데 건물주가 하자보수를 거부합니다..ㅠㅠ 1 ㅠㅠ 2011/09/18 3,156
15446 남편 속옷 삶았는데 하얗게 안되네요. 12 .... 2011/09/18 7,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