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신파스럽나..
문득 오랫만에 옛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예전에 알던 부부가 생각이 나서요.
참.. 3류 드라마 같은 일이 제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어요.
(주변에 이런 신파류 드라마 일은 종종 벌어지는데, 왜 난 늘 주인공 친구인지;;;)
보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들던 아는 언니 커플.
동갑내기 형부와 20대 중후반에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았어요.
어린 마음에 저게 결혼이구나.. 싶어서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길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였고,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형부랑도 가깝게 잘 지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3년만에 두 사람은 이혼했네요.
언니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이 하필, 제 친구놈.
원치 않게, 세 사람을 모두 다 아는 사람이 달랑 서 넛뿐인 상황이라
이혼의 모든 과정을 가까이에서 소상히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의 의도도 없이, 두 사람이 저 때문에 만나게 되었었기에.
사실을 알고, 언니의 이혼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형부와 언니는 아무 문제도 없는 사이였고, -이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리고, 언니는 이혼전까지 남들이 흔히 상상하는 간통.. 그런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다른 사람 향해서 뛴다고.. 지나가는 일일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언니가 이혼을 요구했고, 형부는 절대로 반대했고.
그 사이 친구녀석도 지방으로 몇 개월을 떠돌아 다니면서 반 그지 생활을하고..
두 사람 마지막 헤어지던 날 밤이 아직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무슨 영화마냥, 나 좀 버려달라던 사람.. 차라리 같이 죽자던 사람..
결국 응급실에서 나오고서 법원으로 향했던 사람들..
그 뒤에 언니는 친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가끔 바람결처럼 소식을 듣습니다.
그땐 형부를 배신한 언니가 너무 밉고 용서가 안된다고 그대로 연을 끊었는데,
사실은 내 환상을 깨버린게 싫었던 거겠죠.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림처럼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복잡하게 만난 인연이었을 뿐이니 이제 맘 열고
언니 좀 다시 만나보라고, 언니가 보고싶어한다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 아직 그게 안되네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보고싶기도 한데,
아마 언니와 형부의 헤어짐에 나비효과처럼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의식이 생긴 것도 같구요.
형부는 그 뒤로 아직도 혼자이고,
몇 개월 전 우연스럽게 소식이 닿아 문자를 몇 통 주고 받을 때, 왜 아직 혼자냐 물었더니
이제 사람도, 사랑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다고.. 그냥, 아마 자기가 전생에 엄청나게
상처주고 버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두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살면서 인연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