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연이 무엇이고 결혼의 맹세는 무얼까요?

그냥.. 조회수 : 2,132
작성일 : 2011-09-18 18:08:21

제목이 좀 신파스럽나..

문득 오랫만에 옛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예전에 알던 부부가 생각이 나서요.

참.. 3류 드라마 같은 일이 제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어요.

(주변에 이런 신파류 드라마 일은 종종 벌어지는데, 왜 난 늘 주인공 친구인지;;;)

 

보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들던 아는 언니 커플.

동갑내기 형부와 20대 중후반에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았어요.

어린 마음에 저게 결혼이구나.. 싶어서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길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였고,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형부랑도 가깝게 잘 지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3년만에 두 사람은 이혼했네요.

언니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이 하필, 제 친구놈.

원치 않게, 세 사람을 모두 다 아는 사람이 달랑 서 넛뿐인 상황이라

이혼의 모든 과정을 가까이에서 소상히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의 의도도 없이, 두 사람이 저 때문에 만나게 되었었기에.

 

사실을 알고, 언니의 이혼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형부와 언니는 아무 문제도 없는 사이였고, -이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리고,  언니는 이혼전까지 남들이 흔히 상상하는 간통.. 그런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다른 사람 향해서 뛴다고.. 지나가는 일일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언니가 이혼을 요구했고, 형부는 절대로 반대했고.

그 사이 친구녀석도 지방으로 몇 개월을 떠돌아 다니면서 반 그지 생활을하고..

두 사람 마지막 헤어지던 날 밤이 아직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무슨 영화마냥, 나 좀 버려달라던 사람.. 차라리 같이 죽자던 사람..

결국 응급실에서 나오고서 법원으로 향했던 사람들..

 

그 뒤에 언니는 친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가끔 바람결처럼 소식을 듣습니다.

그땐 형부를 배신한 언니가 너무 밉고 용서가 안된다고 그대로 연을 끊었는데,

사실은 내 환상을 깨버린게 싫었던 거겠죠.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림처럼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복잡하게 만난 인연이었을 뿐이니 이제 맘 열고

언니 좀 다시 만나보라고, 언니가 보고싶어한다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 아직 그게 안되네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보고싶기도 한데,

아마 언니와 형부의 헤어짐에 나비효과처럼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의식이 생긴 것도 같구요.

 

형부는 그 뒤로 아직도 혼자이고,

몇 개월 전 우연스럽게 소식이 닿아 문자를 몇 통 주고 받을 때, 왜 아직 혼자냐 물었더니

이제 사람도, 사랑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다고.. 그냥, 아마 자기가 전생에 엄청나게

상처주고 버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두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살면서 인연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IP : 210.222.xxx.2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18 7:14 PM (210.205.xxx.25)

    남녀사이는 둘밖에 모른다.가 정답일지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155 홍익사대부여고 주차장 알려주세요. 2 부탁해요.... 2011/11/19 912
38154 유치원 보내려니까 왜이렇게 비싼가요? 12 유치원 2011/11/19 3,065
38153 [김어준의 뉴욕타임스149회] 특집 한미FTA완전정복 제1부 8 노예국가 2011/11/18 2,672
38152 남자들도 군대 갔다오면 풋풋함이 많이 사라지지 않나요 ? 9 .... .. 2011/11/18 4,313
38151 미국 애슐리 쇼파, 괜찮은가요? 6 winy 2011/11/18 4,463
38150 땡초가 사투리 였나요? 글고 개콘 서울메이트도 경상도 사람들이 .. 20 .. 2011/11/18 7,224
38149 박경철 쌤 트윗도 요즘 안 하시던데 그것도 세무조사와 1 .... 2011/11/18 1,525
38148 택배비 10 택배비 2011/11/18 2,387
38147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Toccata and Fugue i.. 2 바람처럼 2011/11/18 2,780
38146 남편분들이 칭찬을 해주시나요. 9 울보 2011/11/18 1,737
38145 선물에 관한 문의 3 ... 2011/11/18 882
38144 원더걸스..좀 촌스러워지지 않았나요.. 38 원더걸스 2011/11/18 9,444
38143 마크제이콥스의 비둘기 두마리 가방에 꽂혔어요 4 jjj 2011/11/18 2,345
38142 위대한 탄생보는데요. 14 위탄 2011/11/18 3,928
38141 경찰대 1 .. 2011/11/18 1,377
38140 여의도 출퇴근 하기 쉬운곳 13 작은이모 2011/11/18 2,124
38139 요즘 초등학생들 가베 안배우나요? 3 초등 2011/11/18 2,186
38138 언냐들아 이 글 좀 봐 줘봐요~ 1 82쿡 언니.. 2011/11/18 980
38137 정녕 영어는 답이 없나요 7 영어 2011/11/18 2,134
38136 너무 인사를 너무 과하게 해서... 2 ... 2011/11/18 1,432
38135 엄마표 영어 성공하신분..지혜 좀 주세요 11 형편이 2011/11/18 3,631
38134 아무 이유없이 그냥... 노무현 싫다는 동료에게 보여 줬다네요 2 참맛 2011/11/18 2,250
38133 워커 부츠 블랙하고 브라운 중에 어떤게 2 2011/11/18 1,871
38132 요즘 느끼는 재미 하나 39 있어요 2011/11/18 9,733
38131 예술계통에 있는 분들 보면 대체로 예민한가요 9 주변에 2011/11/18 3,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