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던 곳에 함께 근무하던 공익청년이 추위에 죽어가던 길냥이를
구조했어요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검사비만 20만원이기에 본인이 감당이 안되서
제가 캣맘이라는 걸 알기에 저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어요
저도 두 마리 고양이 집사이고 사료갖고 다니며 길냥이 보면 사료주고 다니지만
결코 형편이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거든요
저소득층입니다만...길냥이에 대한 안쓰러움을 늘 갖고 있고
또 그 청년의 마음이 갸륵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와주겠다고 데리고 와서
검사받으니 심한 탈수에 방광염 빈혈 구내염 그리고 망막이 박리되서 시력이 안좋은 상태네요
지금 5일째 치료받으러 다니는데 수의사선생님이 길냥이를 매우 긍휼히 여겨주시는
분이라 치료도 정성껏 해 주셔서 점점 차도를 보이고 있어요
병원비도 어느정도 할인해 주셨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40만원이라는 치료비가 들었어요
지난 8년간 저희 두 고양이 병원비도 이렇게 든 적이 없었는데...ㅠ
대딩과 중딩 두 딸 아이 롱패딩도 5만원대 하나로 번갈아 가며 입는데 이게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가 그래도 생명을 살리는 일인데 싶어서 카드를 그었지요
동물을 싫어하는 남편은 길냥이 병원데리고 다니는 사실은 모르고
그냥 몸 회복될때까지만 임시보호해 주는 걸로 얘기했어요
빈혈과 구내염때문에 스스로 사료를 안 먹던 아이가 어제부터 먹기 시작해서 고비는 넘기고
호전되고 있어요
의사선생님도 이런 상태로는 회복이 빠를거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시력이 나쁜 상태라 다시 방생하는 건 위험하다고
집에서 키워야 한다는데(집안에서는 화장실도 가리고 문제가 없어요)
저는 한 마리 더 키울 형편도 못되거니와 남편도 절대 반대거든요
두 마리 고양이 키우게 된 것도 딸아이가 데려온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끝까지 분양이 안된 한 마리를 거두게 된 건데 남편과 얼마나 갈등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고양이 없는 집에 사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검은 색 턱시도 고양이인데 기운이 생기니 얌전히 있다가 건드리면 한 번씩 하악질 하기도 하네요
길냥이 특성이 있어서 그런가 싶어요 그래도 다리위에 앉혀두면 떨어지지 않으려 하구요
이 고양이가 회복되면 앞으로 거취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됩니다.
고양이 까페에 올린다 해도 분양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남편을 설득해서
최대한 1월달까지 데리고 있을 수는 있을 거 같은데 그 이후에는 길냥이 급식소가
잘 되어 있는 동네를 찾아 보내야 할 지(그런 곳엔 영역싸움을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고민이 되서 조언을 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