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상적인 올해의 기사 중 한 대목

지구는 하나 조회수 : 521
작성일 : 2017-12-26 00:01:01

3.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 부유한 나라의 대기업과 소송전…기후불평등 일깨우다

기후변화는 부유한 나라의 책임이 크지만 고통은 가난한 나라가 더 크게 겪는다. 이와 같은 ‘기후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유한 나라에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기후정의’ 개념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세계의 기후정의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독일 에너지기업 RWE가 내뿜은 온실가스로 안데스산맥 빙하가 녹아 고향마을이 침수될 위기라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페루 농민의 소송을 독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독일 함 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의 이와 같은 주장에 근거가 충분하다며 증거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릴루야가 사는 우라야스 마을과 RWE 본사가 있는 독일 에센은 1만㎞ 넘게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의미가 특별하다. 부유한 나라 혹은 거대기업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범위는 전 지구적이며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논리를 확장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빠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홍수와 물 부족으로 신음하는 나라 사람들도 국가나 거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릴루야의 변호사는 “증거조사 개시 단계에 들어간 것만으로 이미 사법 역사를 쓴 것”이라고 자평했다. 릴루야도 “나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변화 위험에 처한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큰 성공”이라고 기뻐했다.

기후난민을 위한 특별비자 발급을 논의하겠다는 뉴질랜드의 발표도 기후정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신더 아던 총리는 지난 10월 CNN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제임스 쇼 기후장관은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에서 피난한 이들을 위해 실험적이고 인도적인 비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후난민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질랜드에서 기후난민 논의는 2011년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출신 이와네 테이티오타(37)가 기후변화 희생자임을 자처하며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테이티오타는 2015년 결국 추방됐다.

릴루야의 소송도 뉴질랜드의 기후난민 논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만큼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IP : 175.121.xxx.20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0481 입 옆 뾰루지가 나서 3 점순이 2018/02/19 1,105
    780480 어린이집 냠냠선생님 힘들까요? 14 ㅅㄴ 2018/02/19 7,199
    780479 1000자면 A4몇 줄인가요? 1 예이 2018/02/19 2,145
    780478 디스크같은데 어느병원가는게 좋을까요 3 허리 2018/02/19 838
    780477 도토리묵 무침을 맛있게 만들수 있는 양념장 좀 알려주세요... 1 도토리묵 2018/02/19 1,791
    780476 토지, 대망..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요? 7 책 좋아 2018/02/19 1,479
    780475 20대 여자 찜질방 다녀오면서 쓰러졌는데요 8 병원 2018/02/19 4,462
    780474 트럼프의 한국때리기 다음은 반도체·자동차 `초비상` 9 ........ 2018/02/19 1,348
    780473 문희준이 젤 아저씨같은데 왜 갑자기 멋있어 보이는지;; 6 신기 2018/02/19 3,303
    780472 일베"'세월호 리본 스티커' 김아랑,IOC에 제소했다&.. 28 미친것들 2018/02/19 4,286
    780471 예비 고1 국어는 학원을 다녀야 하는거죠.. 6 .. 2018/02/19 1,707
    780470 삶은 씨레기 맛있게 볶는법 문의 4 ㅇㅇ 2018/02/19 1,622
    780469 아이가 편두통이 자주 오는데 9 고딩맘 2018/02/19 1,382
    780468 중앙일보 평창관련 헤드라인 9 ㄱㄴㄷ 2018/02/19 1,199
    780467 평창과 강릉 올림픽파크 갔다왔습니다. 정보 필요하신 분 모이세요.. 22 .. 2018/02/19 3,632
    780466 군대문제때문에 마음을 못잡고 있어요. 14 푸른바다 2018/02/19 2,761
    780465 서울에 모피 저렴한 곳 좀 소개해주세요 ; 34 아이두 2018/02/19 3,565
    780464 이방카가 펜스 뒤이으면 좋지 않아 oo 2018/02/19 648
    780463 김남주드라마 현실성이 너무 떨어져서 18 지나가다 2018/02/19 6,726
    780462 일룸 어디서 구매하세요 6 00 2018/02/19 2,180
    780461 골반 옆부분에 오돌토돌 좁쌀 같은게 났어요ㅜㅜ 4 ㅇㅇㅇ 2018/02/19 2,661
    780460 아기 문화센터 선생님 선물 뭐가 좋을까요? 4 선물 2018/02/19 2,179
    780459 오늘 서울에서 오후3시 평창으로 출발해도 당일가능할까요? 5 올림픽 2018/02/19 1,023
    780458 해어짐 과정중에 굉장히 허전한데 7 2018/02/19 1,479
    780457 자식 키우면서 깨달은 진리? 있으신가요.... 63 어머님들 2018/02/19 18,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