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상적인 올해의 기사 중 한 대목

지구는 하나 조회수 : 522
작성일 : 2017-12-26 00:01:01

3.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 부유한 나라의 대기업과 소송전…기후불평등 일깨우다

기후변화는 부유한 나라의 책임이 크지만 고통은 가난한 나라가 더 크게 겪는다. 이와 같은 ‘기후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유한 나라에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기후정의’ 개념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세계의 기후정의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독일 에너지기업 RWE가 내뿜은 온실가스로 안데스산맥 빙하가 녹아 고향마을이 침수될 위기라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페루 농민의 소송을 독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독일 함 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의 이와 같은 주장에 근거가 충분하다며 증거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릴루야가 사는 우라야스 마을과 RWE 본사가 있는 독일 에센은 1만㎞ 넘게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의미가 특별하다. 부유한 나라 혹은 거대기업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범위는 전 지구적이며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논리를 확장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빠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홍수와 물 부족으로 신음하는 나라 사람들도 국가나 거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릴루야의 변호사는 “증거조사 개시 단계에 들어간 것만으로 이미 사법 역사를 쓴 것”이라고 자평했다. 릴루야도 “나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변화 위험에 처한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큰 성공”이라고 기뻐했다.

기후난민을 위한 특별비자 발급을 논의하겠다는 뉴질랜드의 발표도 기후정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신더 아던 총리는 지난 10월 CNN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제임스 쇼 기후장관은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에서 피난한 이들을 위해 실험적이고 인도적인 비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후난민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질랜드에서 기후난민 논의는 2011년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출신 이와네 테이티오타(37)가 기후변화 희생자임을 자처하며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테이티오타는 2015년 결국 추방됐다.

릴루야의 소송도 뉴질랜드의 기후난민 논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만큼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IP : 175.121.xxx.20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2184 내일 평창 갈까요? 참을까요? 14 매우갈등중 2018/02/23 1,773
    782183 전쟁나는거 아니죠 29 ... 2018/02/23 6,266
    782182 30년 돼가는 여중 여고 때 선생들 미투하고 싶네요 35 ... 2018/02/23 7,489
    782181 층간소음 얼마나 참아야하나요 6 충간 2018/02/23 1,507
    782180 조재현은 대학때 사귄 여친이랑 결혼해서.. 26 .. 2018/02/23 30,681
    782179 남편에게 시어머니 지저분하다고 한게 잘못인가요... 52 ㅡㅡ 2018/02/23 11,791
    782178 홍준표가 부랴부랴 5 ㅇㅇ 2018/02/23 2,124
    782177 학대 당한 상처 어떻게 하면 치유가 될까요? 22 .. 2018/02/23 3,150
    782176 닭볶음용 닭으로? 7 ..... 2018/02/23 877
    782175 남편과 사이 안좋은데 싸우지 않는 분 있나요? 6 01 2018/02/23 2,274
    782174 일베기자 잘 버티네요 ㅋ 6 대다나다 2018/02/23 1,431
    782173 다들 결혼기념일 챙기시나요? 7 2018/02/23 2,340
    782172 고기도 먹어본 ~~~~ ㅇㅇ 2018/02/23 497
    782171 테이크아웃쥬스 가게의 토스트 어떨까요? 3 아즈 2018/02/23 796
    782170 삼계탕에 넣으면 좋은 한약재 좀 가르쳐주세요 4 요리 2018/02/23 757
    782169 딸 남자친구에 대해서... 13 고민 2018/02/23 4,788
    782168 목동 하이페리온 2. 오피스텔 관리비가 어느정도인가요? 10 .. 2018/02/23 5,523
    782167 아이방과 안방 베란다 블라인드 색 추천 부탁해요^^ 1 111 2018/02/23 1,508
    782166 운동효과 7 ??? 2018/02/23 2,588
    782165 유명 소나무 사진가 배병우, 교수시절 상습 성추행..배씨 측 &.. 28 ... 2018/02/23 6,298
    782164 누구 닮았나 하는 얘기 나온 김에... 2 아들맘 2018/02/23 757
    782163 사람하고 소리지르고 싸웠더니 스트레스와 후회됨이 ㅠㅠ 8 .. 2018/02/23 3,757
    782162 1가구1주택 주택 매도자는 양도세 때문에 법무사 만날 필요 없이.. 12 양도소득세 2018/02/23 2,250
    782161 전남친들에게 전화 한번도 못받아봤어요.... 22 ... 2018/02/23 9,530
    782160 생크림케이크 맛있는곳 추천좀부탁드려요 6 ㆍㆍ 2018/02/23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