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땐 이럴줄 몰랐어요.
시댁이 농사를 지으시거든요.
저희집이 시댁이랑 좀 가까이 있어요.
차로 한 50분?
그게 문제의 발단인거 같아요.
신랑이 매주 시골로 불려갑니다.
지금 애가 갓 돌이 지났는데
신혼초부터 농사일에 불려가는거예요.
그런가보다 하고 저도 처음엔 신랑따라 열심히 갔었어요.
그리곤 임신을 해서 몸이 무겁고 입덧이 너무 심해 전 신랑따라 매주 가진 않았어요.
하지만
배가 부르고 저도 애를 가져 신랑이랑 주말에 함께있고 싶은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지금은
저랑 아기는 한달에 한번정도 내려가고
신랑은 진짜 매주 갑니다.
일이 바쁘면 토요일에 갔다가 일요일에 와요.
저도 애가 어릴땐 데리고 갔었는데
워낙 나대는 아이라
시골가면 아무리 깨끗이 치워도 액면 시골집이 다 그렇길래
갔다오기만 하면 장염에 걸려서 설사를 해요.
그리고 제가 집 치운다고 청소하는 사이에 뭘 또 그렇게 주워먹어서 매일 제가 놀라자빠지고.....
애를 조용히 재울 상황도 안되거든요,
결혼하면 농사일을 줄이시겠다 했는데
그말을 헛말이고
말은 우리 주신다고 다 하시는 일이시라는데
콩,깨,고추부터 시작해서
마늘농사랑 밭농사 논농사.. 장난 아니고
게다가 소도 약 30마리 정도 됩니다.
그러니 농번기 농한기가 따로 없고
한여름 이나 한겨울 에 한 두번 쉴까요?
여름휴가도 없습니다.
돈주고 사람을 쓰려고 해도 시골엔 돈주고 쓸 사람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
아들 둘이 그 일을 다 해야해요.
형이 한분 계신데
그 형님이
제 형님이랑 온가족이 애들 데리고 매주 오세요...
그걸 10년 넘게 하셨다네요?
애들 데리고 올때마다 애들 용돈 좀 주고 하니까
형님은 별 불평 없으신가봐요.
아님 그렇게 늘 사셨으니 생활이다 싶으시기도 하신건지....
저만 나쁜 며느리같고
어제도 신랑이랑 애 데리고 어디어디 가자 했는데
바로 저녁에 전화 하시더군요.
신랑은 또 군소리 없이 제 눈치만 보고 바로 아침에 시골 갔구요.
신랑이 체력도 좋은지
아님 너무 효자인지.
자기도 일주일동안 회사에서 피곤할텐데 너무 집전화를 무시를 못합니다.
애도 점점 크는데
주말에 저도 애랑 신랑이랑 드라이브도 가고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부모님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너무 속이 상합니다.
쌀이랑 부식 받아먹으니 참아란 말은 마시고 저좀 위로해주세요.
돌지난 아들이랑 매일매일 씨름하는데 신랑이 안봐주는 매일매일이 힘드네요.
주말에도 신랑이랑 함께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