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해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청소년 아이 하나를 둔 사십대 공무원입니다.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아이가 초등 들어가면서 반나절만 하는 일을 했어요
남편은 월급 적기로 유명한 대기업. 8시 출근 20시 퇴근하는 직장이었죠
살림엔 재주가 없었지만 모든 살림은 제 몫이었습니다
남편은 정말 아무것도 안했어요. 저는 스트레스 많은 직장사정을 아니까 퇴근하면 손하나 까딱안해도 돈 좀 벌어오는 가장인지라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도 일단 저보다는 더 맘고생 몸고생 하니까 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정말 가진 것 하나 없는 형편에 남편이 직장을 그만둘 상황이 예상되기에 제가 미친 듯이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었구요. 역시나 얼마후 남편은 지난 월급의 반도 안되는 아주 편안한 직장으로 옮겼어요.
남편은 9시 출근 6시퇴근 집에 오면 7시입니다.
전 8시 이전 출근 주3일 10시에 퇴근하는 업무 넘치는 공무원입니다.
저는 남편이 퇴근해서 아이 밥 좀 챙겨주는 것 만 해도 감사할 지경입니다.
어제도 9시쯤 집에 들어가니 쇼파에서 자다가 일어나 밥 안먹었는데? 이러는 거예요. 밥 챙겨주라는 거죠.
제가 제발 나 퇴근 하기 전에 저녁 먹고 아이도 좀 챙겨주라 누누이 부탁을 해도 몸에 배인 버릇인건지 제 손으로 뭘 차려 먹거나 차려주질 못합니다.. 설거지도 두 번에 한번은 안합니다. 그나마 달라진 것은 청소기 돌리기, 방, 거실 정리. 이정도입니다.
나열하면서 더 기가 막히지만 쓰레기 버리기, 빨래와 화장실청소까지 제 몫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변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엔 와이프를 너무 사랑하는 남편이지만 사실 전 노예인거 같습니다. 돈까지 주인의 두배로 벌어다 주는 노예.
지금 냉전중입니다. 화납니다. 이런 냉전을 몇 번 반복해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네요.
남편은 착하고 순한 사람. 밖에서는 성실한 사람 그러나 집에서는 정말 게으른 사람.
변화는 정녕 포기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