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침에 읽은시가 내맘 같아요

able 조회수 : 726
작성일 : 2017-12-22 07:54:47
최승자 시인의 [빈 배처럼 텅비어]中..

p. 9
빈 배처럼 텅비어


내 손가락들 사이로
내 의식의 층층들 사이로
세계는 빠져 나갔다
그러고도 어언 수천년
빈 배처럼 텅비어
나 돌아갑니다


p. 18
슬픔을 치정처럼 달고


슬픔을 치정처럼 달고
내가 운들 무엇이며
내가 안운들 무엇이냐
해 가고 달 가고
뜨락 앞마당엔
늙으신 처녀처럼
웃고 있는 코스모스들


p.20
어느 날 나는


하늘이 운다
구름이 운다
일생이 불려가고 있다
어느날 나는
마지막 저녁을 먹고 있다


p. 50
나의 생존 증명서는


나의 생존 증명서는 시詩 였고
시詩 이전에 절대 고독이었다
고독이 없었다면 나는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 전체가 한 병동이다
꽃들이 하릴없이 살아 있다
사람들이 하릴없이 살아 있다


p. 96
또 하루가 열리고


또 하루가 열리고
돌담 곁 수국화가
고개를 떨군다

(죽음은 안녕하였느냐)

무채색의 죽음 하나
떠내려가고 있다
- 2016년6월17일 초판 2쇄 발행. (주)문학과지성사. 2016년8월12일 독서.

자신이 본 세상은 절망스럽고 허무하지만 그 끝에서는 희망을 본다는 시인의 이야기가 글속에 그대로 자리잡고 있는것 같다.
IP : 221.150.xxx.9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0860 초1 여아 집에서 7시 반에 나가서 5시에 귀가하는 일정인데 소.. 17 2018/02/20 3,276
    780859 아침 안먹는 고3 그냥 둬도 될까요? 35 걱정 2018/02/20 3,089
    780858 계속설사나면 흰죽만먹어야 하는거죠? 8 자취생 2018/02/20 2,246
    780857 오늘 한겨레그림판.jpg 6 미친걸레가 2018/02/20 2,421
    780856 경기권 집 2개 두고 월세로 서울.. 7 이사고민 2018/02/20 1,626
    780855 제 스타일을 찾고 싶어요. 8 변신 2018/02/20 1,980
    780854 서로 좋아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린 왜 서로에게 고통만주고 받았을까.. 7 .... 2018/02/20 1,837
    780853 피겨보는데 눈물이 울컥 ㅠㅠ 27 눈물이..... 2018/02/20 5,842
    780852 플랜다스의 계 다시 시작됐다고 합니다. 4 MB구속까지.. 2018/02/20 1,148
    780851 아들 대학선택 도와주세요 2 1004mi.. 2018/02/20 1,641
    780850 “MB측 삼성이 낸 소송비중 남은 금액 갖기로 해” 17 대단 2018/02/20 1,648
    780849 미국은 총으로 망할 나라. 19 .... 2018/02/20 2,004
    780848 Mbc김세의 기자... 7 ㄱㄴ 2018/02/20 2,171
    780847 내게만 말 함부로 하는 동료 6 시작 2018/02/20 2,287
    780846 성공이란 ? 7 2018/02/20 1,176
    780845 오전에 20만 채우겠네요. 25 청원 2018/02/20 3,386
    780844 이윤ㅌ은 결혼안한사람 인가요 15 2018/02/20 8,380
    780843 설 바로 앞뒤로 제사가 있어요. 12 물방울 2018/02/20 2,833
    780842 사람의 어떤 면을 보고 싸가지 없다고 느끼시나요? 5 ㄴㄷ 2018/02/20 2,215
    780841 머리나쁜애가 인성 드러우면 어떤 결과인지 보여주네요. 3 ..... 2018/02/20 2,362
    780840 식당에서 시어머니보고 피해나왔어요. 8 ... 2018/02/20 5,759
    780839 나는 못 사면서 여동생에게는 사 주는 심리가 뭘까요? 21 돈과 안친함.. 2018/02/20 4,440
    780838 응원말고 야유해주고 싶어요 28 개고름 2018/02/20 3,591
    780837 Tv조선에서도 김보름 제대로 짚어주네요 10 ... 2018/02/20 6,669
    780836 장남이랑 결혼한게 너무 후회스럽네요 17 마음에 병 2018/02/20 8,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