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덧 졸혼 황혼이혼등이 이해가 가네요...

55 조회수 : 4,440
작성일 : 2017-12-15 21:21:45
저는 외국에 사는데요..

언젠가 여름에 바닷가에 가족들과 갔어요. 
아이들은 어느정도 커서 저나 남편이 쫓아다닐 필요는 없고 그냥 앉아서 지켜만 보고 있었죠.

그닥 남편과 대화가 잘 되는 편은 아니고, (대문글처럼 리스이기도하고)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편이구요. 결혼 16년차.. 이제 여러가지로 포기하고
남편과 뭔가 교감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 건 깔끔하게 잊은 지 오랩니다. 
기대치가 전혀 없어서 가끔 대화가 되면 어머 오늘 왠일이지 하며 즐겁게 웃고 그걸로 끝! 
제가 그렇게 쿨하게 변했더라구요.



다시..바닷가로 돌아와서..
남편이랑 모래사장에 앉아 있었죠. 말 없이 각자 핸드폰 보고 저는 간간히 애들쫓아가서 사진 찍어주고
남편은 핸드폰만 쳐다보다 낮잠도 자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중에 주변을 둘러봤는데요.

바닷가에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하나같이 남녀 짝을 이루고 왔더라구요.
어린아이들을 데려온 부부는 함께 아이들과 놀아주고
어린 연인들은 쌍쌍이 다정하게 선탠하며 누워있거나 눈꼴사납게 하트뽕뿅 눈을 해서는 물장난도 하고 수영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다정하게 시간 보내는 사람도 많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진 아니더라도 50대 정도 되는 연인? 부부?들도 단둘만의 시간을 다정하게 즐기고 있더라구요..
정말 하나같이 다 사랑이 넘쳐보이는데, 그 와중에 우리부부만 각자 핸드폰 쳐다보고 있습디다 -_-;

한국에서는 중년 넘은 나이에 남녀 단둘이 넘 사이좋으면 백퍼 불륜이다 이렇게 수근 될지도 모르겠지만
여긴 외국이고, 외국애들 애정 없으면 칼같이 이혼들 많이 하고, 또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다시 사랑을 잘들도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일단 기본적으로 어디에서든 나이불문하고 커플들은 참 다정하게 잘 다녀요.
손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 커플?들도 어디에서든 참 쉽게 볼 수 있어요.

외국살은지도 이제 십년 넘은지라 늘 보는 풍경임에도 그 날은 그게 참 부러웠어요.
애정없는 사람과 헤어지고 설레는 사람도 새롭게 만나고, 백세시대라는데 20대에 만난 사람과 그닥 좋지도 않은 사이에 평생 살아야한다는 건 참 불합리하단 생각도 들고..이 외국애들 자유롭게? 사는 거 보면서 갑작 부럽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외국애들 워낙 이혼을 많이 하고 그게 흠도 아니고 아이들도 워낙 흔한일이라 잘 받아들이긴 하지만, 얘네들이라고 이혼이 쉬운것도 아니고 그 사이 아이들이 맘고생하는거야 똑같긴 하죠.. 우리나라보다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긴 하지만..

저는 아이들 마음 상처 줘가며 이혼할 생각은 없지만,
백세시대에 한남자와 평생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 다 크면 진정 혼자 살면 좋겠단 생각도 종종 들고
어느덧 졸혼이니 황혼이혼이니 하는 말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네요..



IP : 120.17.xxx.15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7.12.15 9:28 PM (211.179.xxx.85)

    마흔 다섯, 결혼 18년차..

    남편과 뭔가 교감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 건 깔끔하게 잊은 지 오랩니다. 기대치가 전혀 없어서 가끔 대화가 되면 어머 오늘 왠일이지 하며 즐겁게 웃고 그걸로 끝!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저는 결혼 18년차인데 리스는 17년차라 남편과 둘만 있음 너무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경제적 독립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고 5년 뒤 이혼하는게 제 인생 마지막 꿈이에요.

  • 2. 저도
    '17.12.15 9:44 PM (61.82.xxx.129)

    살면서 무던히도 남편과의 결별을 꿈꾸었었죠
    어쩜 이렇게 내가 사람보는 눈이 없었던가
    다른여자와 살았다면 존경도 받았을 남자
    그러나 나하고는 정말 아닌 남자
    앞으로 수십년을 이사람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게 너무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몇번 시도도 해봤지만 뜻은 이루지 못하고
    지금은 그냥 말그대로 식구가 되어 살아갑니다
    이뻐해줄려고 노력하구요
    낭만, 가슴설렘같은 건 젊을때 경험한걸로 만족하려구요
    거의다 이렇게 살다가지 않겠나 하며자위하고 있습니다

  • 3.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17.12.15 10:04 PM (125.186.xxx.221)

    나만 소통이란걸 모르고 외로운줄 알았는데
    같은생각 하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저도 몇년안에 이혼하려고 큰그림 그리고 있어요
    시댁과의 갈등,소통불가 남편
    숨막혀서 못 살거 같아요
    결혼한지 십여년 이젠 명절날은 명절답게 쉬고 싶어요

  • 4. 47528
    '17.12.15 11:04 PM (223.62.xxx.221)

    극공감합니다.

  • 5. ,,,
    '17.12.16 1:36 AM (59.29.xxx.113)

    어쩜 제가 하고싶은 말을 잘 써주셨네요.제 맘이 딱 님 심정이네요

  • 6. ..
    '17.12.16 3:57 AM (59.20.xxx.172)

    정말 토시하나 틀리지않고 제가 쓴 글인줄..졸혼할때까지 기다리면 제 인생도 끝일거같은데 이 40대란 나이가 애매하네요.

  • 7. 모성
    '17.12.16 7:03 AM (79.184.xxx.188)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여자노예로 갇혀 있었다 이혼이던 졸혼이던 어쨋건 50 이제 자유다 이게 끝이면 인간이 아니다 사회가 우리를 입 다물게 했다 모성이라고 칭찬해주었다 내 딸에게 얻혀 살 궁리하지 않고 내 딸 내 아들들에게 이런 똑같은 분위기 넘겨 줄 수 없다 난 운동 할 것이다 남자던 여자던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각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꼭 만들어 주고 갈 것이다 경험하지 않았다면 목소리 높이지 못 한다 난 이 거지 같았던 대한민국에서의 여자의 삶을 욕할 것이다 남편들 회사에 충성하지 말고 가족의 말에 귀좀 열어라 남들 다 가는 지옥길로 가지 말고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을 위해 살았다 하지 말고 아이들 학원에 학교에 가두지 않아도 된다 그냥 적당히 벌고 적당히 즐기다 죽자

  • 8. 55
    '17.12.16 8:56 AM (120.17.xxx.157)

    저도 지금 40 막 넘었는데, 졸혼할때까지 기다리고 나면 60대정도 되려나요. 그래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서른이나 마흔이나 쉰이나 결국 똑같은 하루일뿐이고 비록 외모와 몸은 많이 늙어있겠지만 마음만은 청춘 그대로일꺼란 생각이 이제는 이해가 되더라구요. 나이들어 또다른 인생의 즐거움이 있길 기대해봅니다. 이러나저러나 건강을 유지해야 그런 즐거움도 있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7304 새로 산 니트입으니 정전기가 아플정도로 생겼어요. 울100% .. 1 .... 2018/01/12 2,048
767303 포장이사업체에서 계약을 해약한경우 미로 2018/01/12 430
767302 세살아이 수두 자꾸 만지는데 어쩌죠? 4 궁금 2018/01/12 574
767301 요즘 좀 살아본 남자들은 소개시 4 미소 2018/01/12 2,015
767300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읽어보신분 6 ... 2018/01/12 2,090
767299 프로듀스 101 시즌1 보는데 3 ㅅㅅ 2018/01/12 1,184
767298 아이클타임..이라고키성장영량제 구매해보신분 1 2018/01/12 1,788
767297 잠실 시장근처에 세계로마트 등 많던데 어떤 마트가 젤 좋은가요?.. 2 마트 2018/01/12 874
767296 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44 1234 2018/01/12 13,113
767295 유치원방과후 영어교육금지 지지 해요 21 영어교육 2018/01/12 1,768
767294 출퇴근추우신분 발토시 착용강추!!!! 16 흠흠 2018/01/12 3,100
767293 셀프등기 무사히 마쳤어요 2 드뎌 2018/01/12 1,493
767292 1인 가구가 대세…기발한 '복합 제품' 특허 봇물 2 oo 2018/01/12 1,184
767291 후궁견환전처럼 현실을 알려주는 작품이??? 2 tree1 2018/01/12 997
767290 슬로우쿠커 타이머 없어도 괜찮나요? 9 2018/01/12 1,844
767289 숙대 문화관광V동국대영어영문학 22 ... 2018/01/12 3,188
767288 제주도 계시거나 사시는분 지금 상황좀 알려주세요~ 10 2018/01/12 1,834
767287 아이가 손가락, 발가락에 힘이 없대요. 6 ... 2018/01/12 2,027
767286 강아지 키우는 분들,하울링 하던가요? 15 강아지 2018/01/12 3,027
767285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고 우울증이 17 2018/01/12 6,834
767284 캉캉교를 건너 (본격 시모 올가미 만화) 4 ㅇㅇ 2018/01/12 2,200
767283 40대 이상 비혼분들은 무슨 희망으로 삶을 사나요? 30 ㅁㅁㅁ 2018/01/12 8,574
767282 엄청난 팩트폭행 2 ㅎㅎㅎ 2018/01/12 1,443
767281 류여해 가고 배승희 왔다. 14 떠오르는 똥.. 2018/01/12 3,188
767280 그냥 실내온도 얘기 ㅠ 38 남향 2018/01/12 5,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