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뭘까요?

깍뚜기 조회수 : 5,226
작성일 : 2017-12-14 13:13:28
꼬마 시절부터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친구관계였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한글을 배워 처음으로 쓴 글은...
말 다툼을 한 유치원 친구에게 쓴 화해의 편지였죠. 
항상 단짝도 있고, 친한 그룹도 있었고,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놀 것인가가 인생의 화두였던 어린이는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먹고 마실 것인가가 인생의 목표인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같은 중학교에 간 절친 초딩 동창이 
집안 문제로 괴로워 갑자기 저에게 마음을 열 수 없게 된 중2의 사건으로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고3 때 틀어진 절친과의 관계로 수능 한 달 전까지 매일을 울었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을까?" 라기 보다는
그랬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로 결론이 나더군요. 
하여간 복잡 미묘하고 징한 모든 감정은 연애가 아니라 
우정으로부터 배웠지요. 

나이가 들면서 상황(물리적, 심리적 거리)이 바뀌고 
열렬했던 관계도 수명이 다하는 경험을 했고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겪었고 
또 우연치 않게 새로운 좋은 인연도 만나고
하여간 그렇게 한두살 더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관계를 되돌아보면서 
"진정한" 친구란 말은 부담스럽고,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무얼까 가끔 생각해보게 돼요.  
제겐, 

* 상대가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그런 걸로 알 때)
궁금증보다 걱정이 앞서면 - 친구
걱정이 안 되진 않지만, 무슨 일인지 알고 싶은 맘이 좀 더 크면 - 지인 


* 상대가 정말 힘들 때 
그 말을 들어야 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맘도 조금 들 때 - 친구 

그만큼 친구와 일체감이 커서, 들어주고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맘이 너무 아프고, 나도 심리적으로 많이 연루되어 힘이 드는 거지요. 
마치 엄마의 힘든 얘기를 듣기 싫은 심정 비슷... 
그렇지만 결국 듣고 같이 울고 그렇게 되지만. 

잘 들어주고, 힘내라고 해줄 때 - 지인 
이것도 물론 진심입니다. 

쓰고 보니, 상대의 사정도, 친구와 지인의 경우 알 수 있는 범위가 다르겠네요. 


* 상대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얼마나 고생했고 바랬는지 잘 아니까 같이 기쁨 짠함 - 친구 

기분좋고 정말 잘 했다고 상큼하게 축하
그렇지만 계속 생각나진 않음 - 지인 
 

그렇다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무자르듯이 친구와 지인으로 분류하는 건 아니고, 
한 대상에게라도 내가 친구로 구는가, 지인으로 구는가 
되돌아보게 되어 써보았습니다. 
또 친구든 지인이든 색깔과 무게가 다른 모든 관계가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IP : 222.111.xxx.16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7528
    '17.12.14 1:27 PM (220.95.xxx.164)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2. 어린 시절
    '17.12.14 1:28 PM (211.245.xxx.178)

    같이한 아이들은 친구, 친하든 안친하든 친구라 지칭하고,
    살면서 알게된 이들은 지인으로 분류해요.
    학교 다닐때의 인연은 친구.
    지금 아무리 친한 이웃이라도 지인.

  • 3. ㅇㅇㅇㅇ
    '17.12.14 1:42 PM (211.196.xxx.207)

    여기서 이런 친구 끊어야 할까요? 묻는 글은 다 지인급이에요.
    친구에게는 그런 대접도 안 받고 그런 걸로 끊을까요? 하지도 않는 거지요.

  • 4. 깍뚜기
    '17.12.14 1:45 PM (222.111.xxx.161)

    47528 님 / 한 해가 가고 있어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나봐요 ^^

    어린시절 님 / ㅋㅋ 맞아요 대개 그렇게들 이야기하기도 하죠.

    ㅇㅇㅇㅇ 님 / 느낌이 확 옵니다. 친구라면 애초에 그렇게 대하지 않겠죠. 또 피치못할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든 마음을 터놓고 풀거나요... (제 경우는 그래요)

  • 5. ..
    '17.12.14 2:18 PM (211.203.xxx.105)

    만나서 아무생각없이 아무말안하고 있어도 편하면 친구
    뭔가 얘기할 꺼리를 계속 찾고있으면 지인..

  • 6. ...
    '17.12.14 3:05 PM (211.36.xxx.253)

    원글님은 친구들에게
    친구일까요 지인일까요?
    왜냐하면
    친구이길 바라는 내마음과
    친구에게 느껴지는 원글님의 모습은
    다를수있으니까요.

  • 7. 깍뚜기
    '17.12.14 3:15 PM (222.111.xxx.161)

    211님 / 제가 마지막 단락에 쓴 대로 저도 그 부분이 늘 고민 주제입니다.
    서로 친구이길, 서로 지인이길 일치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요.

  • 8. ..
    '17.12.14 3:54 PM (222.110.xxx.214) - 삭제된댓글

    전 제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라 하고, 그냥 형식적인 이야기만 할때는 지인이라 합니다. 지인은 말 그대로 아는사람 인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8936 종합부동산세는 6월1일 딱 그날하루로 정해져요? 1 .. 2018/03/14 995
788935 엠비한테 달랑 기자한명만 질문하네요 11 기레기들 2018/03/14 2,972
788934 이명박의 종신형을 기원합니다. 6 2018/03/14 744
788933 다음 초기화면 승! 13 기레기아웃 2018/03/14 2,710
788932 오늘 그 장로님을 위한 어느 개신교인의 기도문 9 2018/03/14 2,177
788931 오늘부터 정화수 떠놓고 기도! 5 제발~ 2018/03/14 1,022
788930 중국에서 중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3 ㅇㅇ 2018/03/14 551
788929 오늘 구속될까요?귀가할까요? 19 ........ 2018/03/14 3,096
788928 MB는 오늘 아침밥을 돌솥에 담아 먹었을까요? ㅎㅎ 5 어느 멋진 .. 2018/03/14 1,733
788927 명박이 9 Mb 2018/03/14 942
788926 석연찮은 정봉주, 음모론을 다시 제기하는 김어준 23 길벗1 2018/03/14 3,905
788925 비트를 먹으면 소변이 붉게 나오나요? 14 커피나무 2018/03/14 11,643
788924 서초동 인데 우와 헬기소리 ㄷㄷㄷ 20 기쁜날 2018/03/14 5,904
788923 조사시 대통령님이라 부른대요. 노통께 우병우가 했듯이 해야죠!!.. 7 참담 2018/03/14 2,420
788922 전직대통령으로서 할말이 많지만? 웃기고있네 4 미친넘 2018/03/14 894
788921 이준석펀 진짜 재밌네요 6 토론대첩 2018/03/14 2,381
788920 옛말 하나도 안 틀려 Money Best 구지가 2 201404.. 2018/03/14 989
788919 엠비 참담하다네요 ㅋㅋ 25 ... 2018/03/14 5,333
788918 계단오르기 운동 4 2018/03/14 3,256
788917 지랄 쌈싸먹고 있네!!! 11 염병~ 2018/03/14 2,300
788916 눈물난다 이런날이 올줄은 5 구속가자 2018/03/14 1,001
788915 정두언 하는 짓 왕재수!!!! 8 ... 2018/03/14 2,229
788914 오늘 치킨 먹어야할까요? 7 ㅇㅇ 2018/03/14 1,081
788913 엠비씨 꼼꼼하게 위에서 생중계하네요 15 헬기조아 2018/03/14 2,335
788912 미스티 범인 후보 리스트와 그 이유. 10 Boston.. 2018/03/14 2,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