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뭘까요?

깍뚜기 조회수 : 4,749
작성일 : 2017-12-14 13:13:28
꼬마 시절부터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친구관계였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한글을 배워 처음으로 쓴 글은...
말 다툼을 한 유치원 친구에게 쓴 화해의 편지였죠. 
항상 단짝도 있고, 친한 그룹도 있었고,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놀 것인가가 인생의 화두였던 어린이는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먹고 마실 것인가가 인생의 목표인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같은 중학교에 간 절친 초딩 동창이 
집안 문제로 괴로워 갑자기 저에게 마음을 열 수 없게 된 중2의 사건으로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고3 때 틀어진 절친과의 관계로 수능 한 달 전까지 매일을 울었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을까?" 라기 보다는
그랬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로 결론이 나더군요. 
하여간 복잡 미묘하고 징한 모든 감정은 연애가 아니라 
우정으로부터 배웠지요. 

나이가 들면서 상황(물리적, 심리적 거리)이 바뀌고 
열렬했던 관계도 수명이 다하는 경험을 했고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겪었고 
또 우연치 않게 새로운 좋은 인연도 만나고
하여간 그렇게 한두살 더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관계를 되돌아보면서 
"진정한" 친구란 말은 부담스럽고,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무얼까 가끔 생각해보게 돼요.  
제겐, 

* 상대가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그런 걸로 알 때)
궁금증보다 걱정이 앞서면 - 친구
걱정이 안 되진 않지만, 무슨 일인지 알고 싶은 맘이 좀 더 크면 - 지인 


* 상대가 정말 힘들 때 
그 말을 들어야 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맘도 조금 들 때 - 친구 

그만큼 친구와 일체감이 커서, 들어주고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맘이 너무 아프고, 나도 심리적으로 많이 연루되어 힘이 드는 거지요. 
마치 엄마의 힘든 얘기를 듣기 싫은 심정 비슷... 
그렇지만 결국 듣고 같이 울고 그렇게 되지만. 

잘 들어주고, 힘내라고 해줄 때 - 지인 
이것도 물론 진심입니다. 

쓰고 보니, 상대의 사정도, 친구와 지인의 경우 알 수 있는 범위가 다르겠네요. 


* 상대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얼마나 고생했고 바랬는지 잘 아니까 같이 기쁨 짠함 - 친구 

기분좋고 정말 잘 했다고 상큼하게 축하
그렇지만 계속 생각나진 않음 - 지인 
 

그렇다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무자르듯이 친구와 지인으로 분류하는 건 아니고, 
한 대상에게라도 내가 친구로 구는가, 지인으로 구는가 
되돌아보게 되어 써보았습니다. 
또 친구든 지인이든 색깔과 무게가 다른 모든 관계가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IP : 222.111.xxx.16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7528
    '17.12.14 1:27 PM (220.95.xxx.164)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2. 어린 시절
    '17.12.14 1:28 PM (211.245.xxx.178)

    같이한 아이들은 친구, 친하든 안친하든 친구라 지칭하고,
    살면서 알게된 이들은 지인으로 분류해요.
    학교 다닐때의 인연은 친구.
    지금 아무리 친한 이웃이라도 지인.

  • 3. ㅇㅇㅇㅇ
    '17.12.14 1:42 PM (211.196.xxx.207)

    여기서 이런 친구 끊어야 할까요? 묻는 글은 다 지인급이에요.
    친구에게는 그런 대접도 안 받고 그런 걸로 끊을까요? 하지도 않는 거지요.

  • 4. 깍뚜기
    '17.12.14 1:45 PM (222.111.xxx.161)

    47528 님 / 한 해가 가고 있어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나봐요 ^^

    어린시절 님 / ㅋㅋ 맞아요 대개 그렇게들 이야기하기도 하죠.

    ㅇㅇㅇㅇ 님 / 느낌이 확 옵니다. 친구라면 애초에 그렇게 대하지 않겠죠. 또 피치못할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든 마음을 터놓고 풀거나요... (제 경우는 그래요)

  • 5. ..
    '17.12.14 2:18 PM (211.203.xxx.105)

    만나서 아무생각없이 아무말안하고 있어도 편하면 친구
    뭔가 얘기할 꺼리를 계속 찾고있으면 지인..

  • 6. ...
    '17.12.14 3:05 PM (211.36.xxx.253)

    원글님은 친구들에게
    친구일까요 지인일까요?
    왜냐하면
    친구이길 바라는 내마음과
    친구에게 느껴지는 원글님의 모습은
    다를수있으니까요.

  • 7. 깍뚜기
    '17.12.14 3:15 PM (222.111.xxx.161)

    211님 / 제가 마지막 단락에 쓴 대로 저도 그 부분이 늘 고민 주제입니다.
    서로 친구이길, 서로 지인이길 일치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요.

  • 8. ..
    '17.12.14 3:54 PM (222.110.xxx.214) - 삭제된댓글

    전 제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라 하고, 그냥 형식적인 이야기만 할때는 지인이라 합니다. 지인은 말 그대로 아는사람 인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2865 펌, < 반박 성명 발표한 대법관 13인에게 고함 >.. 6 .... 2018/01/25 745
772864 아빠가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3 ㅇㅇ 2018/01/25 5,404
772863 오후 3~4시에 끝나는 일 하시는 분 있나요? 8 Dd 2018/01/25 3,169
772862 구몬영어와 눈높이러닝센터영어 어떤것?? 8 ㅡㅡ 2018/01/25 4,160
772861 외신, 남북 단일팀, 결과 관계없이 이미 승리 9 고딩맘 2018/01/25 924
772860 드럼세탁기 세제 추천해주세요 세제 2018/01/25 978
772859 강아지 감기 얼마나 가나요? 1 비옴집중 2018/01/25 641
772858 리턴의 고현정 53 ... 2018/01/25 22,271
772857 자한당 연구원;악해지지말고 선한이미지 보여줘라 6 가능할까 2018/01/25 573
772856 보일러 동파......무조건 임차인이 잘못일까요?? 11 -- 2018/01/25 3,460
772855 문통생일 뉴욕광고 모금액 제대로 된거 맞는건가요? 70 그러니까 2018/01/25 4,071
772854 아비노광고에서 최강희 담요 또리방또리방.. 2018/01/25 694
772853 헤어,패션스타일,인테리어사진,음식등등 볼수있는 사이트? 1 딸사랑바보맘.. 2018/01/25 775
772852 두통은 왜 올까요? 5 두통 2018/01/25 1,238
772851 미국은 지금 '커피 발암물질 경고문' 부착 논란 2 샬랄라 2018/01/25 2,857
772850 오래된 아파트 매매시 인테리어 공사 후 매매가 나을까요!? 14 연습 2018/01/25 7,067
772849 30대 후반이 보세 저렴이패딩입으면 없어보일까요 12 /// 2018/01/25 3,976
772848 (김치 고수님들 조언 바랍니다.) 김장김치가 이상해요. 5 시무룩 2018/01/25 2,293
772847 자식 이렇게 다를까요 여유 2018/01/25 1,353
772846 커피에 발암물질 있대요 45 커피 2018/01/25 23,460
772845 추리물 액션 영화 추천 좀 해주세요 8 세븐,본콜렉.. 2018/01/25 1,430
772844 로알드 달 맛 읽었어요~~! 5 와우 2018/01/25 1,398
772843 카레맛 치킨 1 .. 2018/01/25 499
772842 여자 아이스하키선수들의 권리 운운하던 자발당 본심 7 고딩맘 2018/01/25 837
772841 예금만기 연장하려면 2 은행업무 2018/01/25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