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울 딸 어록중 최고봉

까칠 중딩 조회수 : 3,431
작성일 : 2017-11-28 17:35:21

지금 울 둘째딸이 중2에요..

얼굴은 여드름 덕지덕지..머리에 비듬까지..

어찌나 말은 짧고 까칠한지...

그런데 이렇게 변한게 불과 2~3년밖에 안되거든요.


그 전에는

그러니까 초등 6학년까지는 정말 수다장이였어요.

학교 갔다오면 나 붙잡고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1차로 이야기 하고,

언니 하교하고 오면 언니 붙잡고 짧게 2차로 이야기 하고( 언니는 길게 말하면 화내니까)

그러다가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옷 갈아 입는 아빠 쫄쫄 따라다니면서부터 저녁밥 다 먹을때까지 쉬지 않고

 회포 풀듯이 같은 이야기를 아주 아주 길게 늘려서 3차로 해요.

그리고 자기전에 4차로 또 한번 아빠한테 와서 오늘 있었던 일과 내일 일어날 일을 연결해서

 마지막으로  또 이야기하고 잠들었거든요..


그러다 보니..아빠가 늦게 퇴근하거나...

아빠가 퇴근후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이야기 못들어주는 상황을

울 딸이 제일 싫어했어요.


그런데 가끔 내가 남편한테 장난으로 " 바람펴? 누구야? 누구랑 있다가 늦게 온거야"

막 이랬거든요..


그런데

당시 초3쯤 되었을텐데..

딸아이가 아빠한테 오더니..

눈빛을 반짝거리면서 조용히 귀에다 말을 하더래요.

" 아빠. 나랑 그그그 바바바람 바람 피는거..하자...나하고 하자..."

남편이 깜놀해서 " 너 바람이 피는게 뭔지 알아?"하니까..

역시 눈을 빤짝빤짝거리면서 " 응, 알아. 그거...아빠랑 나랑 먹고 싶은거 먹으면서 즐겁게 아빠가 내 이야기 들어주는 거야..."

남편이 " 뭐 먹으면서 이야기 할건데.."

" 응, 아빠는 라면..나는 짜장면"

울 남편이 라면 무지 좋아하는데 내가 평소 잘 못 먹게 하니까..나없을때 몰래 끓여먹거든요..

울딸이 제일 좋아하는 건 짜장면이었고..


그래서..

서로 좋아하는 라면과 짜장면을 먹으면서 저는 수다떨고 아빠는 들어주고..

그게 바람피는거라고 이해한 거죠..


그때 남편하고 이야기하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 이후로는 농담으로도 바람피냐..는 말 안합니다.


그 종달새같은 애가 중딩 가더니..완전 까칠 중딩2가 되었어요...

당시 어록을 더 많이 기억해둘걸 후회도 되구요..


IP : 183.98.xxx.8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7.11.28 5:53 PM (125.178.xxx.159)

    그만할 땐 종달새죠.
    울 아들도 그랬는데 이젠 묵언수도로..

  • 2. ♡♡
    '17.11.28 5:55 PM (125.137.xxx.148)

    정말 기록해놔야 할 듯.....예쁜 시절이었네요..
    제 아들은 입이 무거워 말로는 즐거운 일이 거의 없었는 것 같아요....기억도 안나네요.

  • 3. qas
    '17.11.28 5:56 PM (175.200.xxx.59)

    맞아요. 아이들 앞에서 말 조심해야하죠.
    어쩜 그리도 기억들을 해놨다가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꺼내는지...

  • 4. ..
    '17.11.28 6:01 PM (58.140.xxx.82)

    아이고.. 그래도 아이가 제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나쁜 짓들은 안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찰떡같이
    믿어주나봅니다. 바람을 그렇게 이쁜걸로 생각을 한거보니..

  • 5.
    '17.11.28 6:36 PM (223.39.xxx.185) - 삭제된댓글

    정말 너무 예쁜 이야기네요

  • 6. 고딩맘
    '17.11.28 7:07 PM (183.96.xxx.241)

    ㅎㅎㅎ 재밌어요 아이가 크니 이제 까칠한 것도 다 지나가네요 옛날이 그리울지도 헉 ..

  • 7. ㅇㅇ
    '17.11.28 7:22 PM (152.99.xxx.38)

    너무 귀엽네요...진짜 옛날이 아쉽고 그리우시겠어요. 하지만 사춘기 지나면 또 수다쟁이로 돌아오겠죠. ㅎㅎ 저도 대학때 엄머랑 수다떨다가 학교 늦은적도 있어요 ㅎㅎ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3998 숫자와 끝말잇기에 열광중인 아들 4 에고고 2018/01/30 796
773997 나무수저 믿을만한 옻칠 4 추천바랍니다.. 2018/01/30 1,501
773996 그니까 하여간 2018/01/30 415
773995 댄스 스포츠 선생님께 구정 선물로 백화점 상품권 6 구정선물 2018/01/30 924
773994 시가에 안간지 1년이 넘어가요 4 좋구나 2018/01/30 2,822
773993 말 잘듣는 아이 태교 6 .. 2018/01/30 1,168
773992 김나운 광고하는 새우 어떤가요? 10 롤케익 2018/01/30 2,465
773991 식기세척기 배수관에서 물이 새면 1 ㅇㅇ 2018/01/30 1,006
773990 어제 다음 매크로 연습한 것이 남북 평화올림픽 방해하려고 그랬나.. 3 평화 2018/01/30 667
773989 개학한 학생들 학교에 난방 하나요? 1 .. 2018/01/30 868
773988 갈비찜 양념장이 써요 ㅠㅠ 도와주세요 6 oo 2018/01/30 856
773987 오픈마켓 공부어디서해야할까요?물건등 a 2018/01/30 391
773986 "데이트폭력, 결혼 후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 2 oo 2018/01/30 1,352
773985 김어준 보다 문과 유시민이 어떻게 비트코인을 더 잘 설명할 수가.. 21 …. 2018/01/30 5,325
773984 잇미샤와 미샤는 차이가많나요? 5 미샤 2018/01/30 10,747
773983 이념과 정치에 편향된 쓰레기 언론들이 한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 길벗1 2018/01/30 536
773982 녹번본원 명성학원 은평뉴타운 명성? 명성 2018/01/30 1,214
773981 자전거래 사실로..국토부 전면전 선언 10 기레기들일좀.. 2018/01/30 3,291
773980 가와사끼병으로 입원해있어요... 19 도와주세요 2018/01/30 5,761
773979 교적이 있는 성당이 아닌 타성당 다니는 분들은 15 초심자 2018/01/30 3,434
773978 알바들 다음까지 난리네요 49 어휴 2018/01/30 1,943
773977 뉴스공장에 유작가 출연~ 23 고딩맘 2018/01/30 3,638
773976 코 수술 해보신분 계시나요 ? 코 골절후 흉이 남았어요 ㅜ 2 .... 2018/01/30 970
773975 비판 여론 잇따르자 부랴부랴 소방관련법 처리 나선 국회 5 고딩맘 2018/01/30 1,215
773974 흑백만 출력하는 프린트기. 넘 스트레스네요 20 와니 2018/01/30 3,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