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월호 기억 교실에 다녀왔어요.

대만아짐 조회수 : 966
작성일 : 2017-11-28 00:18:11
반년만에 한국 와서 취소 직전의 운던면허를 갱신하고
안산까지 간 김에 동생을 졸라 기억 교실에 다녀왔습니다.

2014.04.16
결혼 후 얼마 안되어 한국 친정에 다니러 온 다음날 아침.
여전히 서먹하지만 나이 많이 먹어 친해진 아버지와(부끄럽지만 나이 먹어서 아버지가 좋아졌어요.) TV를 보다가 세월호 소식을 접했지요.
발걸음 가볍게 떠난 친정집에 있는 며칠 동안 마음이 무겁기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깝지만) 외국이라는 이유로 유지니맘님을 비롯한 82쿡 회원님들이 행동하시는 동안 잠깐잠깐 소액으로만 마음을 보태곤 했었다지요.

교육청 문을 열자마다 세월호 가족분들을 뵙는 순간부어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꾹 참았는데 첫번째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 아니 꽃보다도 더 향기롭고 싱그러운 아이들. 너무도 창창하게 젊은 선생님들. 손만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없어서 더 허공에 하염없이 손을 뻗게 하건 그 수많은 천사들..

매번 세월호. 노란색만 보면 눈물 짓공 하던 저를 이해할 수 없어하던 외국인 남편도 결국 무너져서 2층 교실에 들어간 순간 그냥 말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식적으로도 여러 번 다녀왔던 동생은 매번 그처럼 꽃같은 아이들 얼굴 보기가 너무 미안하다고...늘 혼잣말처럼 말했었는데...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제서야 아주 조금 알 것 같습니다(제 동생 이야기는 일전에 416연대 지디 부탁드리면서 실짝 언ㅂ힌 적이 있어요)

한반 한반 그리고 교무실을 오며 남편과(남편도 저절로 그리 되더군요) 묵념을 하고 계단을 내려와 가족분들께서 넉넉히 챙겨주신(대만에 돌아가서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줄 거라 했거든요) 팔찌와 리본들 받아들고 나서니 이제서야 아주 미약하나마 마음의 빚을 덜었습니다.

단원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416기억 전시실은 월요일.휴관인 관계로 못보고 왔습니다.

친정 아부지 암 말기 투병하시는 와중에 아주 짧은 일정 빼서 와서 사실 엄청 바쁜데 그래도 그 예쁜 아이들을 보고 갈 수 있어서 여전히.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 중에 한편으론 다행스럽습니다.

내내 울면서 글을 써서 짧은 문장인데도 한참 걸렸네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82쿡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서요.
그렇게 꾸준히 오랜 기간 세월호 가족들을 지지해 주셨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감사합니다.
IP : 122.32.xxx.13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함니다.
    '17.11.28 12:23 AM (175.223.xxx.99)

    저도 단원고에 기억교실 있을 때 다녀왔어요

  • 2. ...
    '17.11.28 1:02 AM (218.236.xxx.162)

    아직 못 가봤는데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 3. 대만아짐
    '17.11.28 1:18 AM (122.32.xxx.138)

    175님. 저야말로 감사 드리고요
    218님. 저는 오늘 마침 면허갱신을 안산에서 하게되어 겸사겸사 갔을 뿐이예요.
    우리 다 같은 마음이잖아요.
    오래오래 꾸준히 함께 가요.

  • 4. 영화
    '17.11.28 2:07 AM (223.38.xxx.87)

    나쁜나라 보러가서 유족분들 뵙고, 무대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했었어요.
    503호 시절이라 사진같이 찍는 것도 편하지 않던 때 였고요.
    그냥 손만 잡아드렸어요.

  • 5. 그럼요
    '17.11.28 2:12 AM (211.201.xxx.168)

    오래오래 꾸준히 함께가요.
    그리고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거울이되는 어른으로 살도록해요.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도록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8497 30대인데 유방암검진 해야할까요 ㅇㅇ 2017/12/15 737
758496 보온밥솥에 20시간째.. 먹어도 될까요?????????? 18 ... 2017/12/15 4,015
758495 이사갈 집은 언제부터 알아보면될까요 2 샤샤 2017/12/15 1,163
758494 옵션열기들아 총력을 다하네요 26 이너공주님 2017/12/15 1,295
758493 너무 짜서 무도 박았는데, 무도 짠 제 첫김장김치를 어떻게 할까.. 9 첫김장초보 .. 2017/12/15 1,637
758492 김홍걸님 페북 한중 정상회담관련 8 ... 2017/12/15 1,251
758491 청와대 기레기 기자단 해체 청원 - 여기도 서명 부탁드립니다 6 내일까지입니.. 2017/12/15 561
758490 교회다니시는 분 3 ... 2017/12/15 813
758489 3학년 1학기 2학기 총정리할만한 수학문제집 추천 좀 부탁드려요.. 5 ^^ 2017/12/15 968
758488 엔진오일이나 워셔액 등등 교환주기가 필요한 것들요~ 5 초보운전 2017/12/15 909
758487 양말 신고 단화신고 스커트 입는거요 13 패션 2017/12/15 3,554
758486 기레기 프레임 12 .... 2017/12/15 1,183
758485 청와대 기레기 기자단 해체 청원, 20만 ㄱㄱㅆ 23 fever 2017/12/15 2,161
758484 헐.......ytn은 왜 저럼.ㅠ.ㅠ 6 기자들아제발.. 2017/12/15 1,823
758483 전기 티포트 사용해보신 분 계신가요? 4 따뜻한차한잔.. 2017/12/15 1,707
758482 수면내시경받던 40대 여성 사망 12 ㅇㅇ 2017/12/15 8,041
758481 지독하게 아끼는 사람들 잘 사나요? 17 깨찰빵 2017/12/15 7,044
758480 원룸 임대업 하시는분께 여쭈어요 11 ㅡㅡㅡ 2017/12/15 2,470
758479 반대로 사진이 잘 나오는 경우요ㅜㅜ 11 .. 2017/12/15 1,863
758478 평생 아끼고 살아봤자.. 45 인생허무.... 2017/12/15 25,560
758477 애들이 몇살(몇학년)쯤되어야 맘편하게 회사 다닐수있나요 2 111 2017/12/15 1,157
758476 해외에 손자 5 아기 2017/12/15 1,236
758475 중국 외교부 기자회견 번역 2 ... 2017/12/15 844
758474 여기게시판좋아해서 자주오는데 63 기레기출신 2017/12/15 4,179
758473 종합병원에 있는데요 2 개인정보 2017/12/15 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