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계시다/ 있으시다

국어 조회수 : 1,414
작성일 : 2017-11-20 01:56:08

소화 안 되어 못 자는 밤에

바른 말 쓰기 글 하나 퍼왔습니다.

계시다/ 있으시다를 잘 구분해서 쓰자는 뜻으로...



“이어서 회장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행사장 같은 데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인데 어딘가 어색하다.


높임말이 잘못 쓰였기 때문이다. ‘자다’의 높임말이 ‘주무시다’인 것처럼 ‘있다’의 높임말은 ‘계시다’이므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계시다’ 대신 ‘있으시다’를 써야 한다.

‘있다’에는 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 쓰임이 있는데, 동사로 사용될 때는 높임말이 ‘계시다’가 되지만 형용사로 쓰일 때는 ‘있으시다’를 써야 한다.

동사와 형용사는 활용형의 차이로 구분한다. 동사 ‘있다’는 ‘있어라/있자’처럼 명령형이나 청유형 어미와 자유롭게 결합하지만, 형용사일 때는 그런 어미와 어울리지 못한다.

예문을 통해 살펴보자.

우선 ‘동생이 집에 있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때의 ‘있다’는 ‘집에 있어라/집에 있자’처럼 명령형과 청유형으로 활용하는 게 자연스러우므로 동사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장의 주어를 동생에서 아버지로 바꾸면 ‘아버지가 집에 계신다.’가 된다.

한편 ‘영수야, 우산 있어?’ 또는 ‘우리 언니는 돈이 좀 있어.’같은 문장을 살펴보자. 여기 쓰인 ‘있다’는 ‘우산 있어라’ 또는 ‘돈이 좀 있자’처럼 쓸 수가 없다. 명령형이나 청유형 어미와 결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형용사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높임말을 쓸 때는 ‘아주머니, 우산 있으세요?’ ‘우리 할머니는 돈이 좀 있으셔’처럼 써야지, ‘우산 계세요?’나 ‘돈이 좀 계셔’는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그렇다면 ‘말씀’의 경우는 어떤가. 우산이나 돈의 경우처럼 ‘말씀이 있어라/말씀이 있자’ 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있다’가 형용사로 쓰인 것이므로 높여 말할 때에는 ‘회장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로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IP : 59.6.xxx.15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11.20 10:08 AM (61.255.xxx.98) - 삭제된댓글

    잘 읽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9718 하노이 맥주거리요. 질문요.. 4 2018/01/18 844
769717 감기 나으려고 하는데 뭘 먹으면 좋을까요? 6 야휴 2018/01/18 847
769716 윗집 중학생 아이가 4 ... 2018/01/18 3,382
769715 우리엄마가 답답할때 12 오후 네시 2018/01/18 2,766
769714 아파트 갑질왕 아줌마 7 허허 2018/01/18 3,343
769713 혈액형 궁합 믿으시나요? 15 ... 2018/01/18 3,092
769712 제주 2월 말경 가려고 하는데 비행기 티켓 언제가 싸나요? 2 .. 2018/01/18 835
769711 뉴케어 밥 대신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 4 11 2018/01/18 3,851
769710 홈쇼핑 메주세트 2 아일럽초코 2018/01/18 1,141
769709 강철비를 보셨나요? 11 영화의 힘 2018/01/18 2,398
769708 죄송하지만, 중절 수술 문의드려요.. 12 중ㅈ 2018/01/18 7,129
769707 닭갈비 양념한거 사왔는데요, 1 요리 2018/01/18 917
769706 클래시컬 뮤직 4 drawer.. 2018/01/18 430
769705 요양원 5 경험자 2018/01/18 2,302
769704 만년필 잉크 추천해 주세요 만년필 2018/01/18 654
769703 펌)'MB아줌마부대' 차미숙씨 등 국정원 댓글 외곽팀장 재판에 .. 8 .. 2018/01/18 1,817
769702 저도 층간소음 넋두리 5 복실이 2018/01/18 1,635
769701 굴을 데쳤는데 국물이 왜 쓸까요? 1 happy 2018/01/18 532
769700 아이 충치치료 관련 5 충치 2018/01/18 946
769699 롱니트 질문 2018/01/18 480
769698 경북도지사 후보 자유한국당 김광림과 어머니의 사랑과 믿음 이야기.. 7 youngm.. 2018/01/18 1,175
769697 주머니가 알차게 많은 숄더백을 찾아요. 9 베베 2018/01/18 1,767
769696 마른 김은 보통 어디에 보관하시나요? 6 김구이 2018/01/18 1,424
769695 저희아들 얘기 들어주세요 7 대학입학예정.. 2018/01/18 2,242
769694 pdf 파일 문장 일부를 복사(copy)할 수 있나요? 14 피디에프 2018/01/18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