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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백부부) 결말에 관한 소수의견

쑥과마눌 조회수 : 5,021
작성일 : 2017-11-19 22:11:10

압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백부부의 결말을 맘에 들어한다는 걸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당연시 여겼던 것에 감사하고

그런 의미에서 케백수는 로맨틱 성공적이죠


그래도, 

나름 살만큼 살아서

연애도, 결혼기간도, 애덜도 꽤 연차가 되시는 나는

그 결말에 자꾸 갸웃뚱하게 되네요.


팔자를 바꾸고,

인생을 바꿀 기회가 주어졌는데..

왜 안바꾸지? 하는 심플한 질문으로 말이예요.


박원장과 헤어진 예림이는 

아무리 나빴다고 해도, 인이 박힌 을의 연애에 미련이 없었겠는지..

박원장하고 예림이는 자식이 없었겠는지.

남의 인생과 미래는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일말의 후회나 주저없이 가차없이 바꿔놓고..

자신의 인생앞에 아무리 자식 서진이가 걸린다고 

익숙하게 가던 길 다시 가는 건지

그게 최선이냐고..묻고 싶더라고요


설이의 미래도

보름이의 미래도

심지어 남길선배의 미래도 바꾸어졌는데..말이죠.


일단 반도는 착한 캐릭터고

구구절절 마진주의 애증에 관한 세세한 설명과 해명이 곁들여 졌다는 거

그리고 막판에 목숨을 건 교통사고 몸빵까지 

쓰리콤보로 마진주에게 어필했다는 건 

마진주의 결정에 합리적인 배경을 제공했다는 걸 인정합니다.


허나, '착하다'라는 거는..누구에게 착하느냐가 관건이고요

구구절절하던 친정엄마의 임종불참의 사유는,

누구는 곡절하나 없어서, 중요한 시점, 결정적 타이밍에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곳에 있었냐고 묻고 싶고요.

아내에게 해줄 거는

목숨까지 건 사랑아니고

생활습관속에 니 말꼬라지나 고치는 겁니다.


그리하여, 단언컨대,

내가 이 드라마에 실질적인 주인공 마진주엄마라면..

마진주에게 말할듯 싶어요.


이제 니 인생 살라고..

니가 지금 선택하면, 미래는 달라진다고.

꼭 자식을 낳았다고, 그놈하고 얽혀서 

지금까지 살아 온 나날보다 더 많은 나날을 의무적으로 살 필요 없다고..

열심히 스무살부터 니 인생 준비하여

누구랑 엮이든 별 지장없는 니가 주인되는 그런 삶 살라고..

내가 사는 동안 부지런히 밀어줄테니

뭐라도 하라고..


실제 우리 엄니는 말하셨다죠.

반성마저도 안 하는 넘은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반성 잘 하는 넘한테 후한 점수 줄 필요 없다고요.

울고 불고, 무릎 꿇고 하는 넘들 지켜보니, 툭하면 그러면서

또 울고불고, 무릎 꿇고 할 짓을 하더라고.

후회를 어렵게 하고, 미안하단 말도 오래 생각해서 하는 넘하고 엮이라고.


남길선배가 그 외모에, 그 배경에, 그 쉬크함에 오히려 가려진

자제심과 절제력, 그리고 세련된 배려가 제 스톼일이라 한표 줍니다.


집에서 밤늦게까지 구어 온 호감에 찬 여학생의 쿠키를 거절하는 것도..

술취한 진주를 몰래 집까지 지켜봐 주는 것도..

울고 불고한 모습을 보고도 모른 척 끝가지 아무 말 안하는 것도..

네살 연하에 반말하는 반도 그것도, 연적이기까지 한 최반도를 상대로 싸우지 않는 것도..

배려를 상대방이 첨에는 우연으로 느끼고, 나중에 깨닫게 하는 것도..

성숙한 사람의 자세라고 봐요.


정에 이끌린다는 거

아름다운 말이지만

그 놈에 정이 그들만의 리그를 이루어서 요모양 요꼴이 된 세상에 사니

그냥 이젠 더럽기만 하고..

익숙한 것과 결별은 특히, 사람이고 남편이고, 아내일 때 더더욱 어렵고나.. 라는 생각

고백부부의 결말에

도대체, 왜..라는 말만 올리는 나는 

차갑고, 계산적이고, 피도 눈물도 자식새끼도 모르는 속물로 고만 낙인찍히고 싶네요


안녕~

고백부부

다음 생엔 색다른 선택을..

물론, 다음 생은 없겠지만도.



IP : 72.219.xxx.18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서 주인공의 전생을
    '17.11.19 10:14 PM (218.49.xxx.126)

    신으로 설정했나봅니다.

  • 2. ...
    '17.11.19 10:15 PM (122.34.xxx.184)

    동감하는 1인 여기있어요

  • 3. ............
    '17.11.19 10:30 PM (222.101.xxx.27)

    남길선배 배경이나 조건 떠나서 굉장히 괜찮은 사람이더라구요.
    고백부부 잘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일일막장드라마의 미장센인 교통사고 대신 당해서 용서받고 사랑확인하고 그런게 나올 줄은... 작가가 보고 들은 건 많은데 상상력은 절대부족인 것 같아요.

  • 4. ...,
    '17.11.19 10:54 PM (125.177.xxx.61)

    난 오히려 진주가 너무 남탓만 하는 캐릭터같아서 짜증났어요. 엄마 임종 못본게 왜 남편탓인가요? 글구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갖은 수모를 다 당했던 남편의 인생은 어떻고요...둘이 서로 다른 짝 찾았더라도 제성격 누구못주니 비슷하게 살았을거에요.

  • 5. ㅇㅇ
    '17.11.19 10:57 PM (1.253.xxx.169) - 삭제된댓글

    엄청 설득됐음

  • 6. dd
    '17.11.19 10:57 PM (1.245.xxx.179)

    중요한 걸 간과하셨네요
    진주는 선배한테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죠
    아무리 배경이 좋다고 전혀 좋아하는 마음이 안생기는데
    그놈의 돈이 뭐라고 돈만보고 배경만보고 팔자 고친다는거야말로 진부
    더구나 선배랑 팔자고친다고 반도보다 선배쪽이 더 헬 일수도 있죠
    지금이야 좋아해서 대범하다고 하지만
    살다보면 어떨지는 선배쪽도 장담못함
    엄마한테 하는 거 보니까 잔인한 구석도 있어보이던데
    무었보다 진주가 선배한테 저언혀 맘이 없다는거

    반도나 진주나 서로한테 아직도 절절하다는게 즁요하죠

  • 7. ....
    '17.11.19 11:01 PM (221.151.xxx.207) - 삭제된댓글

    선배랑 놀이터에서 헤어질때 뒤돌아 보던 선배의 붉은 눈시울 넘 불쌍 ㅜㅜ

  • 8.
    '17.11.19 11:07 PM (49.165.xxx.192)

    인상적인 댓글이여요 내공 장난아니신 듯요..
    결말을 새롭게 보는 시각에 놀라고 갑니다.

  • 9. 쑥과마눌
    '17.11.19 11:08 PM (72.219.xxx.187)

    -아, 제 취향은 남길선배이나^^;;

    제가 진주에게 하고픈 충고는
    준비해서 어떤 남자를 만나도 흔들림없는 니 인생살아라..고..
    제가 진주엄마라면 그리 충고하겠다고,
    그리 위에 써..있..

  • 10. ㅇㅇ
    '17.11.19 11:23 PM (1.245.xxx.179)

    진주 취향은 남길선배가 아닌거죠
    진주 취향을 전혀 배려하지않은 글
    진주랑 반도 하루종일 같이 있어도 보고싶어 결혼해야겠다고 하잖아요
    그 마음이 지친 삶속에서 잠깐 숨었던거고
    고비를 계기로 반도랑 진주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원하는지 확인도 했고
    막회보니까
    반도 아버지 부자되었다고 하니까
    둘리 손잡고 좋아 죽잖아요
    나라도 저렇세 일상사 사소한거에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반도와 다시 시작하려고 할 거 같은데요
    선배 아무리 배경이 빵빵해도
    복잡한 가정사가 있는 집에
    내 딸 주고싶지 않을 듯
    내가 진주엄마라도 반도쪽으로 인도할 거 같아요
    반도가 개망나니도 아니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누구보다 진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한데
    다른 데 눈을 돌리겠나요
    서진이가 없더라도 반도가 더 눈에 들어올 듯
    시어머니가 둘이나 되는 집에 내 딸 절대 안보낼듯
    아무리 돈이 많아도

  • 11. ....
    '17.11.20 12:28 AM (223.62.xxx.70)

    1.245님은 원글님 요지를 제대로 놓치신 것 같아요.
    시어머니 둘인 집에 내 딸 절대 안 보낸다 하셨는데요,
    만약 진주가 남길 선배를 좋아하게 되면요...?
    그 땐 머리라도 깎아서 가둬 두시려나요?

    원글님이 남길 선배가 취향이라곤 하셨지만
    그건 그냥 취향을 밝힌 거고,
    남길이도 괜찮아~ 일 뿐인 거고.
    결국은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좌우되지 않는
    너의 주체적 삶을 찾고 살아라~ 고 충고한다잖아요.
    그건, 반도를 택해도 남길을 택해도
    내 딸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러나 어떤 남자를 만나더라도 흔들림없이 행복을 스스로 찾아가거라,
    그건 배우자가 아니라 너에게 달렸다~
    를 가르쳐 주고 싶다는 거죠.

    이 남자는 엄마가 보니까 괜찮아,
    저놈은 시어미가 둘이야, 절대 안돼!!! 네가 아무리 좋아해도 반대여!!!
    이런 엄마보다는 원글님이 쓰신 태도가 훨씬 좋은 부모의 자세라고 보입니다만.

  • 12. 저도
    '17.11.20 12:32 AM (222.99.xxx.43)

    현실에선 백퍼 남길선배죠
    메세지는 좋았으나, 현실감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죠
    드라마니까~

  • 13. dd
    '17.11.20 1:57 AM (1.245.xxx.179)

    서진이 때문이 꼭 아니더라도 반도 진주 얘들 꽃같은 24살에 하루도 떨어지기 싫어서 결혼한 사람들임

    얘네 만약 서진이라는 존재도 첨부터 없었고 돌아갈 방법이 없다하다라도
    아마 한달내로 결혼을 하거나 동거부터하거나 일단 집에서 나가서 둘이 살 사람들 같은데
    진주 선택은 그야말로 자기 감정에 충실하게 주체적으로 선택한거죠

    그냥 진주 반도는 지들끼리 좋아 죽는다는 과거도 지금도
    선배가 진주 눈에 전혀 들어도지도 않는데
    자꾸 여기서 선배타령인지

    시아버지 판교투자해서 부자되었다니까
    진주 반도 깨방정떨며 둘이 좋아 죽는거보면
    진주는 본인이 뭘 원하는지 본인이 원하는 확실한 선택을 잘 한거죠
    너무 행복해보이는
    진주 반도

    선배는 전혀 진주 취향이 아님

  • 14. 나나
    '17.11.20 6:24 AM (125.177.xxx.163)

    전적으로 모두 캐동감합니다
    저에게 반도는 가벼웠고 말을 함부로 틱틱 습관적으로 하는 인물이라 뱅자로 그것도 다시사는 배우자로는 아니었는데요

    문제는 진주가 남길에게남녀로서의 무언가를 전혀 못느껴요
    물론 재결합이 가장 기본인 플롯의큰 줄기기때문이니 그렇게 작가가 그렸겠지만요

    ㅎㅎ대부분의 여자들이 왜 재결합하냐했겠죠

    원글님 말씀대로 진주가 좀 더내 인생을 달리 살았으면 싶었어요 저도
    더 자기자신에게 집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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