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때부터 키운 건 아니고 1년 꽉 차게 커서 우리 집에 온 말티푸 믹슨데
한 3년 키우니 얼마전부터 얘랑 대화가 되는 거 같아요.
물이랑 사료 자율 급식하는데 가끔 그릇 비었을 때 제가 못 보고 있으면
코로 밀어서 덜그럭, 소리 내고 저를 쳐다 봐요.
모르고 있거나 방에 있거나 TV 보는데 중요 장면이라 잠깐만, 잠깐만, 하고 앉아 있으면
소리가 점점점점 커져요. ㅎㅎ
저희(사람)끼리 식탁에 모여 앉아 맛있는 걸 먹으면 옆에 앉아서 빤히 쳐다보다가
주둥이로 다리를 슬쩍 밀고
반응 없으면 앞다리를 무릎에 올렸다가 내리고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꼬리로 바닥을 탁탁 치면서 꾸우웅~꾸웅~ 하고 떼쓰는 소리 내구요. ㅎㅎㅎ
부모님이랑 저희 가족 넷 해서 총 여섯 식구가 사는데
강아지가 좀 덩치가 있고 힘이 좋아서 산책은 주로 저나 아들이 저녁에 집에 와서 시켜주거든요.
밤이 되었는데도 안 데리고 나가면 창문으로 가서 내다 보는 시늉을 하고 와서는
딱 사람 정면에 앉아서 쳐다 봐요.
보통 무릎에 앉거나 옆에 기대 앉는데 이 때만 앞에서 쳐다 보면
'뭐 잊은 거 없어? 응?' 하는 느낌이랄까 ㅋ
잠은 꼭 제 침대에서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자는데..
남편이 침대에서 자고 있어도 제가 거실에서 TV보거나 집안일 하느라 늦게까지 안 자면
자러 들어갈 때까지 계속 데리러 와요.
산책때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저를 지그시 쳐다보다가 안방으로 가요.
그래도 안 들어가면 다시 나와서 또 지그시 쳐다보다가 침대로 가는 행동을 반복..
에휴, 그냥 자자 싶어서 들어가면 제 겨드랑이쪽으로 쏙 들어가서 옆구리나 다리 근처에 꼼지락 꼼지락 움직여서
자리를 편하게 잡고 한숨을 폭- 쉬고는 자기 시작해요.
요즘 저나 애아빠나 얘랑 얘기하는데 재미가 붙어서 눈 마주치고 한참 얘기해요.
다음 생엔 엄마 사람 아들로 태어나라~ 든지 누구 닮아 이렇게 예쁘냐~ 든지 ㅎㅎㅎ
근데 내가 얘기할 땐 별 생각 없는데 다른 사람이 그러고 있으면 웃기고 한심해서 ㅋ
서로 비웃어요 ㅎㅎ 당신 그러다 병원 간다~~
암튼.. 우리 강아지 발성기관만 받쳐주면 왠지 말 트일 거 같은데
다른 강아지들도 이렇게 의사소통하고 사시는지 궁금해서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