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남자아이 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다섯살때 이혼을 하고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어요. 아이와 저만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생활에 도무지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당시 담임께서 아이 태도가 너무 심각하다고 조언을
하셔서..진지한 고민 끝에 ADHD 검사를 받아 본 후 그에 맞는 약물치료 와 상담치료를 병행 했습니다.
2~3년간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치료를 받고..엄마인 저로써는 내심 태도나 학교생활도 그만하면 나아진게 아닐까,
또..약을 몇년씩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실 있었거든요.
그래서..약 1년간 병원도 쉬고 약 역시 먹지 않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이가 5학년 무렵인 됐는데 당시 담임선생님이 사흘이 멀다하고 전화를 하시는 겁니다.
도저히..ㅇㅇ 때문에 수업이 진행이 안된다..반 분위기를 망친다..
그때부터 아이가 우울증 까지 겹쳐서(학교에선 선생님 한테 늘 지적만 당하니 당연 교우관계도 좋을리 없었겠죠. 친구들
이 은근 무시하고..)
다시 다니던 병원을 찾게 되었어요.
저도 근무를 마친 후 아이와 속내 깊은 이야기 해보려고 시도도 여러차례 했지요.
당시 가슴을 부여잡고 울면서..학교고 뭐고 다니기 싫고, 친구도 선생님도 다 싫고.
다 자기를 미워만 하지 누구 하나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엄마 마저 날 믿어주지 못하고 매일 혼만 내니 난 누굴 믿고 살겠냐며..(어휴 당시를 떠올리기만 해도 억장이 무너지네요)
쭉 다녔던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 아이가 처음 진단받고 상담을 받았던 그 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으로 바뀌셨더군요.
예민하게 여기지 않고 또 꾸준히 병원을 다녔어요.
아이가 크다보니 스스로 약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고 ADHD 약이라는게 식욕저하를 시키기 때문에 학교에서 급식하면
밥을 못 먹고 버린다고 하더군요. 약 먹기 싫은데 안 먹으면 안되냐고..
그만저만 해서 올초까지 쭉 상담을 이어왔는데 그 병원의 상담이란게..5~10분 도 채 안되게 그저 일상적인 질문들..
요즘은 어떠니? 학교생활은 어때? 친구들 하곤 어때? 그리고..뭐 똑같은 이야기들..
그리고 우선, 아이가 상담에 임할때 속내를 이야기 않는것 같더라고요.
뭐 그냥 그래요. 별로 혼나지 않아요. 좀 심드렁 하게..(사실 상담이랄것도 없는 셈이죠)
그리곤 약 처방받고 집에 오고. 뭐 그런 식.
그리고 중학교를 올라 오게 되었는데 학기초 입학해서 상당히 심각했어요.
중학교 생활이 겁난다. 학교가 후지다. 너무 재미가 없고 하나도 흥미로운게 없다.. 중학교에 관한 이미지는 온통
부정적인 것 뿐 뭐 하나 긍정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올라오기 전 초등 6학년때 굉장히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분이랄까 ..그런 담임선생님을 만났거든요.
제가 아이문제 때문에 선생님과 몇차례 상담을 받아보면 또 이분은 너무~ 착하고 맑은 아이다..장난이 심해서
그렇지 오히려 귀엽고 씩씩한 아이다. 너무 예민하게 염려 마시라고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셨던 분이었어요.
그 선생님의 영향력 탓 이었는지 6학년때는 아이가 아주 흥이 나서 학교생활을 하더군요.
물론, 교우관계도 좋았구요. 그렇다고..집중이 힘들고 산만한 증세가 사라진건 아니었지만..
아이는 학교생활을 즐거워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졸업 후에 담임과 카톡을 할 정도로 서로 신뢰도 있었던 듯 해요.그 선생님과 헤어지고 새로운 학교생활에 임하게 된 아이는..불행이라도 시작 된양(실제로 불행이란 단어 자주 써요)
온통 우울 지경 처럼 보입니다.
중 1인데 가방안엔 노트 한권이 없고 종이 한장 들어있질 않습니다..필통을 봐도 지우개도 없고 볼펜과 필기도구는
자주 새로 사던데..가방안엔 아무것도 없어요.
그저 정말 마지못해 꾸역꾸역 학교 다니고 그 어떤 흥미도 없어 보여요.
며칠전 지금의 담임선생님과 전화상담을 했는데..그 양반 말씀도 지금 상태는 심각해 보인다..
도대체 학교에 뭘 하러 오는 아인지 모르겠다..(듣기 거북하게 말씀 하신건 아니에요) 교과서도 없기 일쑤고,
수업은 아예 안 듣는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고 엉뚱하고 우스갯 소리 해서 친구들이 웃어주면 그때나 활기를 보인다고 해요.
성정 자체는 워낙 여리고 순해서(자랑 아닙니다..)누구랑 다툰다거나 거친 아이는 아니란건 선생님도 알고 계시
더군요. 착한건 누구보다 착한 아이라고..
반 아이들중 아주 심각한 수준이 3~4명 가량 되는데 그중 한명이 제 아이랍니다.
제가 이러저러 그간의 일들을 솔직하게 말씀 드렸어요.
몰랐다고 하시고 관심있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 주시더군요.병원도 다녔고 했었다는건 몰랐다시면서
앞으로 좀더 주의깊게 지켜보고..신경 쓰시겠노라.
의례적인 말씀일수도 있겠지만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 상담을 마친 후 일주일이 흐른 지금까지 엄마인 저는 밤에 한숨도 제대로 잘수가 없고..
저 역시도 부정적인 마음만 자꾸 듭니다..지금쯤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지적을 당하고 있나?
친구들에게 맞거나 따돌림 당하는건 아닐까?(실제로 몇번 맞은 적이 있어요..장난였다고 하는데 꼭 그런것 같지가 않고)
공부는 당연 반에서 최하위 고..영화나 스포츠는 아주 좋아해요.
학교에서 간혹 축구경기를 하는 모양인데 좀 활약이 있었던 날은 날아가게 좋아하고 곧..국가대표 라도 될 듯이 그럽니다.
경기가 안 풀렸거나 지가 실수한 날은 친구들한테 너무너무 심한말을 들었다고 몹시 우울해 하죠.
아이들 대부분 그렇겠지만, 유독 관심받고 주목받는걸 좋아 하는것 같아요.
그러나 주변에 누가 조금이라도 탓하는 말을 하면 대단히 낙심하고 우울해 합니다.
여름방학 부터 병원치료도 다니지 않고 약 역시 먹지않고 있어요.
우리 아이 도와주고 싶은데..어떤 방법을 찾는것이 좋을까요..
저 역시도 눈물만 계속 흐르고 어떻게 내가 해주어야 조금씩 이라도 나아질까 그 생각 뿐입니다. 지금 직장인데 밥도 먹히질 않고 한숨과 눈물 뿐입니다.
지금까지 제 아이 태도만 열거했지만, 엄마인 제 불찰이 훨씬 더 큼을 왜 모르겠어요.
한편 불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진지하고 간절하게 부탁 드립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거나 들려주고픈 조언이 있으면 저에게 들려주세요.
공부 잘하는 아이가 아닌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학교생활 건강하게 잘 할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제가 어떤 노력을 함께 기울이면 좋을까요?
두서없고 어수선한 글 입니다만, 간절한 마음으로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