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아들.. 이제 대화가 좀 되네요.ㅋ
인형놀이 중에 "태양이 지구보다 크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길래 제가 좀 딴지를 걸어봤습니다. 지구가 더 크다고요. 얼마간 설전을 벌이다가 안되겠는지 아들이 갑자기 주먹을 들이대더라구요.
"그건 태양이 머이이(멀리) 있어서 그얘. 봐바. 여기 내 주먹이 있어. 주먹이 이여케 머이이 있을때는 작아보이지? 근데 주먹이 이여케 가까이 왔어. 어때? (눈을 부릅뜨며) 엄~~청 크지?!"
크다고 해줘야 하는데..... 밤톨만한 주먹 사이즈에 빵 터졌네요. 여기나 저기나 별 거리 차이 없는 짧은 팔은 덤.ㅋㅋㅋ 세상 진지한 녀석 앞에서 웃지도 못하고... "어 정말 그렇네~~" 하는데 입꼬리가 씰룩대서 혼났네요.ㅋㅋ
어제 저녁엔 "엄마 난 지영이가 안 좋아." 그러길래 지영이? 어린이집에 그런 애는 없는데.. 하고 물어봤더니 "엄마 지영이가 나는 무서워." 이러네요. 지영이란 애랑 트러블이 있긴 한가보다 하고 제가 아는 인맥을 머릿속에 총동원시키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지렁이'...-_-;; 네, ㄹ발음이 아직 정확지 않은 네 살이었습니다.ㅋ
오늘 어린이집 하원시키러 갔더니 선생님이, 오늘 처음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데 저희 아이는 자꾸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하더라고...ㅋㅋ 그러고 너무 재밌게 놀더랍니다.
이럴 땐 고슴도치마냥 너무 귀여운데... 말 안들을 땐 진짜 속이 뒤집어지고....ㅠㅠ
저녁에 변기에 쉬하다가 이 녀석이 비데를 확 틀어버려서 제가 직빵으로 맞았어요. 기계식 비데라 센서가 없어서 다이얼만 돌리면 사람이 앉아있든 아니든 그냥 발사거든요ㅠㅠ 아 오늘따라 노즐 드럽네 저거 닦아야지 생각하고 있던 터에 그 드런 구멍에서 발사된 물 맞고 소리 꽥 지르고... 무슨 다이얼을 돌렸는지 파악이 안되서 한참 뒤집어쓰고....ㅠㅡㅠ
애는 지도 놀랐는지 쫄아서 "엄마 미안해요" 이러고 서있더니, 제가 샤워한다고 하자 울상이 되서(지랑 놀아야 하닝께) "엄마 샤워하지 말고 옷만 갈아입어요! 이것봐, 별로 안 젖었어!" 하고 매달리다가 본전도 못찾고 쫓겨나선 샤워하는 내내 밖에서 배로 기면서 응애, 응애, 소리를....-_-;;;;
얼마 전엔 제가 누워있는데 애가 뒤통수로 헤딩을 해서
코뼈가 아작날 뻔 했어요.ㅠㅠ 얼마나 소리가 크게 났는지 남편이 놀라서 눈으로 보고도 설마 코에서 저런 소리가 나진 않겠지, 턱이겠지 했다더군요. 다행히 부러지진 않은 거 같지만 얼마나 아픈지 코피 쏟으며 엉엉 울었네요.ㅠㅠ
남편이 "걱정마. 코뼈 부러지면 내가 세워줄게." 하길래 울면서 "니가 안해줘도 돼. 보험이 될거거든."하고 대답해 줬습니다.
조만간 아들 덕에 의료보험으로 코를 세울 날이 올것만 같아 두근두근합니다.ㅠㅠ 남편이 '정형미인'이래요.
이왕 그런 사고가 벌어진다면 이마에 필러도 넣고 팔자주름이랑 사각턱 보톡스도 맞고 얼굴라인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로나 삼아볼까 합니다. 아들엄마의 훈장이랄까요.ㅡ_ㅡㅋ
자식 키우면 희노애락을 한 시간 안에 다 느껴볼 수 있다더니... 맞는 말 같아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네 살 아들과 소소한 일상
음냐 조회수 : 1,401
작성일 : 2017-11-13 23:36:03
IP : 175.198.xxx.11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ㅎㅎㅎㅎ
'17.11.14 12:26 AM (180.70.xxx.31)남의아들이라 그런지 무척 이쁘네요~^^
나는 글만 읽어서 코피는 안났으니까 쿄쿄쿄쿄
그때가 제일 이뻣던거 같아요
아이에겐 엄마가 세상이고 우주예요
멋진 세상이 되주세요~♡2. 원글
'17.11.14 12:32 AM (175.198.xxx.115)아.. 멋진 세상이 되어주라는 말씀... 뭉클하네요.ㅠㅠ
3. ㅁㄴㅇ
'17.11.14 4:13 AM (84.191.xxx.38)너무 훈훈하네요!
저도 아들놈 뒤통수에 코 맞아서 부러지는 줄 알았었는데 옛 생각이 새록새록 ㅎㅎㅎ
항상 행복하세요!!!^ㅁ^4. 저도 지영이
'17.11.14 8:43 AM (59.6.xxx.151)싫어요
전국의 지영씨들은 좋아합니다--;
얼마전 티비에서 신데렐라는 호박을 받았더래요
하는 꼬맹이가 너무나 이뻤는데
호박은 알지만 구박은 모르니까 ㅎㅎ
고구마는 알지만 무궁화는 아직 못 만나봤으니까요
너무너무 이쁘네요5. 보리
'17.11.14 10:15 AM (125.188.xxx.25)너무 귀엽네요.
그 주먹 눈에 그려지네요.6. 원글
'17.11.14 10:52 AM (39.7.xxx.223)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팬티 입고 어린이집 갔는데(뽀로로 팬티 입은 모습을 선생님께 보여주고 싶다는ㅋ) 위풍당당하게 팬티 자랑한 거 나중에 기억했다가 꼭 말해줘야겠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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