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들 셋에 장남이구요
저희집엔 수시 광탈한 고3 수험생이 있어요.
시엄마는 한 5년 전부터 다리가 아프다고 집안 일에 손 놓은지 오래 되시고 시아빠가 살림에 머에 다하실 정도로 건강하세요.
그런데 시아빠가 요근래에 한달여를 앓으시고 수술을 하셨는데 시엄마를 잘 못 돌보신거죠.
자식들은 드문드문 음식해서 갖다드리고 요.
시아빠 병원 계시는 동안 시집에 가니 어머니가 거의 산송장처럼 마르셨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 우리집으로 모시고 왔지요.
아버님도 저희집으로 오셔서 몸조리 하시고 일주일 정도 있다가 가셨어요.
입주 도우미 구해서 먼저 가서 청소도 하신다고요.
어머니는 담배피러 가실때나 머 드실때는 멀쩡하세요. 다른 사람을 위한 일만 못하시죠.
오신지 20일 됐는데 전혀 씻지 않으세요.손씻는거도 못봤고 목욕가자 해도 미끄러진다고 안가세요.
옷도 안 갈아 입으시고. 앉으신 자리엔 각질이 수북해요.
요실금있으신데 변도 조금씩 지리시나 봐요.
티안나게 닦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요.자존심 상하실까바요.그시절 대학도 나오시고.
내년이 팔순이시고 엄청 무서운 시어머니셨는데 너무 작아지셨어요.
아이가 고3은 고3인거고 당연히 아파서 모셔왔는데 너무 안씻으니까 비위가 너무 상해요.
말해봐도 소용 없어요. 언젠가 시동생네 계실때 여름에 40일 계시면서 1번 샤워했데요.
칫솔같은건 아예 안갖고 다니시고 매끼니 보양식이 있어야 좋아하세요.
이가 안좋은거 같은데 전복,회,낙지,장어 이런거 잘 드시네요.
식사하고 주무시고 식사하고 주무시고 입만 열면 이렇게 살아 머하냐고 죽고싶다고 하셔요.
남의편은 원래가 손가락 까딱 안하는 인간이라 제 관심 밖이구요
집안이 무덤같아요.
그래도 노인이 계시니 먹을게 풍족하고 보일러가 내내 돌아가니 따뜻하고 전기매트도 켜있고 ...
하여간 따뜻하네요.
동서한테 밖에 하소연 할데가 없는데 동서한테 자꾸 말하면 미안해 할까봐 말 못하겠어서 여기다 쓰고 가요.
회를 좋아하셔서 저녁에도 사드릴라 하는데 자꾸 손으로 레몬을 짜시니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