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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에 가지 않아도 될까요 하고 글 올렸던 사람이에요..

나쁜 딸.. 조회수 : 3,574
작성일 : 2011-09-14 23:57:17

댓글 달아주신 거 너무 감사하게 잘 봤어요.   모두 캡춰해서 담아두었답니다.

아무래도 저희 집안의 치부를 드러낸 거 같아서 글을 삭제한 거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막연하게 이건 아니다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여러분들 댓글 받고 저 행동으로 옮겼어요.

 

일단 언니와 동생들에게 알렸어요.   제가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더라구요.

언니는 뭔가 일이 있을거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구요, 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네요.

그렇지만 모두들 저만 그렇게 힘든 세월을 살아낸 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언니와 동생들도 저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마음속에 상처들을 갖고 있더라구요.

제 마음이 풀릴 때까지 친정에 오지 않아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이해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언니와 동생들과 연락을 하고 살자고 해서 저도 그러자고 했어요.

 

제가 언니랑 동생들도 엄마한테서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건 어렵다고 하네요.

언니랑 동생들은 재수, 삼수 하면서 엄마 속썩인 것도 있고 결혼문제로 속썩인 것도 있고 해서

자기들이 잘못한 부분만큼 엄마를 좀 이해하면서 불쌍하게 여기면서 살아보겠대요.

그치만 항상 집안에 희생만 했던 저는 이제 그만 좀 쉬라고 하더라구요.

이번 추석에 언니랑 형부도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동생들 건사 못한다고...

그러면서도 저희 남편한테 얘기 잘하고, 저희 아이들한테 상처주거나 내색하지 말고

잘 지내라고 하는데, 정말 전화 끊고 펑펑 울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모두에게 상처를 주시는지..

 

엄마한테 드리는 용돈은 그냥 계속 드릴 수 밖에 없어요.   4남매가 돈을 모아서 일정 금액을

맞춰서 드리는 거라 제가 안 드리면 다른 형제들이 그 금액만큼 채워넣어야 하거든요.

엄마 핑계로 그 돈 안 드려서 다른 형제들을 괴롭게 하기는 싫어요.   다들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 돈은 드리고 대신 제 마음은 이제 두번 다시는 드리지 않을래요.

또 다시 마음이 약해져서 상처받고 그런 일은 없을 거에요.   다시는 되돌아 가지 않을 거에요.

엄마 핸드폰과 집전화를 수신거부하고 스팸처리 했어요.   남편 핸드폰에도 그렇게 하려구요.

 

사실.. 엄마와의 관계때문에 저와 제 아이들 사이도 안 좋았던 적이 여러번 있었어요.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받고 나면 저도 모르게 제 아이들에게 뾰족하게 까칠하게 하더라구요.

내 마음이 너무 괴롭고 힘들때는 큰 잘못이 아닌데 매를 든 적도 있었어요.   이제 안 그럴려구요.

40년이 넘도록 딸 노릇 하고 살았으니, 이제 제 아이들의 엄마 노릇 하면서 살아 보렵니다.

남편은 이렇게 연을 끊는데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제가 언니랑 동생들과 통화한 얘기를

듣더니 그럼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고 하네요.    오죽하면 형제들도 제가 인연끊고 산다는 것을

욕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그럼 이렇게 살아보재요.    이제 그렇게 살려구요.

 

간간이 너무 격해서 마음아픈 댓글도 있었지만, 오죽이나 마음이 답답하고 읽으면서 속이 상했으면

그런 댓글을 달았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남의 일에는 똑똑이였으면서 정작 제 일에는

참 바보였어요.    여러분들이 달아주신 댓글 많이 위로받고, 기운얻어 행동에 옮길 수 있었어요.

모두 너무 너무 감사하구요,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저 이제 좋은 엄마로 살 거에요.

저는 좋은 엄마를 가지지 못했지만, 제 아이들은 꼭 좋은 엄마로 절 기억하게 그렇게 살께요.

IP : 122.32.xxx.1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득템 원츄
    '11.9.15 12:09 AM (122.37.xxx.146)

    님의 원글은 못보았으나....

    지금 글만 보아도 그간 얼마나 힘들게 사셨는지 알것 같아요.

    어느 누구도 원글님을 나쁘다 할 수 없을꺼에요.

    특히 생활비는 계속 부쳐드린다는 것은 원글님이 자식으로써 의무를 다하는 것인데요...

    마음 안주는 걸로 뭐라고 탓할 수 있나요.

    이미 많은 상처를 받으신 분인데...


    현재 원글님 가정이 훨씬 소중합니다.

    이제 아예 친정엄마 생각을 마세요. 생각 할때마다 속상하고 밉고 죄책감 들고...괴로울테니..

    그냥 머릿속에 작은 창고방 하나 만드시고 잊고 싶은 기억, 나쁜 기억 그리로 다 몰아 넣으시고

    자물쇠로 단단히 잠궈두세요.

    그러면 나쁜 기억이 떠오를때 먼저 창고방 자물쇠부터 떠오르거든요.

    그럼 거기까지만 떠올리고 생각을 돌리는 거에요.

    그방은 굳이 열어볼 필요 없으니..

    아무튼 앞으로 평안하고 행복한 생활 하시기를 빌어요~~!!!

  • 2. 나무
    '11.9.15 12:17 AM (1.230.xxx.52)

    새엄마 밑에서 집안의 희생양으로 살았던 남편을 만나
    첫애낳고 인연끊은 사람으로써 말씀드릴께요..
    아무래도 님이 제 남편과 비슷한점이 있지않을까요
    제 남편도 핸드폰 번호바꿔버렸고 우리는 이사도 했어요
    물론 마음만 먹으면 찾을수 있겠지만 자존심센 시댁은 그뒤로 연락도 소식도 없어요
    처음은 시원한듯 결심하지만.. 곧 님도 극심한 우울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지 몰라요
    처음엔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후회,죄책감 같은 감정에 무기력하면서도 우울하다가.. .
    그러다가 극심하게 화가나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고 또이어질지도 모르겠네요
    홧병처럼 억울하고 내자신이 불쌍해서 견딜수가 없다가..
    이런 감정들이 6개월은 지속되더군요.. 그동안 우리부부 서로 참 침울했었죠..
    이건 딱히 방법이 있는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니 나아지더라구요
    한 일년 지나면 생각도 안나는 날이 더많아지고,무엇보다 피폐해졌던 자신이 건강해져요
    마주치면 할말을 다할수있을것 같은 용기도 생기죠..

    우리부부는 다시는 함께 지낼수없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고.. 잘살고 있어요..
    님도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친정이 아니더라도 님께는 남편 아이 시댁식구들까지 있으니까요..

  • 3. 나쁜 딸..
    '11.9.15 12:26 AM (122.32.xxx.10)

    이제 안 울려고 했는데, 댓글 보면서 또 눈물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치만 이제 속상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에요. 누군가 내가 살아온 삶을 이해해준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네요. 모두들 너무 감사해요. 오늘까지만 울고 내일부터는 정말 웃으면서 살께요.
    오늘 제가 한 결정으로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고 즐거운 날들만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해요.
    그렇게 순진할 나이도 아니구요. 그치만 노력할께요. 조언 주신대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볼께요.
    오늘까지만 울고 내일부터는 안 울께요. 너무 감사합니다.

  • 4. 힘내시고
    '11.9.15 12:29 AM (175.192.xxx.9)

    전 님이 내시지 못하는 만큼 어머님이 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가는 말이 더러워야 오는 말이 고운 관계가 있습니다. 딱 님의 경우입니다 어머님은 님을 소홀히 대하시고 상처준 댓가로 적어도 한달에 40만원의 금전적인 손해라도 봐야 님의 진가를 아주 직접체감하실 낮은 차원에 게십니다 님의 형제분들께도 님의 몫을 절대로 대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세요 제발 그 돈 40 가지고 좋은 상담선생님 만나 상처도 치유받고 소홀했던 내 몸 구석구석 보약도 지어드시고 아이들과 택시타고 체험나들이 다니세요

  • 5. 콩콩이큰언니
    '11.9.15 12:38 AM (222.234.xxx.83)

    언니와 동생분들과 얘기가 잘 됐나보군요.
    잘하셨어요.
    이제 마음 좀 편히 쉬세요.
    너무 울지 마시구요...이제 자유롭게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 꾸리시길 바랄께요.
    화이팅!!!

  • 6. 돈을 보낸다는것은
    '11.9.15 12:43 AM (175.192.xxx.9)

    연의 끝을 님 스스로 놓지 못하는 행동이고 연을 끊는다는건 그런 미지근한 관계가 아닙니다 답답하시네요 남은 시람들이 어찌하거 살건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게 그거랍니다 참 스스로 평가절하시키는 방법도 여러가지넹ㅅ 연 끊고 욕먹을거면 어머님이 내 빈자리라도 아시게 하지 그게 뭔 가치없는 맥아리 없는 연 끊기랍니까 그럼 사랍이 우스워 보이기만 합니다 정말 칼을 뽑았음 베어낼수 있다는것을 알게해야 무서워해요 칼들고 찌를 의사도 없는 거 간파당하고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답답합니다 젤 답답한게 무서운데가 없는 사람입니다 님 어머님한테 우스운 자식이 아닌 함부로 대했다간 안되는 자식니 되셔요

  • 나쁜 딸..
    '11.9.15 12:47 AM (122.32.xxx.10)

    전 엄마랑 연을 끊고 싶은 것이지 그걸로 다른 형제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게 아니에요.
    위에 다른 분도 엄마가 금전적 손해라도 봐야한다고 하셨지만, 저희 엄마가 그럴 분이 아니에요.
    제가 지난 글에 한 1년 인연을 끊었다고 했는데, 그때 신생아 키우는 남동생네가 더 부담했답니다.
    안 그러면 직장에까지 전화해서 온갖 욕을 다 하시는데 그걸 버텨낼 사람이 없어요. 심하시거든요.
    그리고 그 용돈을 보내드리는 걸로 저의 빈자리를 채우실 수 없을 거에요. 저 잘하고 살았거든요.
    그 용돈 드리는 금액만큼 외식비가 나가고, 엄마 운동하시는 것도 따로 끊어드리고 했었어요.
    최대한 다른 형제들에게 피해가 안가게 하겠지만, 아마 엄마는 제 빈자리 벌써 느끼고 계실 거에요.
    추석때 제일 큼직한 선물셋트도 늘 제가 들고 가는 것이고, 당장 이번주 아빠 제사도 늘 제가 아침부터
    가서 챙기고 했거든요. 이제 그거 안할 거에요. 염려하시는 거 알아요. 우습지 않게 잘 할께요..

  • 7. 돈마저 안보냈을때
    '11.9.15 1:01 AM (175.192.xxx.9)

    어머님이 보이시는 반응은 아마 지금까지와 그나마 돈이라도 받아서 원글님께 해준대접은 없는 순수한 어머님 진심과 마주대하시게 돨텐데 두려우시죠 그래도 견디세요 그 사십으로 상담선생님 찾아가 펑펑울고 속푸는데 쓰십쇼 동생들에게 내 빈자리 서둘러 채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세요 엄마의 과오를 또다시 자식 몫으로 돌리지 말고 그대로 엄마숙제로 드리지 않음 아무 의미가 없어요

  • 8. 댓글 중 책 제목
    '11.9.15 1:26 AM (125.180.xxx.54)

    원글님의 상처받은 마음이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원글 거의 끝에 있던 댓글에 추천해주신 책 제목 확인차 들어왔다가.....
    책 제목 기억나시는 분 알려주세요.

  • 작은그릇
    '11.9.15 2:44 PM (218.238.xxx.45)

    댓글이 자꾸 사라지네요
    제가 추천한 책들인 것 같습니다
    독이 되는 부모, 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

  • 9. hoony
    '11.9.15 6:05 AM (121.73.xxx.247)

    엄마라도 다 똑같지 않아요.
    괴상하고 이상한 엄마같지도 않은 엄마, 부모도 많나봐요.

    님,, 그만큼 했으면 됐네요.
    앞으로 절대 엄마한테 휘둘리지말고 남은인생 살아요.
    남편분이 참 좋으신 분이세요.
    지금처럼 돈만 일정금액 부담하시고 더이상은 가지도 말고
    주지도마세요. 그럼 행운을 빕니다.

  • 10. ..
    '11.9.15 6:26 AM (175.112.xxx.3)

    님 응원합니다.^^*

  • 11. ........
    '11.9.15 7:13 AM (14.37.xxx.43)

    에고..돈 마저도 끊으셔야 한다고 봅니다.
    그돈이 없으면..그들이 피해를 본다고요? 흠..그건 그들이 감당할 몫인거죠.
    부모형제가 님의 빈자리를 느껴봐야 아는거에요. 왜 그게 두려우신거죠?
    아직도 엄마와 형제자매들과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님의 약한마음인거고..
    님은 아직도 그들에게 여전히 이용당하고 있는거에요.
    돈도 끊으시고..연락도 끊으세요..
    어떻게 보면..엄마하고 왕래하는 다른딸들은 엄마하고 다른것처럼 생각하시는데...
    엄마하고 코드가 맞으니까... 그렇게 지내는거에요.
    다시말하면... 그들도 엄마와 그리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 12. 토닥토닥
    '11.9.15 11:19 AM (211.47.xxx.96)

    "40년이 넘도록 딸 노릇 하고 살았으니, 이제 제 아이들의 엄마 노릇 하면서 살아 보렵니다."
    그래요.. 꼭 그렇게 하세요. 죄책감도 원망도 다 내것 아닌양 내려놓고, 님 인생 사세요.
    님은 님 엄마의 딸만이 아니라, 아내고 엄마고 또 여자고 님 자신인 걸요. 힘내세요!

  • 13. 작은그릇
    '11.9.15 2:51 PM (218.238.xxx.45)

    마음에 걸려서 또 찾아보았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마음에 많이 걸렸어요. 상처받은 아이들이 성장해서 부모가 되면서 아이들에게 그 영향이 안갈 수가 없습니다. 제 경우에도 저희 부부 두 사람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어서 아이에게 상처주는 일의 되물림을 우리 대에서는 끊자는 결심으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혹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책 한권 더 추천해드립니다. 부모역할훈련이라는 책입니다. P.E.T라고도 불리고요. 책도 보시고 실제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찾아서 참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자인 토마스 고든이 노벨평화상후보에 추천될 정도로 많은 부모와 아이들, 교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나의 결심과 노력에서 시작되지만 지속되려면 에너지를 자꾸 얻으셔야 합니다.

  • 댓글 중 책 제목
    '11.9.16 11:53 AM (125.180.xxx.54)

    제가 찾던 원글 댓글 달아준 분이시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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