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아주신 거 너무 감사하게 잘 봤어요. 모두 캡춰해서 담아두었답니다.
아무래도 저희 집안의 치부를 드러낸 거 같아서 글을 삭제한 거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막연하게 이건 아니다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여러분들 댓글 받고 저 행동으로 옮겼어요.
일단 언니와 동생들에게 알렸어요. 제가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더라구요.
언니는 뭔가 일이 있을거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구요, 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네요.
그렇지만 모두들 저만 그렇게 힘든 세월을 살아낸 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언니와 동생들도 저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마음속에 상처들을 갖고 있더라구요.
제 마음이 풀릴 때까지 친정에 오지 않아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이해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언니와 동생들과 연락을 하고 살자고 해서 저도 그러자고 했어요.
제가 언니랑 동생들도 엄마한테서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건 어렵다고 하네요.
언니랑 동생들은 재수, 삼수 하면서 엄마 속썩인 것도 있고 결혼문제로 속썩인 것도 있고 해서
자기들이 잘못한 부분만큼 엄마를 좀 이해하면서 불쌍하게 여기면서 살아보겠대요.
그치만 항상 집안에 희생만 했던 저는 이제 그만 좀 쉬라고 하더라구요.
이번 추석에 언니랑 형부도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동생들 건사 못한다고...
그러면서도 저희 남편한테 얘기 잘하고, 저희 아이들한테 상처주거나 내색하지 말고
잘 지내라고 하는데, 정말 전화 끊고 펑펑 울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모두에게 상처를 주시는지..
엄마한테 드리는 용돈은 그냥 계속 드릴 수 밖에 없어요. 4남매가 돈을 모아서 일정 금액을
맞춰서 드리는 거라 제가 안 드리면 다른 형제들이 그 금액만큼 채워넣어야 하거든요.
엄마 핑계로 그 돈 안 드려서 다른 형제들을 괴롭게 하기는 싫어요. 다들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 돈은 드리고 대신 제 마음은 이제 두번 다시는 드리지 않을래요.
또 다시 마음이 약해져서 상처받고 그런 일은 없을 거에요. 다시는 되돌아 가지 않을 거에요.
엄마 핸드폰과 집전화를 수신거부하고 스팸처리 했어요. 남편 핸드폰에도 그렇게 하려구요.
사실.. 엄마와의 관계때문에 저와 제 아이들 사이도 안 좋았던 적이 여러번 있었어요.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받고 나면 저도 모르게 제 아이들에게 뾰족하게 까칠하게 하더라구요.
내 마음이 너무 괴롭고 힘들때는 큰 잘못이 아닌데 매를 든 적도 있었어요. 이제 안 그럴려구요.
40년이 넘도록 딸 노릇 하고 살았으니, 이제 제 아이들의 엄마 노릇 하면서 살아 보렵니다.
남편은 이렇게 연을 끊는데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제가 언니랑 동생들과 통화한 얘기를
듣더니 그럼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고 하네요. 오죽하면 형제들도 제가 인연끊고 산다는 것을
욕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그럼 이렇게 살아보재요. 이제 그렇게 살려구요.
간간이 너무 격해서 마음아픈 댓글도 있었지만, 오죽이나 마음이 답답하고 읽으면서 속이 상했으면
그런 댓글을 달았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남의 일에는 똑똑이였으면서 정작 제 일에는
참 바보였어요. 여러분들이 달아주신 댓글 많이 위로받고, 기운얻어 행동에 옮길 수 있었어요.
모두 너무 너무 감사하구요,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저 이제 좋은 엄마로 살 거에요.
저는 좋은 엄마를 가지지 못했지만, 제 아이들은 꼭 좋은 엄마로 절 기억하게 그렇게 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