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생 최대의 시련 앞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면서
곁에서 지켜보며 느낀 건데
전 미혼으로 자식 입장으로 말해주고 싶었어요.
(얘기하다 보면 무조건 넌 결혼을 안 해서 그래라고 말하는 외벽들이 있어서
전 애들과 눈높이와 정서가 똑같다고 전제로 하고 얘기합니다.^^)
늘 친구가 애들한테 미안하다고 해요.
제가 보기엔 제 친구 입장에선 그게 최선인데도요.
어느 누구라도 제 친구보다 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도요.
그래서 친구 딸한테 물어봤어요.
지금 네가 힘든 게 엄마 때문이고 엄마가 미안해할 일이라고 생각해?
아니요. 엄마가 미안해할 때마다 동생이랑 내가 숨어버릴까 생각도 많이 해봤어요.
엄마가 저랑 동생 때문에 힘든 거니깐 오히려 엄마가 미안해할 때마다 내가 미안해요.
또 한 친구는 이번에 같이 여행을 갔다가 너무 아들을 두고
안절부절 쩔쩔매는 모습에 적잖이 놀라서 물어봤습니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잘할 수 있을 애한테
왜 자꾸 요구하기 전에 네가 한발 앞서 나가냐?고요
미안해 서랍니다.
어린아이를 놔두고 일 다니느라 못해준 게 많아서 그렇다고;;
압니다. 저 역시 엄마가 어렸을 때 아픈 아빠 병수발에 직장까지 나가느라고
신경 못써줘서 철모르고 어긋나가려고 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때 엄마의 희생이 없었다면 원하는 책을 못 사고 등록금을 못 냈다면
과연 제가 지금 이렇게 독립적으로 잘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역시나 그 순간엔 최선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만 남아있어요.
이 친구 아들 역시 그럽니다.
엄마가 잘해주는 건 알겠는데 자꾸 본인의 눈치를 보는 게 싫다고요.
지금까지도 저희 엄마 역시 미안해하고 저에게 안절부절못하시는데요;;
전 그런 엄마보다 그냥 한 발짝만 뒤에서 계셔서 제가 힘들 때 돌아보면
괜찮다 괜찮다 널 믿는다 해주고 자식에게도 당당한 엄마가 더 고마울 것 같아요.
제가 초라한 게 죽기보다 싫은 것처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늘 미안해하는 건 싫으니까요.
김미경님의 인터뷰를 보며 문득 생각이 나서 글을 적다 보니
http://ch.yes24.com/Article/View/34615
쓸데없이 얘기가 길어졌네요;;
지금이 최선이예요. 최소한 자식앞에 두고 말이죠.
그리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엄마 몸과 맘이 건강해야 자식도 옳바른 생각을 하고 자라게 됩니다.
이제부터 미안하다 말은 한번 만
고맙다는 말은 백만 번보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