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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에게 정 떨어진 게 다시 좋아지려면?

ㅡㅡ 조회수 : 3,559
작성일 : 2017-11-06 19:28:08
육아 5년,
정확히 말하면 주말부부로 지내다가 함께 지낸지 3년만에 서서히 정이 떨어져가고 있었는데
어제 별 것도 아닌 일에 또 버럭하고 그것도 미리 안 알아봤냐 뭐라하고 책망하는 말 듣고
모든 정이 다 떨어져버렸어요

아이 태어나 초기에 함께 키운 한달도 그랬고
주말부부로 있다가 다시 같이 산 3년간도 그랬고
별 것도 아닌 일에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지
그런 말투로 말하는지

떨어져 있던 때가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네요


남편 장점?
재활용 버리기, 본인 빨래 돌리기, 아침에 아이 등원(하지만 제가 출근해야 하는 시간에 기상), 저녁에 운전해서 친정->집으로 데려다줌, 가끔 원하지 않는 선물 사오기(뭐 사는 거 좋아해요. 안 사면 허전해하고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꼭 사야함), 아이 목욕하고 나면 머리 말려주기(언젠가부터 그게 본인 담당으로 인식. 목욕은 한번 시켜준 적 없음)

남편 단점?
감정 기복이 심해서 그냥 말하면 될 일을 사람 책망하는 듯한 말투로 말하고, 갑자기 버럭하고, 남들에게는 다 다정하게 말하면서 저, 저희 엄마, 본인 엄마에게는 툭툭대는 말투
그런데 또 자기가 마음 내키면 다정하게 말하고, 잘해주고, 뭐 사오고
그러다가 다시 별 것도 아닌 일로 '넌 그걸 잘못한 사람' 만들고

어디 가려고 할 때면
본인 느긋하게 음악 듣고 기타 치고 놀며 준비하다가 본인 준비 끝나면 빨리 나가자고~ 뭐하고 있었어 빨리 나와(자기는 다 준비했다며)

그리고 제일 싫은 건
집에 오면 어떻게든 본인 시간 가지려고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것..
눈에 보이는 집안일 빨리 해놓고
컴퓨터 하거나 악기 치거나 게임하거나 티비 보거나 핸드폰 들여다보기
취미지만 좀 심하게 음악하는 사람인데 그래서 감정기복이 저런가 싶구요
아이와 놀아주는 거 빼곤 모든 게 다 재밌죠 아주
바빠서 집에 늦게 오는 거면 동정심이라도 들지
집에 오면 바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거에 빠져들어요
아침에 등원시킨다 이건가
저녁은 니가 책임지라 이건가
아무리 그래도 아빠잖아요
저는 아침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지만 시간이 없어 못 그러는 거고
저녁에 같이 있으면 딱 선 긋고 지 할 거 하는 게 같나
같이 하려고 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사람 사이에 성의와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그래서 아이에에 온전히 집중해서 놀아주는 걸 본 적이 없구요
거실에 앉으면 무조건 티비 켜고
아이가 놀아달래도 눈은 계속 티비를 쳐다보거나 핸드폰 하거나
책은 먼저 읽어준 적도 없으면서 아이가 읽어달라면 최소 열번은 튕겨야 겨우 읽어주거나 아니면 결국 딴 거 하거나

그러면서 또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지금이 제일 예쁠때래
나중에는 문닫고 들어가겠지?

........

어제는 큰 에피소드도, 대판 싸움이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조금씩 떨어져가던 정이 어제부로 모두 떨어졌달까
팽팽하던 줄이 끊어졌달까


농담을 걸어도 하나도 안 웃기고
같은 공간에 있기도 싫고

정리하자면
기복 심한 감정과 툭툭거리는 말투
그러고서는 또 잘해줘요
어떻게든 혼자만의 시간 가지려는 이기적인 태도
아이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음
딱 본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만 처리
아이와 노는 건 시간은 오래 걸리고 눈에 보이는 일도 아니고 힘드니 재미 없겠지..

차라리 제가 직장 그만 두고 전업할까도 싶어요
돈 벌어오는 것에 고마움을 갖고
육아는 나의 몫이라 생각하면
기대가 좀 줄어들지..

내 결혼생활은 왜 이렇게 힘들고 재미없는지
세상 다정한 아빠가 될 줄 알았던 남편이
딸바보가 되기만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혼자 살아야 딱인 이기적인 인간이었을 줄이야..
모든 원망이 남편에게 향하네요




IP : 39.7.xxx.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이 저정도면
    '17.11.6 7:49 PM (124.62.xxx.214) - 삭제된댓글

    일반적인 남편에 비해서는 많이 하는편인거 같은데 원글님도 매사에 부정적으로
    불만이 많으신 성격인거 같아요.

  • 2. 원글님저좀만나요
    '17.11.6 8:06 PM (119.149.xxx.131)

    제 남편이랑 똑같아서....
    저 남편이 너무 너무 싫어요.
    윗댓글님 원글님 절대 불만 많은 성격 아니예요.
    안겪어본사람은 모르죠.
    제 남편은 지금도 밥 먹고 자기방에 들어가서 안나오고 있어요. 애가 아파서 저 하루종일 종종 거리고 다녔는데
    삼겹살 식었다고 잔소리까지 들었네요.
    퇴근은 왜이리 빠른지..
    저런 사람은 결혼하는거 아니었는데
    제가 미쳤지요.

  • 3. 내 선택이
    '17.11.6 10:10 PM (182.239.xxx.179)

    어쩔 수 없고 초심으로 일단 돌아가세요
    뭐가 좋아 결혼했아요?
    생각해 보세요

    그라고 장점 찾기
    일단 열받눈걸 꾹꾹 참고 연애 모드로

    노력하면 됩니다 남 태도에서 남편도 조금씩 변할 수 있어요
    홧팅!!! 사랑 받고 사세요
    행복해지려고 결혼한거잖아요

  • 4. ㅠㅠ
    '17.11.7 2:28 AM (112.170.xxx.71)

    왜 남자는 자기가 알아서 못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건지..
    아이가 자면 어차피 자기 시간인데
    퇴근하고 아이와 있는 그 잠깐 동안에도 못 참아서
    어떻게든 본인 하고 싶은 거 하고 자기 시간 가지려는 태도.. 정말 이해가 안 가요.
    다른 건 다 참아도
    아빠로서 아이와의 교감, 정서적 교류 이런 걸 전혀 할 생각도, 의지도 없는 건 못봐주겠어요

    그리고 버럭거리는 사람 옆에 있으니
    또 언제 어떤 포인트에서 버럭할지 몰라 불안합니다..

  • 5. 사랑충전중
    '17.11.8 1:41 PM (223.39.xxx.233)

    저 결혼&맞벌이 10년 육아 9년, 2년 전부터 같은 증상이에요 궁금하네요 떨어졌던 정이 다시 생길까요? 다행인지 그런 조짐이 보여서 애는 하나만 낳았어요. 이것도 10년째 분쟁거리네요. 더낳자는데 내인생이 어찌될지 빤히 예측이 되는데 싫네요. 회사일이 바쁘니 시간이 그냥 흘러가긴 하는데, 며칠에 한번 집에서 혼술하구요 남편담배 몇 번 훔쳐서 피워 봤어요. 커밍아웃하고 흡연가가 될까도 고민중이에요.이런 허한 기분인거 애한테 미안한데 심해지면 심해졌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요?
    남편과 사는얘기 해본지가 언제인지 겉으론 전혀 문제없는 부부이지만 애가 대학들어가면 별거이든 졸혼이든 이혼이든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애하나만 낳는대신 내가 집안일에 주력자고 남편은 도와주는자, 직업 경력같아서 돈은 거의 똑같이 벌어옵니다. 결혼하고 애를 길러낼 그릇이 안되었는데. 벌려놓은건 잘 마무리는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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