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엄마는 자수성가하셔서 거의 100억대의 재산가세요. 어려서 외할아버지 여의고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병 외할머니에 철없는 이모들을 막내인 저희 엄마가 다 건사하시다 저희 아빠랑 결혼하셨구요. 생활력이 강한 대신 힘들게 보낸 어린시절 때문인지 히스테리도 심하시고 억지도 심하시고...하여간 저 어린시절은 정말 엄마때문에 공포였어요.
별일도 아닌거에 아빠랑 몇달 씩 싸우시고 그 화풀이는 저희에게... 정말 끔찍했어요.
욕심도 많으시고 성취욕도 강해서 사업적으론 성공하셨지만 그 히스테리도 저희한테...
여하간 이제 모든 자녀들이 다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엄마 기에 눌렸는지 다들 엄마 성에 찰만큼 성공은 못했어요.
저도 평범한 집안에 시집갔고 동생은 좀 어려운 집에 장가를 가고...
그런데 엄마가 사위 며느리 사돈 보기를 정말 뭣같이 합니다.
일단 제가 시댁 가는걸 싫어해요. 명절때도 가는걸 싫어해요. 그래도 가죠. 그러면 한달은 삐치세요. 주말에 저희 집에 전화하셔서 저희 없으면 시댁갔냐고 난리세요.
그래도 저는 딸이라 그나마 그냥 저정돈데요. 저희 동생들은 처가에 얼씬도 못하게 하세요. 아이 낳는데 아이를 처가 어른들께 버일까 전전긍긍이세요. 제 동생이 미국에 있는데 1년에 한번씩 미국에 다녀가세요. 그때마다 싸움이 나서는 울고 불고 죽네 마네 하세요.
저희 친정엄마가 원래 아침잠이 많으세요. 아침도 한 10시쯤에 드시고 저녁도 8시나 9시 쯤 늦게 드세요. 그러면서 미국가셔서는 시차적응이 다 끝난 후에도 자기는 원래 7시면 아침먹는다면서 이제 돌쟁이 아들키우는 올케를 들들 볶아나봐요. 하루는 지인들과 점심약속이 있으신데 10시정도에 일어나시길래 간단히 빵이나 씨리얼 드시래요? 했더니 그랬다고 또 울고불고 새벽까지 난리도 아니셨나봐요. 당신은 평생 군것질을 안해본 사람인데 빵 드시겠내고 했다는거죠. 그런데 저희 엄마 애기처럼 군것질 엄청 잘 하십니다.
그리고는 한국에 계실면서도 동생네가 처가랑 왈래할까봐 (처가가 미국에 있거든요) 안절부절 못하세요.
외손주도 자기만 친손주도 자기만 할머니로 알고 따라야 해요.
저희한테도 시댁에 못가게 난리에요. 심지어 저희 남편 핸드폰까지 몰래 뒤지세요. 시댁과 연락할까봐.
올케가 한국에 살았다면 여기에 엽기시댁으로 글 여러번 올렸을듯 해요.
저희 올케한테는 사돈어른들 가리켜 '모지리"라고 한데요. 정말 저희 올케가 참는게 용해요. 툭하면 사돈어른들 가리켜 쌍욕을 하면서 올케를 잡나봐요.
어린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탓일까요? 아님 유전일까요? 엄마 말은 저희 외할머니도 그러셨다네요. 다행이 딸만 셋이셨다는...저도 그럴까봐 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