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광수님의 효도에 관한 시
정작 마광수님은 병든 노모님 모시다가 그분이 돌아가신 후에야 목숨을 끊으셨네요. 이미 한 10여년전 인터뷰에도 병들고 외로워서 별로 살고 싶지 않다고 하셨거든요. 노모님을 책임지시려 미루신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 효도(孝道)에 > -- 마광수
어머니, 전 효도라는 말이 싫어요
제가 태어나고 싶어서 나왔나요?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고 싶어서 낳으셨나요?
또 기르시고 싶어서 기르셨나요?
`낳아주신 은혜' `길러주신 은혜'
이런 이야기를 전 듣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와 전 어쩌다가 만나게 된 거지요.
그저 무슨 인연으로, 이상한 관계에서
우린 함께 살게 된 거지요. 이건
제가 어머니를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예요.
제 생을 저주하여 당신에게 핑계대겠다는 말이 아니예요.
전 재미있게도, 또 슬프게도 살 수 있어요
다만 제 스스로의 운명으로 하여, 제 목숨 때문으로 하여
전 죽을 수도, 살 수도 있어요.
전 당신에게 빚은 없어요 은혜도 없어요.
우린 서로가 어쩌다 얽혀 들어간 사이일 뿐,
한쪽이 한쪽을 얽은 건 아니니까요.
아, 어머니, 섭섭히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난 널 기르느라 이렇게 늙었다, 고생했다'
이런 말씀일랑 말아주세요.
어차피 저도 또 늙어 자식을 낳아
서로가 서로에 얽혀 살아가게 마련일테니까요
그러나 어머니, 전 어머니를 사랑해요.
모든 동정으로, 연민으로
이 세상 모든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한 애정으로
진정 어머닐 사랑해요, 사랑해요.
어차피 우린
참 야릇한 인연으로 만났잖아요?
-- 마광수, 시집 (자유문학사 1989)
1. 묘해
'17.11.3 11:20 AM (118.41.xxx.29)불효막심하게 느껴지면서도 뭔가 수긍이 되는 ......
2. 아 눈물 나요
'17.11.3 11:25 AM (203.247.xxx.210)제가 본 처음이자 최고의 효도시네요
3. ...
'17.11.3 11:29 AM (125.177.xxx.227)와.. 대단하네요 ㅜㅜ
4. . . .
'17.11.3 11:31 AM (1.209.xxx.120)성숙한 사람이었네요
5. 그렇지.
'17.11.3 11:31 AM (118.218.xxx.190)서로 선택하지 않은 인연이지!!
끈으로 묶어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들 보다 솔직하다..
생명을 나눈 인연을 존중하는 것이지..6. ..
'17.11.3 11:40 AM (58.145.xxx.87)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죠..
정작 마광수 교수님은 마마보이에 가까울 정도로 어머니 말씀을 따르고 노모 봉양도 잘 하신 효자로 알고 있어요.
제 생각에 "효"라는건 없는거 같아요. 사랑이 있을 뿐이죠. (진정한) 사랑으로 키우면 사랑으로 보답하는게 인지상정이죠. 하지 말라고 해도요.7. ...
'17.11.3 11:41 AM (1.236.xxx.75) - 삭제된댓글시대를 잘 못 만난 지식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8. ........
'17.11.3 11:49 AM (175.192.xxx.37)어쩌다 얽힌 인연,, 거기까지.
9. 아...
'17.11.3 12:37 PM (116.122.xxx.246)시가 이렇게 잘 읽히다니
10. 와
'17.11.3 12:39 PM (211.224.xxx.236)이 글을 읽고 불효라는 생각이 드나요? 효에 대해 부모와 자식관의 관계에 대해 정말 맞는 말을 하는것 같은데요. 젊은시절에 쓴 시 같은데 저 시대에 저런 생각을 하고 그걸 시로 표현했다니 대단해요. 효에 관한 시 중 제일 좋은거 같아요
11. ...
'17.11.3 1:21 PM (183.109.xxx.87)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람 맞는거 같아요
예전같으면 외설스런 소설 이미지에 더해져 효도를 왜곡한다는 평가/비난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 읽어보니 이런 참 와닿는 문장들이더라구요12. 모두
'17.11.3 1:58 PM (223.39.xxx.128)옳은 말이예요
13. 악몽
'17.11.3 2:48 PM (182.231.xxx.193)내 안의 꼰대氣 를 빼고 보니, 앞선 사람었구나...싶은!
14. .....
'17.11.3 6:36 PM (110.8.xxx.73)언제 쓰신 글인지 모르겠으나, 그 분이 젊은 시절에 쓰신 글이라면 확실히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던 듯...
15. aㅣ
'17.11.4 2:36 AM (58.120.xxx.76)가슴에 와닿네요.
시대를 앞서간 분이었네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752859 |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9 | tree1 | 2017/11/26 | 1,380 |
752858 | 김장속은 언제 만들어 놓나요? 5 | 김장~ | 2017/11/26 | 1,737 |
752857 | 비퀘스쳔? 1 | ᆢ | 2017/11/26 | 886 |
752856 | 매일산책 어렵고 좁은 집이면 애견인 자격 없는 거군요 34 | 거네요 | 2017/11/26 | 5,281 |
752855 | 틴트란 녀석 참으로 쓸만한 물건이네요 6 | .... | 2017/11/26 | 4,769 |
752854 | 인테리어 하려는 이들과 건설사 인테리어와의 괴리 5 | 괴리 | 2017/11/26 | 1,822 |
752853 | 안마기인데 어깨에두르고 팔걸치는거 5 | 99 | 2017/11/26 | 2,522 |
752852 | 50대 여성 비타민 추천해 주세요. 몸이 많이 피로하네요. 16 | 비타민 | 2017/11/26 | 5,680 |
752851 | 어깨 떼어버리고 싶어요. 23 | .. | 2017/11/26 | 5,268 |
752850 | 핀란드 사람들은 백인들인데도 뭔가 동양 느낌 나지요? 25 | 궁금 | 2017/11/26 | 19,574 |
752849 | 저 오늘 생일인데 .. 6 | ... | 2017/11/26 | 1,363 |
752848 | 오늘 두탕 뛰었어요 2 | ㄴㅇㄹ | 2017/11/26 | 2,477 |
752847 | 미국드라마는 왜 범죄수사물시리즈만 하나요? 11 | 솜라인 | 2017/11/26 | 2,801 |
752846 | 아파트 새벽 6시반이면 어느 정도 조심해야할까요? 29 | 층간소음 | 2017/11/26 | 8,677 |
752845 | 삼성서울병원 정신병동 입원 괜찮을까요 14 | .. | 2017/11/26 | 7,830 |
752844 | 7세 양치질 11 | gfsrt | 2017/11/26 | 1,236 |
752843 | CGV아트하우스관 러빙빈센트 어디서 할까요? 12 | ha | 2017/11/26 | 1,563 |
752842 | 미국에서는 집에서도 아이 혼자 두지 못하나요? 법으로? 8 | 궁그미 | 2017/11/26 | 2,494 |
752841 | 정샘물씨 두딸들 왜 이리 이뻐요? 29 | ㅂㅅㅈㅇ | 2017/11/26 | 28,491 |
752840 | 요즘 많이 힘든 홍준표 8 | richwo.. | 2017/11/26 | 2,751 |
752839 | 자기주관이 뚜렷한 사람, 배우자로 어떤가요? 5 | 배우자 | 2017/11/26 | 5,576 |
752838 | 롱 무스탕 추천좀 해주세요 3 | 김 | 2017/11/26 | 1,470 |
752837 | 이 추위에 벗고 다니는 애들 11 | 적당히 | 2017/11/26 | 3,708 |
752836 | 스쿼트 홈 기계 6 | 스쿼트 | 2017/11/26 | 2,340 |
752835 | 드럼 배우고 싶어요. 10 | 한결나은세상.. | 2017/11/26 | 1,4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