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돈걱정이 없어질때쯤, 가장 행복했던
지방에서 타지인 수도권으로 갑자기 이사오고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이름있는 신도시 그런곳 아니지만 좀 번화한 곳이라 위축되고 등등.
가장 무서운게 애들이 아플때였어요.
둘다 어찌나 교대로 자주 아프던지,
한번 아프면 열나는건 기본이라 무서운데,
타지라 아는 사람 한 명도 없고, 남편도 밤늦게 들어오고 혼자서 애 둘 데리고 동동거렸죠
더구나
소아과 약국 이렇게 한 번 갔다오면 만원 가까이 깨지는 건 더 무섭더라구요. 고정수입도 없고 모아 놓은 돈도 없는데 1만원이 당시에는 너무 큰 돈이었거든요.
그러다 드디어 남편 고정수입이 적지만 생기니까 바로 생긴 변화가요~
애가 아파서 소아과를 가는데 발걸음이 가벼운거에요~
그리고 약국 들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좌판에 애들 머리핀 파는. 곳을 지나가다가 큰 딸이 저거 이쁘다 하는데 평소 같으면 못 들은척 하고 지나쳤을 텐데, 그 날은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어? 어떤게 이쁘다구? "그리고 막 대 보고 기분 좋게 사서 머리에 꼽아 주고 또 그렇게 걸어오다가 옥수수 파는 리어카 지나다가 둘째가 먹고 싶다하니 2천원 주고 바로 사서 아이 손에 쥐어 주고 그렇게 돌아오는데 어깨에 힘들어가는게 이런거구나 싶고,
이렇게만 평생 살면 더 바랄게 없겠다 싶고,
15년 전인데도 그 날의 기억이 아주 생생해요.
1. ㄱㅇ
'17.10.31 12:09 AM (182.212.xxx.187)ㅆㅂ 전 죽으라는거네요?? 주말 반납하고 처일해도 겨울에 긴팔 옷 하나 없어서 바들바들 떨면서 살아요..제가요!!! 진짜 어쩌라구..
2. ..
'17.10.31 12:09 AM (220.85.xxx.236)돈은 진짜 행복을 위한 필수충분조건같아요
3. 지금 생각해도
'17.10.31 12:12 AM (118.220.xxx.21)큰 딸 머리핀 이것저것 기분 좋게 대 보고 호기롭게 두 개나 샀어요. 좌판아저씨한테 고압다는 말도 듣고 기분 좋았던 기억이 생생해요.
4. 첫댓글박복
'17.10.31 12:13 AM (58.140.xxx.98) - 삭제된댓글이천원짜리 옥수수 고민안하고 사줄수 있다는 그 소박한 마음
이쁘네요
앞으로 더 잘되실꺼예요5. 그리고
'17.10.31 12:13 AM (118.220.xxx.21)세 여자 먹여 살리겠다고 돈 벌어 오는 남편이 어찌나 고맙던지, 그 고마움도 생생히 기억나구요.
6. ㅠ
'17.10.31 12:14 AM (118.220.xxx.21)첫대글은 박복하다더니 맞네요.
첫댓글님 어쨋든 위로 드려요7. ..
'17.10.31 12:15 AM (220.85.xxx.236)첫댓글분
긴팔하나사시고 더열심히 신나게 일해요
그런건 악순환에 긴팔하나안산다고 돈안모아집디다8. 삶의열정
'17.10.31 12:15 AM (121.128.xxx.120)15년전이 생생할 정도로 행복한 기억이시네요. 앞으로도 좋은일만 있으시길...
9. 행복하고싶다
'17.10.31 12:16 AM (218.51.xxx.41)첫댓글 보고 놀랐네요. 왜 엉뚱한 글에 화풀이에요?
맘 따뜻해지는 글이에요. 감사합니다10. 에혀
'17.10.31 12:17 AM (223.62.xxx.53)소박한 행복이네요... 전 애들이 크면서 점점 애아빠 수입이 줄다보니 나가 일하기도 하고 맨날 돈땜에 싸우기도 하고.. 오늘은 하도 남편이 소리를 질러서 심장이 조이듯 아파와서 방금 밖에 나갔다왔어요 그래도 진정이 안되는데 이글보니 한편 더 서글펴지고 한편 좀 기운내야겠다싶고 그러네요 ㅠ
11. 00
'17.10.31 12:18 AM (49.175.xxx.137) - 삭제된댓글크던 작던 아이에게 원하는걸 해 줄 수 있을때가 가장행복한거 같아요
12. ㅇㅇㅇㅇ
'17.10.31 12:33 AM (121.130.xxx.134)저 그 느낌 알아요 ㅎㅎㅎ
13. ...
'17.10.31 12:36 AM (125.177.xxx.61)저도 그 기분 알아요~힘들게 살다 차츰 생활이 안정되어갈즈음 아주 작은 물건이라도 마음 내키면 살 수있는 그 첫여유로움을 아직도 잊지못해요. 딱 요정도로만 살면 좋겠다했던 그때가 저도 15년전이네요.
14. 소아과 약국
'17.10.31 12:36 AM (118.220.xxx.21)거치면서 카드값 빵구나면 어떡하나, 제발 더는 소아과 안 가게 이번에는 한 번에 나았으면 하고 집으로 돌아올때의 그 걱정이 다 없어지면서 좌판 머리핀, 리어카 옥수수까지 사 주고 오는데 그 때의 행복감이 지금도 느껴져요.
15. 남편 실직하고
'17.10.31 12:51 AM (211.245.xxx.178)제일 속상했던게 백화점에 가끔 가는데(서점갈때 백화점 식품관 지나서 가거든요) 식품관 지나면서 맛있어보이는 간식거리 애들 사다주곤 했는데 그걸 고민하다 못 사겠더라구요.ㅎㅎ
큰 소비야 월급있어도 못 쓰는데 소소한 간식거리앞에서 주저해야 되는게 제일 처량했어요.
여직 소소한 돈 걱정해야해서 기운빠지지만,
으샤으샤 기운내봅니다.16. ㆍㅡㆍ
'17.10.31 1:01 AM (1.236.xxx.217)저도요 남편이 계속 이직하느라 맞벌이여도 주머니에 동전만ᆢ애둘이 슈퍼로 이끌까봐ᆢᆢ긴장하면서 재촉했어요
큰애 저학년때 작은애 어린이집 데려오면서요ㅜㅜ
남편 사업 실패로 빚만 더 지고 진짜 암담했던 기억요ᆢᆢ
이후 취직해서 월급 다박다박^^ 받아올때
애들하고 길가다가 슈퍼에서 과자 척척 사줄때 진짜 행복했어요ㅎㅎ
지금은 사업해서 매달 몇천에서 몇억도 받아요~^^~ 감사한 일입니다17. dd
'17.10.31 1:09 AM (175.112.xxx.122)그죠 저도 맨날 바들바들 떨다가 어느 날 여윳돈이 조금 생겨 애들 맛있는거 사줄 때 (정말 사치스럽게 밥먹으며 음료수도 시켜주고) 정말 기분 좋더라구요. 그런 행복이 우리에게 정말 큰 힘을 주죠
18. 나
'17.10.31 1:25 AM (1.245.xxx.39)첫댓-왜 그리 사나 알거같음
원글님 더 좋은날 올거에요^^19. 살면서
'17.10.31 1:50 AM (73.193.xxx.3)느꼈던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고 계시는 모습이 참 좋아보여요.
곁에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축복같아요.
좋은 일들 가득하세요.20. ..
'17.10.31 2:49 AM (220.118.xxx.22)미소짓게 만드는 글이에요. 앞으로도 행복하세요~~
21. well
'17.10.31 4:52 AM (38.75.xxx.87)저도 비슷한 경험했고 그래서 지금도 남편이랑 저는 하루하루 감사히 살아요. 삶을 살면서 어려움을 겪는게 그다지 나쁜 것 같지 않아요. 1번님 힘내세요.
22. 가을
'17.10.31 6:41 AM (39.117.xxx.194)저도 의보료를 못내 애들 아플때 참 힘들었어요
작은아들 초등들어가며 제가 일하기 시작하고 고정수입에 안정적인 일을 하게 되니 좋더군요23. soy
'17.10.31 7:09 AM (39.120.xxx.189)첫댓글님 ㅠㅜ 옷보내드리고 싶어요ㅜㅜ
24. 아이디로
'17.10.31 7:48 AM (182.222.xxx.79)첫댓글님 남자건 여자건간에
아이디나 주소 남겨주세요
긴팔 겨울점퍼 입던거긴
하지만 보내드릴께요
갑자기 추워지고 어제 좋은 배우 비보로 마음이 안좋은데
원글님 글 덕에 따뜻해지네요
행복의 기준이란거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첫댓글님은 꼭 남겨주세요25. 저도 생생한 기억이 있어요
'17.10.31 7:53 AM (112.155.xxx.101)집에 쌀도 떨어지고 담달을 뭘먹고 실아야하나 넋놓고 있는데
시댁식구들이 놀러온다는거에요
전재산 십만원을 통장에서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직도 생생해요
전 다행히 아이가 자주 아프진 않았어요
조금 숨통이 트여서 에버랜드를 갔는데
다른 행성 별천지에 온 느낌이더라구요
아이도 집에 오려고 하지 않고 정신 없이 놀더군요
남편이랑 늘 얘기하는 기억이에요
가족의 첫여행 에버랜드26. ㅇㅇ
'17.10.31 8:16 AM (223.55.xxx.84)원글님과 댓글님들, 에버랜드님.
좋은 기억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일로 어제, 오늘 힘들었는데 많이 위로가 됐어요.27. 애들이 있음 참...
'17.10.31 8:29 AM (125.184.xxx.154)미래가 불안해 마음이 무겁다가도, 월급 받아오는 남편 덕에 애들이랑 지나가다 어묵 하나씩 물려줄수 있음에 참 다행이다싶어요.
나 혼자 였다면 별생각 없었겠지만.
애들이 먹고 싶다는거 사줄때가 행복하더라구요..28. 그마음
'17.10.31 8:50 AM (110.45.xxx.161)알아요.
그 도~~~온이란게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불안감을 잠재워주는 버팀목이 되지요.
나는 괘안은데 아이들에게 해줘야하는 의무감이 무거울때 불안하지요.
내새끼 입에 들어갈때 행복이 느껴지죠.29. gna
'17.10.31 9:09 AM (118.220.xxx.166)첫 아이를 낳았을때 아이 내복을 3-4벌밖에 못샀어요. 유난히 잘 토해서 자주 내복을 갈아입혀야 했는데..입을 내복 없을까바..늘 내복을 빨고 말리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4년 후 둘째 아이 임신했을때 내복을 10벌도 넘게 사고 아기용품 사고 싶은거 다 샀어요. 그때의 기분 그 느낌..생생하네요. 항상 첫아이때보다 둘째 아이는 넉넉해지는것 같아요.형편이 점점 나아지기 때문이겠죠..
30. ...
'17.10.31 9:40 AM (125.128.xxx.118)첫댓글님...사실이 아니길 바라며....사실이라면 요새 패딩 단지 추위를 막기 위한거라면 5천원, 만원짜리도 있어요...주말까지 일해서 번 돈, 긴팔옷은 하나 사 입으세요...
31. ......
'17.10.31 10:07 AM (155.230.xxx.55)친한 분이 얼마전 시장에서 따뜻한 겨울바지 2000원에 득템했다고, 입어보니 퀄리티도 넘 좋다고 하던게 생각나는데 첫댓글님.. 재래시장에 발품팔아보세요.
그나저나 원글님글 읽으니 저도 행복해집니다.32. ......
'17.10.31 12:00 PM (221.146.xxx.42) - 삭제된댓글저도 남편이 이직하면서 월급 반토막 났을때는
마트 가는게 무섭더라구요
고기를 사면 과일은 못사고 쳐다만 보고...
삼겹살 먹고 싶은데 비싸서 뒷다리살 사고....
와인이나 맥주는 사치품이고...
몇번이나 장바구니에 넣다가 뺐다가....
그러다가 생활비에 여유가 생겨서
고기도 담고 과일도 담고 맥주도 담고
아이스크림도 하겐다즈로 사보고 하면서
매일이 오늘만 같아라~~~ 하면서 행복했어요 ^^
원글님 글보고 그때가 생각나서 흐뭇하네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깨달았어요
감사합니다~~~^^*33. ㅇㅇ
'17.10.31 12:01 PM (166.104.xxx.225) - 삭제된댓글ㅇㅇㅅㅈㄷㄴ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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