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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씨... 잘 가요... ㅠㅠ 잠시 당신을 추억하고 싶어요. ㅠㅠ

deb 조회수 : 5,689
작성일 : 2017-10-30 22:13:29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옷갈아입고 거실에 나가 켜진 TV를 슬쩍 보는데
요란한 광고 속 한 켠의 자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주혁 교통사고 사망
어? 뭐? 진짜? 정말? 황급히 스마트폰으로 포털에 접속한 순간 보이는 기사들.
지금까지 너무도 황당하고 먹먹해서 스마트폰으로 한참을 기사를 따라가다,
결국 글 한자락 남기고 싶어 노트북을 열었네요.
눈물이 날 것 같은데 계속 눈시울만 뜨거운 채 흐르진 않네요.

김주혁.
고등학교 때였던가 대학교 때, 엄청 좋아라 보던 주말극 속의 그는 진짜 카이스트생인가 싶었습니다. 
김주혁은 주인공들-이휘향 교수의 랩실의 가장 만학도 박사학위 연구생이었고,
함께 나오던 연구원 중 한 명은 정말 카이스트생이더란 말도 있었기에, 당연히 그 박사도 연기자 아니겠지 했죠.
그렇게 그는 한 편당 조금씩 비추던 연구원 중 한 명이었기에,
그리고 안경 쓴 딱딱한 표정의 얼굴, 말투, 옷차림새, 
후배에게 보이는 태도와 교수에게 보이는 자세의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러웠기에 연기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뭐 그 이전에 본 적도 없는 얼굴이었고, 그렇게 튀게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으니까 더욱요.
헌데 배우더군요. 나중엔 에피소드 한 편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구요. 
나중에 보니 김무생씨 아들이더라구요. 아버지보단 덜딱딱한 거네, 싶었어요.
그리고 몇몇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나오는가 싶더니,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이 두 영화 DVD는 제 옆의 책장에 꽂혀있네요. ㅜㅠ) 
광식이 동생 광태.
와. 괜찮네. 점점 괜찮아지는구나. 영화에서, 로맨틱에서 멋지네, 했거든요.
프라하의 연인.
전도연에, 연인시리즈, 게다가 엄청 업된 작가의 신작, 
그러나 유치하다 욕하면서 보면서도 빠져든 건 바로 김주혁 때문이었습니다.
멋있는 배역이었어요. 강력계 형사. 쥐뿔도 가진 거 없는. 애인한테 다 퍼주고는 결국 버림받는.
그러다 대통령딸 외교관과 사랑에 빠지는 역이죠.
김은숙 작가 남주인공답게 대놓고 멋있어야 하는 그런 역할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우 특유의 멋이 있더란 말이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안잘생긴 것도 아니고,
키나 허우대가 확 멋지지도, 그렇다고 그냥 그런 건 아니고, 
적당히, 딱 적당할 정도로 멋있고 남자다웠습니다. 말투나 목소리, 행동들이. 그리고 그 선이.
잠시 서있는 자세나, 대사와 행동이 치고나오는 타이밍이랄까가, 참 절묘하게 멋지더라구요.
그리고 전. 그 말많던 청연이 개봉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 온다는 시간을 맞추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지금 보니 그 아름다웠던 장진영씨도 이미 떠난지가 오래 되었네요. ㅠㅠ)
실물의 그는,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참 많이 잘생겼더랬습니다. 
키는 컸지만 예상보다는 몸이 왜소했고, 그리고 더 검은 피부에 굉장히 선이 진해서 놀랬죠.
많이 패셔너블했지만 오버는 아니었고, 참 수줍음이 많다는 게 의외였죠.
영화에서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사실 청연 자체는 지금 기억이 많이 나진 않지만,
김주혁이 아주 멋있었던 몇 몇 씬이 아직도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요.
이후 다른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진 않았어요. 그냥 슬쩍 보면 언제나 응원하고픈 배우.
1박 2일 나온달 때도 왜일까, 근데 대중들이 참 좋아하더라구요, 거기서도 잘하나 보다. 좋았죠.
저는 가끔 말도 안되게 망가지는 모습을 몇 번 보았을 뿐이예요. 그리고 은근슬쩍 배려하는 모습들.
남산에서의 젊은 부모님과의 합성사진에 감격하던 그의 표정은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민폐 끼칠까 그만둔다 하고 다잡은 그의 연기활동(영화)은, 다 따라가진 못해도 참 좋아보였습니다. 
공조에서도, 전, 현빈도 멋있지만 김주혁도 그에 못지않게 멋지지 아니한가, 왜 연기만 칭찬하지, 이상했더랬습니다.
그리고 멋지게 늙어갈 배우, 앞으로도 내가 쭉 응원할 배우일 거라 확신했죠.
내 일을 하다 그냥 문득 영화관을 갔을 때 그의 영화가 있으면 마땅히 표를 살 잠재적 관객이었죠.
그러다 오늘. 갑자기 추워진 날. 정말 거짓말처럼 그가 갔네요.
10월의 연예계. 단 이틀만 버티지. 아 어떻게 그렇게 나쁜 일이 겹치고 겹쳐 그렇게 허망하게 갔을까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광팬인 거 같지만, 뭐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좋아했습니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좋아하는 배우, 떠올리면 열 명 아니 한 다섯 명 안에 꼽았을까나요.
배우로도 그렇지만, 좋은 사람일 거라고도 생각했어요.
저 멀리 브라운관, 스크린 속 그를 내가 어찌 알겠냐마는, 분칠한 그들 인터뷰 기사로 뭘 그리 알겠냐마는,
나서지 않되 꾸준하고 속정 깊은, 그런 사람. 
그렇게 기억하렵니다. 멀리서 한 번 보았을 뿐인데, 가까운 지인이 떠난 것만 같이 허하네요.

아까 너무도 황당해서 믿을 수 없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프라하의 연인 영상을 잠시 틀어보았습니다.
최상현 형사님은 여전히 너무 멋지더군요. 지금은 가슴 아파 못보겠죠. 
한참 후에, 그리고 가끔, 보고 싶을 때, 생각날 때, 틀어보려 합니다. 다른 영화들도요.
저에게 좋은 기억을 주어 고맙습니다. 좀더 오래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잘 가세요. 안녕...





쓰고보니 깁니다...
그냥 알고보니 김주혁팬.. 주절주절 떠들었네요.
저와 그닥 차이 안나는 연배(오빠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에,
너무 이르고 갑작스런 죽음에 황망하고 가슴이 아파서, 혼자만의 애도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참... 오늘처럼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사무칠 수 있나 싶네요.
다른 분들도 그런 것 같아요. 많은 곳들에서, 정말 거짓말 같다고, 아니라고 말해달라며 다들 슬퍼하고 
정말 좋은 사람, 배우였다는 기억들로 그를 추모하네요. ㅜㅠ
마흔 다섯이라고 하는데.. 이동안 이처럼 사랑받았는데, 더 있었다면 훨씬 더 그랬을텐데요. ㅜㅠ

IP : 203.249.xxx.4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끼노하나
    '17.10.30 10:17 PM (39.7.xxx.30)

    너무 슬퍼요...

  • 2.
    '17.10.30 10:20 PM (211.109.xxx.136)

    가깝게 지냈던 지인의 부고처럼
    느껴집니다ㅠㅠ
    인생의덧없음을 느끼게하는 오늘이네요
    그곳에서는 조금더 평안하길

  • 3. 예진
    '17.10.30 10:20 PM (1.227.xxx.171)

    어제 채널을 돌리다 일박이일에 김주혁씨 나오는 장면을 홀리듯 봤습니다
    시골할머니와 무슨 미션인지 이만원을 벌기위해 장터에서 노래를 부르던 장면인데
    재방송도 아닌데 갑자기 왠 김주혁등장이지??하면서 수줍은듯 할머니와 노래부르며 춤추는 모습을 봤는데요
    오늘 사망 비보에 충격이었습니다 ㅠㅠ
    고인을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세요

  • 4. ...
    '17.10.30 10:20 PM (221.162.xxx.252)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나이들수록 멋지게 익어가는 연기 앞으로 기대되는 배우였는데..너무 슬프네요..ㅜㅜ 안타깝고 속상한 밤입니다...

  • 5. 깜찍이들
    '17.10.30 10:23 PM (1.227.xxx.203)

    저녁차리다 아이에게 얘기듣고
    그 황망함이란....
    안타깝고 그 재능과 젊음과
    배우로서의 무한가능성이 넘 아깝고 ㅠ
    김주혁씨 부모님 품에 꼬옥 안기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6. ...
    '17.10.30 10:24 PM (188.71.xxx.2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
    '17.10.30 10:38 PM (119.64.xxx.27)

    엔니오 모리꼬네 내한공연에서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때 김지수씨랑 왔었죠
    공연을 기다리며 설렌듯 앉아있던 모습이 기억나요
    그때나 지금이나 티비에서나 실제 본 모습이나 참 한결 같다고 느꼈는데
    그렇게 한결같은 모습을 하곤 나타나던 사람이 사라져버린 기분이네요
    명복을 빕니다

  • 8. ...
    '17.10.30 11:25 PM (58.227.xxx.133)

    하아...ㅠㅠㅠ

  • 9. ....
    '17.10.31 12:21 AM (59.5.xxx.186)

    원글님 글이 김주혁씨 비보의 슬품이 더 깊게 느껴집니다.
    부디 어느 곳이든 그곳에서 행복하시기를....
    많은 이들의 글을 보니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 10. ㅠㅠ
    '17.10.31 6:07 AM (210.105.xxx.64)

    아마 30대 후반, 40대 초중반 많은 이들이 원글님과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문화 소비 주체이던 2, 30대 때 많은 작품 속에서 그의 모습을 봐왔으니 진짜 동네 오빠 같은 느낌이랄까... 40대에 1박2일에 나와 배우를 넘어 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작품을 해서 그닥 팬이 아니었음에도 그 분 작품 참 많이 봤어요. 장년, 노년의 모습도 참 기대되는 분이었는데 정말 너무도 훌쩍 가셨네요.

  • 11. ㅇㅇㅇ
    '17.10.31 6:16 AM (117.111.xxx.13)

    이 사건이 충격이 되어 오래 잊혀지지않을꺼 같아요..
    평소에 더 관심을 못가졌던게 미안해요ㅜㅜ
    사실 차가운 이미지의 배우라서 보고있음 기분좋거나
    행복한 느낌은 없어서..저도 모르게 피하거나 관심을
    안 가졌었거든요.

  • 12. 연예인의
    '17.10.31 6:24 AM (223.62.xxx.234)

    죽음에 이렇게 멍해보긴 처음이에요.
    신해철이 갔을 때도 별 느낌 없었건만
    둔기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랄까요.
    물같고 공기같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 13. .....
    '17.10.31 9:15 AM (112.151.xxx.45)

    원글님 글이 황망한 마음에 위로가 되네요. 저는 원글님처럼 낱낱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참 멋지고 느낌있는 배우. 실제가 더 아름다운 배우일거라 생각하고 좋아해었는 데.

  • 14. ..
    '17.10.31 1:59 PM (210.218.xxx.41)

    저도 조용하게나마 응원했습니다.. ㅠㅠ
    슬픈 가을날.. 무심히 조용히 그냥 그렇게 응원했더랬습니다. 글 감사드립니다...

  • 15. 아깝고
    '17.11.6 9:58 AM (180.65.xxx.11)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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