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설때는 아직은 새벽이라고 빛의 양보다 어둠의 양이 많았는데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금방 동이트네요.
서울 ~ 양양간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여기저기 요리조리 거치더니
고속도로에 진입했습니다.
아.. 밀리네요.
이제 7시가 되었는데 밀려요.
가을이라고 다들 떠나나봐요.
그렇죠. 어디든 떠나야 할 계절 가을이니까요.
어느 순간 강원도의 산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힘있고 강한, 거침없는 솟음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고
수많은 터널을 지날때마다 무거운 안개로 꽉 가로막혀
차들이 눈치보며 움직이느라 따분한 시간이에요.
삼년전에,
같은 시기에 백담사를 떠났던 길 위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그때는 서울~양양간 고속도로를 타지 않았을때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강원도를 갔지만 강원도에 들어서자 느껴지던 푸른 공기와
여기저기 산과 들에 예쁘게 물든던 단풍의 모습이
지금 이곳에는 없습니다.
터널 하나를 지날때마다 무거운 안개가 .
터널 하나를 지날때마다 사라진 안개사이로 깊고 거친 산이.
터널 하나를 지날때마다 다시 무거운 안개가.
남편과 아내가 말합니다.
언젠가 보았던 미스트의 괴물이 여기 어딘가에서 우릴 노리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그 긴 터널들과 안개사이를 지나고 드디어 설악산 국립공원 인근에 다다랐습니다.
도착 9시 30분. 나쁘지 않네요.
남편이 말합니다. 검색하다 읽었는데 최대한 국립공원 매표소 안쪽 근처로 차를 주차시켜야
한다고. 했다네요. 유료지만 그게 편하다고.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아주 아주 많이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요.
아내는 셔틀버스가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하려다 말았습니다.
남편의 바람대로 최대한 국립공원 입구 근처로 차를 주차시키려 했지만
이미 주변이 만차라 근처에 가지도 못한채 안내요원의 안내로 무료주차구역에
그것도 대부분 주차가 되어있어 제일 끝쪽에 주차를 했습니다.
그 넓은 무료주차장도 이미 만석에 가까웠어요.
내리자마자 남편은 말합니다.
가자마자 무조건 케이블카 예매를 해야 한다고요. 거기가 제일 밀린다고...검색할때 읽었답니다.
사람들이 몰려가듯 걸어가는 쪽을 따라서 걸었습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셔틀이 있지 않을까? 이런정도면 셔틀이 있을 거 같은데?
남편이 말하네요. 없을껄?
때마침 안내요원에게 셔틀 타는 곳을 물으니 그냥 매섭고 불친절하게 빨리 빨리 지나가세요! 하네요.
아내가 남편에게 " 너무 불친절하다~" 말했습니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셔틀타는 곳 안내라던지 표시판이 안보이네요.
셔틀 타는 곳으로 가는게 맞나? 설마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 따라 가는 거 아닌가.
음식점들 사이로 보이는 작은 가게에 들어가 물으니 조금만 올라가면
셔틀 타는 곳이 있다네요.
또 한참을 올라갔어요. 드디어 나왔네요. 저 앞에 사람들의 긴 줄을 보니 저곳이 셔틀타는 곳인가봅니다.
여기서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 만차로 인해 상행쪽을 막아놔서 셔틀버스만 올라가다 보니
국립공원 입구까지 가는데 금방이네요.
셔틀버스도 국립공원에서 따로 운행하는 버스가 아니라 일반 시내버스가 셔틀버스 역할을 하나봅니다.
아마 지원을 하겠죠?
기사님 말씀으론 올라갈땐 무료이고 내려갈땐 1200원 버스요금을 내야 한다고 하시네요.
네네~ 그럼요 그럼요.^^
잠깐 다른 얘기지만
아내는 삼년전에 아쉽게 다녀왔던 백담사를 다시 가고 싶었었습니다.
그 길과 단풍이 너무 예뻐서 두고두고 생각났었거든요.
그래도 지금쯤이면 강원도 단풍이 절정일테고 어디든 어여쁘겠지 싶어
남편의 계획대로 설악산국립공원을 따라온건데
이상하네요.
분명 뉴스에서 듣기론 이번주가 강원도 단풍 절정일 거라 했는데
잘못들었나 싶게 단풍은 많이 들지 않았어요.
또 둘러보니 예쁘게 물드는 단풍나무과가 주변에 별로 없어보이네요.
대부분 참나무과나 전나무과가 많은 듯 싶어요.
아!
도착했어요.
설악산국립공원!!
사람들도 어마어마 하네요.
모든 사람들이 지금 여기. 설악산 국립공원 매표소 근처에 다 모여있는 듯 해요.
입장권을 끊으려고 또 줄을 섭니다.
유리창 너머의 직원분 옆으로 안내문구가 보이네요.
"카드불가"...........라니요?
1인당 입장료 3500원. 기본 2인 이상일텐데 .
천원도 카드를 받는 세상에
이거 맘에 안드는데요. 괜히 심술이 납니다.
남편과 아내 뒷줄에 서 있는 어떤 남자분도 어이없어 하네요.
생각지 못한 상황에 현금없는 분들이 우르르 매표소 옆 현금cd기로 달려갑니다.
아내는 지갑에서 오만원권 지폐를 한장 꺼내들고 얌전이 " 성인 둘이요" 하고 표를 끊었습니다.
그리곤 이내 남편에게 말하지요.
정말 이해가 안돼네. 왜 카드를 안받는거야.
남편도 어쩌고 저쩌고 뭐라 뭐라 말합니다.
매표소 옆 입구에서 아내는 또 얌전이 표 확인하는 분께 표를 보이고
남편과 함께 설악산 국립공원에 들어섰습니다.
잠깐 끊어 써도 될까요?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