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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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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명절 지내는 방법

의문점 조회수 : 10,063
작성일 : 2011-09-12 15:12:16
제가 겪은 서양이래야 미쿡 정도인데... 암튼 서양이니까요...
15년 살고 지금도 마일리지 넘칠 정도로 다니면서 늘 비교하게 되는데요.
여건상 대부분 미쿡 현지인들과 교류 많이 하게 되어서 그 사람들 사정을 얼마만큼 알게 되었어요.

한국서 배운 바는 미국인들은 물질만능이고 개인주의고 정이 없고 등등 이었는데 실은 겪어보니까 우리보다 더 진심으로 가족간의 신의와 애정이 깊고 바라는 것 보다는 해주려는 것이 많은 정많은 사람들이었어요.

어리둥절 했죠. 한국사람이 정이 많고 대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친밀하다고 배웠는데 내가 겪은 한국 친척행사는 분란도 많고 눈치도 보고 서로 뒤에서 욕도 하고 하는데 미국 가족들은 모이면 너무 편안하고 좋더라구요.

대개 기념일이나 명절은 이랬어요.

1. 신년은 대개 커플이나 소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 모여서 간단 송년, 신년맞이 파티 하구요.
2. 이스터 (부활절)는 종교적으로 교회나 성당 위주로 달걀 칠하고 숨기고 카드 주고받고 하구요. 학교의 봄방학하고 대개 겹치니까 싱글은 본가로 많이들 가죠.
3. 기타 종교 기념일 (천주교는 대축일, 유대교축일 등등등) 교회나 성당에서 알아서 각자 마음으로.
4. 발렌타인 (화이트데이 없음) 남녀 서로 학교 직장 가정에서 카드와 초간단 선물 주고받고.
5. 할로윈은 동네사람들하고 취향에 따라 알아서 지내구요. (아이들 캔디는 넉넉히 준비해 놓음)

가족 형제 친척 친지 모임있는 명절은 추수감사절 또는 크리스마스 둘 중에 하나는 상의하고 선택해서 모이더라구요.

추수감사절 (Thanksgiving)과 크리스마스에는 많이들 모여요. 형편 되는 가족들요. 미국내 전국적으로 비행기도 만석이고 우리 명절처럼 길도 무지 막혀요. 20시간 운전해서 오기도 하고 멀리는 유럽에서 남미에서 아시아에서부터 휴가받아서 모이고 부모 형제 누나 동생 이모 고모 삼촌 조부모 등등 모이는 사람들도 많아요. 물론 부부와 어린아이들도 함께요. 

출신 고향에 따라 아일랜드, 독일, 이태리, 프랑스, 그리스, 유태인, 동양계, 흑인계 등등등 전통과 특색에 맞게 음식도 푸짐하게. 물론 추수감사절 주메뉴는 칠면조(stuffed turkey) 지만 다른 음식도 종류도 양도 많고 푸짐하게 준비하는데 정말이지 단 한번도 음식준비와 설거지로 서로 얼굴 붉히고 뒷말하고 하는 적이 없어요. 합리적으로 넉넉한 사람이 돈은 더 부담하고 멀리서 온 사람들은 배려해주고 아내도 남편도 엄마도 아빠도 이모도 고모도 삼촌도 서로 기꺼이 도와주려고 하고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기여하려고 하고 피곤하면 기꺼이 쉬게 해주고 등등... 이게 제스쳐가 아니고 진심이라니까요.

정말 제가 목격한 모든 모임이 사랑과 평화가 넘실대고 진심어린 배려와 애정이 난무하는 가족 친척 모임이었어요.

왜 우리의 명절 풍습과 이리 다른걸까요? 
왜 우리는 기쁜 명절에 기분나쁘고 섭섭하고 힘들어하고 짜증내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무슨 명절이 이래요? Holiday 는 편하고 기분좋은 날이어야 하는데...

원인을 알면 해결하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요?
IP : 118.217.xxx.83
5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eutronstar
    '11.9.12 3:16 PM (114.206.xxx.37)

    다 필요없고 독립기념일에 폭죽놀이하는게 부러워요 ㅋ

  • 2. 원인
    '11.9.12 3:24 PM (115.136.xxx.27)

    음식준비하는데 손하나 까닥 안하는 남자들 .. 그리고 무조건 시댁 먼저 방문해야 된다는 이상한 풍습...

    거기다가 실제로 많이 먹는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전.. 왜 그리 많이 부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정말 꼬박 앉아서 있어야 하는건데.. 미국 요리 칠면조나 호박 파이는 일단 준비하고는 오븐에 구우면 그만 아닌가요?

    동그랑땡같은건 모양 만들기도 손 많이 가고.. 거기다 일일이 부쳐내야 하고.
    녹두전은 심지어 녹두를 갈아야 하는 것도 있고..모양도 이뻐야 하고.. 제사상 올릴거 모양 삐뚜러지면 다시 부쳐야하고..
    만두.. 이거 진짜 대박 손 많이 가죠..??
    갈비도 핏물 빼는 준비과정부터 시작해서 엄청 손 많이 간다고 봅니다..

    여튼 계속 부엌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서양은 저정도는 아닌거 같습니다.
    그리고 설거지 양? 우리나라 못 따라올거 같은데요.

    명절날은 반찬이 많다보니.. 그릇도 많고.. 밥그릇 국그릇, 앞접시 등등..

  • 의문점
    '11.9.12 3:28 PM (118.217.xxx.83)

    일단 제사와 차례 등 전통 제례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가족을 반목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네요...
    제사나 차례를 즐겁고 기분좋게 지내는 방법이 없을까요?

    예전에는 (더 멀리 오래갈 수록) 재료도 귀하고 조리기구도 형편없고 보관도 힘들고 노동력은 더 많이 들고 차도 없고 한데도 엄청난 규모와 횟수의 제사와 차례를 지냈는데 그건 뭘까요? 옛사람들이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데 그걸 물려주지 않은걸까요?

  • 의문점
    '11.9.12 3:40 PM (118.217.xxx.83)

    그게요... 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서양음식도 제대로 하는데 양념하고 숙성하고 오븐에서 여러시간 굽거나 브로일하고 장난이 아니에요... 그릇도 유리잔도 있는대로 꺼내서 무지 많이 쓰고 ...

  • ///
    '11.9.12 4:18 PM (62.203.xxx.223)

    제가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음식, 중국음식, 서양음식 두루두루 자주 하는 편이고 심지어 케이터링해보라는 제안도 받았었는데요, 직접 요리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명절음식의 경우, 한국음식과 서양음식의 노동량 자체가 비교가 안됩니다.
    저도 칠면조 스터핑해서 굽고, 햄덩어리에 오렌지 올리고 클로브 박아서 베이스팅하며 굽고, 로스트 비프에 요크셔 푸딩도 만들어보고... 다 해봤어요. '전체 노동 총량'의 관점에서 비교해보면, 그래도 한국음식에 비해서 서양가정의 명절음식 준비는... 께임이 안됩니다.
    그릇, 유리잔 있는대로 꺼내서 멋지게 테이블 세팅한다지만, 그거야 식사 끝나고 죄다 세척기에 집어넣으니 20
    ~30분이면 정리가 다 끝나더라고요.

  • 의문점
    '11.9.12 4:48 PM (118.217.xxx.83)

    대체로 적극 동의해요^^ 전체 노동량은 비교불가겠죠. 전 한국명절음식 안해봐서리...

    근데 풀어서 생각해 보세요. 칠면조 손질해야죠. 스터핑 재료 각각 준비해서 꽤 주물떡거려서 섞어서 집어넣어야죠. 온도계 꼽아서 굽는데 몇시간. 으깬감자 만들려면 벗겨서 삶아서 으깨서 양념하고 그레이비 고기국물부터 고아서 만들어야죠. 스테이크나 로스트 비프도 15인분 하려면 장난이 아니던데요? 채소도 여러가지 준비해서 삶거나 데치거나... 이태리 쪽 가정은 더더욱... 오븐에 들어갔던 거하고 냄비 등은 세척기 안되죠. 그릇도 모조리 물에 샅샅이 헹궈서 세척기 집어넣지 않으면 막혀요. 20- 30 분 정리는 좀 과장 ^^ 한두시간은 걸리죠 ^^

    암튼 음식 문화나 서로에 대한 배려, 서로에 대한 기대 등이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에 더 적합한 것 같아요. 서양쪽이요. 우리도 얼른 간편하고 즐겁게 바꿔야 하는뎅...

  • ///
    '11.9.12 5:12 PM (62.203.xxx.223)

    댓글을 쓰다보니 제 연식이 다 드러나서 좀 민망하지만...
    제 주부경력이 길다보니 아무래도 손의 빠르기나 숙련도 등에서 원글님과 많이 다를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서양 명절음식, 한국 명절음식 다 해봤어요. 한국에서 90년대초반까지 이십몇년 살았고, 서양에서 20년째 살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살땐 저희 집이 큰집이고 제사를 일년에 열서너번 지냈던 집안이어서, 열살때부터 전기후라이팬 꿰차고 앉아 녹두전 백장씩 부쳤었어요. ㅎㅎㅎ
    생선 사다 손질해서 며칠씩 꾸덕꾸덕 말려서 굽거나 양념해서 찌고 갈비찜같은 거 하다가, 여기와서 칠면조 밑손질해서 온도계 꽂아 굽는거 일도 아니던데요. 오븐에 넣어놓고 중간중간 한번씩 베이스팅해주면 되잖아요. 그 몇시간 동안 안절부절 오븐 안 들여다보면서 매달려있는 것도 아니구요. 으깬 감자는, 감자 1킬로그램 사서 껍질벗겨 압력솥에 쪄서 뜨거울때 으깨고, 버터 좀 넉넉하게 넣고 허브나 차이브 다져서 넣기도 하고, 그래도 금방 되던데요, 저는.
    그레이비는 저는 그냥 시판되는 제품 (액상이나 가루) 사서 이용하구요, 스테이크와 로스트 비프 15인분도, 비용이 좀 많이 들어서 그렇지 만드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요령만 있으면요.
    서양식 채소요리는... 음... 나물과 한번 비교해보면, 한국에선 명절에 제사를 지내거나 안지내거나 어쨌든 나물을 여러 종류 하잖아요.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도라지, 숙주, 고사리 나물, 말린 나물 볶음 등등... 말린 나물같은 건 며칠전부터 불리고 삶으며 준비하구요, 콩나물 1킬로그램 다듬어보셨는지? 몇시간 걸려요. 시금치 다듬는 것도 시간 많이 걸리구요. ㅎㅎㅎ 한국에서 그렇게 나물준비하다가 서양식 채소요리하니까 비교자체가 안되던데요. 감자 고구마 호박 당근같은 뿌리채소 다듬어 썰어서 버터와 허브, 소금 후추 휘릭 뿌려서 그냥 오븐에다 넣으면 끝. 나중에 노릇노릇 윤나게 구워진 채소에 아몬드 슬라이스 뿌려서 서빙하니까 맛도 좋고 보기도 근사하구요.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결론은 (제 생각입니다만) 남존여비의 유교 사상이 뿌리깊은 한국에서 음식조리법 자체도 복잡하고 시간걸리는데다, 여자들이 부엌에 계속 머물면서 동동거려야만 '남자들의 편안한 식사' 혹은 '제사'가 이루어지는 문화가 걸림돌인듯 해요. 또 그것때문에 해마다 되풀이되는 여자들의 명절 증후군이 있죠.
    외국에 나와 살다보니, 그리고 한국음식 서양음식을 번갈아 하다보니 느끼게 된 개인적인 소회입니다. 후유...

  • 의문점
    '11.9.12 5:19 PM (118.217.xxx.83)

    아뇨 아뇨... 정말 좋은 글 감사해요. 많이 감사해요.

    저는 완전... 어흑... 님에 비하면 태아네요. 엠브리오...

  • 의문점
    '11.9.12 5:35 PM (118.217.xxx.83)

    님의 경륜에 가지는 무한한 존경심을 짐작하시려나요... 어흑...
    너무 민망해서(소심함) 일부 내용 지웠어요. 양해 바랍니다. ㅠㅠ

  • ㅁㅁ
    '11.9.12 9:59 PM (218.155.xxx.186)

    ///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3. ..
    '11.9.12 3:25 PM (211.178.xxx.61)

    잘 보셨는데요, 지금 길게 쓰진 못하겠지만..그 이유는 독립을 일찍하는 문화가 아닌가 생각해요.

    고등학교 졸업할 나이가 되면 대개 독립해서 혼자 개인의 생활을 살기 때문에 일년에 몇 번 맞이하는

    명절에는 다 같이 모여 서로 도우며 즐기게 되는거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등학교졸업나이에

    독립이라는 건 상상할 수도 없고, 직장생활은 물론 결혼해서도 부모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람 그리운 줄 모르고 등등.. 서양에선 개인적 생활을 하다가 일년에 몇번 만나 정을

    나누는 문화고..우리나라는 항상 떼거리 문화고.. 등등

  • 의문점
    '11.9.12 3:35 PM (118.217.xxx.83)

    그렇죠? 자식은 너무 늦게까지 경제적으로(재정적) 부모에게 의탁하고
    부모는 자식에게 늦게까지 복종과 결속을 요구하고... 이런 것도 큰 문제네요.

  • 니들
    '11.9.12 3:37 PM (110.12.xxx.69)

    경제적인 독립=== 중요합니다. 의무교육이 끝나고 사회의 새내기들이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그럴려면, 우선 물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떨어져야하는데, 거주할 집을 어떻게 구합니까? 예를들어 20평 아파트 한채의 가격이 얼마요? ==== 그럭저럭한 스펙을 가진 새내기가 20년 또는 30년 일해야 그 가격의 집을 구할 수 있겠죠. 그전까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도움받아야되죠 ==== 이 지점이 신분제의 시작입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경제력이 다르니까요. ????

  • 의문점
    '11.9.12 4:51 PM (118.217.xxx.83)

    미쿡 애들도 대개 대학가면서 독립할 때 기숙사로 가거나 아파트 방 3개에 6명 낑겨살고
    취직하거나 결혼하거나 해도 원룸(스튜디오) 또는 오피스텔 같은 데 월세로 시작해요.
    우리는 왜 젊은이들이 최하 전세 또는 자가소유로 시작하려고 하죠? 그것도 좋은 지역에 아파트로?
    2000 에 40 - 50 만원 월세 널렸는데요...
    어휴~ 미국애들이 출발하는데 2000 만원 현찰로 가지고 시작한다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걸요???

  • ㅎㅎㅎㅎ
    '11.9.12 5:17 PM (98.206.xxx.86)

    윗분 말이 맞아요. 저 친한 미국애들도 부모님 도움 전혀 안 받아요. 부모한테 대학 입학 이후로 1원 한 장 안 받음...학교도 다 장학금과 Student loan으로 해결하고 오로지 받은 건 엄마가 몰던 중고차 한 대에요. 미국은 일단 차가 필수니까...심지어 지금 세 사는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갈 때 줄여서 가느라 물건이랑 가구 둘 데가 없다고 걱정해서 부모님 집 지하실에 갖다 놓지 그래? 그러니까 그것도 싫어하더라구요. 폐라고...자기 돈 들여 storage 맡길 생각하던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고민고민. 또 다른 아이는 아버지가 의사고 걔도 스포츠 특기로 (돈 많이 드는 스포츠) 사립대 입학해서 석사하고 뉴욕 컨설팅펌에 취직되어 가는데 맨하탄에서 룸메 3명 구해서 여자애들 4명이서 아파트 살기로 했다고 하더라구요. 맨하탄 물가가 워낙 비싸니까. 또 다른 아이는 엄마가 미국 주립대 교수고 아빠도 전문직이고 애도 엄청 똑똑해서 아이비리그 갈 수도 있는데 (SAT 만점, 주에서 뽑힌 영재로 따로 교육 받음) 자기 주 벗어나면 장학금 별로 없고 생활비 많이 들어서 부모 부담된다고 그냥 자기 엄마가 교수인 주립대에 진학했어요. 전액 장학금에 생활비까지 나오는 조건으로...집이 잘 살고 부모가 둘 다 전문직, 아들이 영재인데도 우리처럼 굳이 돈 많이 들어도 딴 데로 유학 보내고 아이비리그 보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더라구요. 아들이 그렇게 결정하니까 부모도 그래라 하고..

    사실 미국에는 전세라는 개념이 없어서 다들 월세 내고 살아서 한국보다 더 살기 빡빡해요. 우리는 전세가가 폭등했다 어쨌다 해도 결국 그거 2년 후에 돌려 받는 돈이잖아요...근데 미국 사람들은 자기 집 없으면 월세 내고 사니 그거 사라지는 돈이고, 집 있어도 모기지로 Downpay만 하고 또 다달이 월세 내는 거나 마찬가지에요...대학 졸업 후 빚만 없어도 다행인데 만약 20000불을 모아서 시작하면 정말 윗분 말대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듯.

    어쨌든 이렇게 크면 나중에 부모한테 당당할 수 있습니다. 용돈 드려야 한다, 생활비 책임져 드려야 한다 이런 말 안 나오죠. 부모는 자식한테 올인하지 않고 자기 노후 자기가 책임지고...돈 없는 부모라고 며느리한테 무시당하고 원망 안 듣고요. 가끔 명절에 보면 겨울에는 스키 타러 가고 여유있게 쉬고 음식도 남녀 같이 하니 섭섭함 없고...다 이렇게 지내진 않지만 중산층 평범한 화목한 집은 거의 이런 분위기에요. 그러니 우리보다 의무와 책임이 서로 가벼우니 서로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때로 한국은 의무와 책임, 도리가 너무 강해서 서로간의 사랑과 우정, 애정, 효같은 개념조차 희석되잖아요.

  • ........
    '11.9.12 5:24 PM (14.37.xxx.179)

    그런데... 외국처럼 자식이 학교졸업하자마자 독립하려고 하면.. 부모를 버렸다고 울고 불고 매달릴
    한국 부모들 태반일겁니다.
    지금 한국남자들이... 자기맘에 드는 여자와 결혼할 권리...
    자기맘에 드는 집에서 살권리...
    결혼후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와질 권리가 있다고 보나요?
    그것부터가..아직 한국 남자들은(일부여자포함) 부모품안에서 못벗어났다고 봅니다..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되요.
    명절날 자기 맘대로 쉴수 있길 하나.. 아내 시가에 데려다 놓고.. 자기 부모가 맘대로 부려도
    꼼짝도 못하고.. (물론 이게 전적으로 남자탓만은 아니라..여자스스로도 문제긴하지요.)
    부모로부터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못한 한국 남자들의 스스로의 운명적인 모순인거죠.
    그럼.. 남자들만 문제인가요? 여자들도 문제긴하죠....
    시가(강자)엔 빌붙고... 같은 동서는 왜 이리 못잡아 먹어 안달하는 여자들도...한심하긴 마찬가지죠..

  • 니들
    '11.9.12 5:30 PM (110.12.xxx.69)

    한국에서 새내기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기가 다른 외국보다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다보니까, "집을 사야한다"로 해서 위의 글에서 과장이 좀 들어갔는데, 사회의 새내기에 해당되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신혼부부가 새 생활을 시작하는데도 역시 주거비가 많이들어가게 되고 이 또한 부모로부터 경재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니 이게 또한 배우자선택의 한 요소가 되어 "신분제"사회가 될 수 밖에 없고, 자식의 발언권이 떨어지죠.

  • 의문점
    '11.9.12 5:34 PM (118.217.xxx.83)

    우리보다 의무와 책임이 서로 가벼우니 서로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때로 한국은 의무와 책임, 도리가 너무 강해서 서로간의 사랑과 우정, 애정, 효같은 개념조차 희석되잖아요.2222 --- 이거 핵심 문장이죠.

    근데 울나라 여자들도 결혼상대 남편이 원룸 월세로 시작하고 학비융자 갚아야하고 부모님 도움도 유산도 전혀 안받고 맞벌이로 5년 뒤 돈모아서 다운페이하고 집사서 매 달 200 만원 30년 갚아야 하고 등등 하면 무지 싫어하고 루저취급 할걸요? 그러니 상호모순인 점도 있어요.

  • ㅎㅎㅎㅎ
    '11.9.12 5:34 PM (98.206.xxx.86)

    맞아요. 독립 (자취 포함)하는 것 자체를 불효로 생각하는 부모님이 아직 많죠. 특히 여자는 몸가짐 중요하다고 절대 허락치 않으시고...저같은 경우에는 잠깐 한국에서 일할 때 회사와 본가가 멀어서 회사 근처 오피스텔을 얻을 때 역시 부모님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유학은 허락하시는 부모님이라도 한국 내에서 미혼인데 따로 산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출퇴근 왕복 3~4시간 이상 걸려도...결국 설득 끝에 독립했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려면 정말 자신이 일단 논리가 서 있어야 하고 따로 살아도 부모님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단정하게 살겠다는 걸 평소 행동거지로 보여 줘야 되는 것 같더라구요. 부모님도 서서히 자식을 자기 품 안에서 보내는 연습이 필요하신 듯 싶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최소한 학부 마치고 직장을 잡으면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하고 자주적으로 살아야죠. 부모님이 전통적인 사상을 갖고 있어서 울고 불고 매달려도 결국 부모님 설득은 자식이 하기 나름입니다. 자기 주관 뚜렷하고 혼자 살 능력 되고 평소 행동거지 바르면 부모님들도 마음 바꾸십니다. 어지간히 이상한 부모 아니면...

  • 니들
    '11.9.12 5:56 PM (110.12.xxx.69)

    경제적독립하지 못하면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하고 그래서 신분제와 같은 사회가 된다 === 이는 우리가 수십년간 싸워온 "평등"이라는 가치에 위배되게 됩니다. 대안이 있을까요?

    하나의 대안은 "복지"입니다. 예를들어, 보통 사람들이 수입의 80-90%를 주거,교육,의료비용으로 쓰기위해 저축을 하죠. 그런데 이 수입중 50%만 세금을로 걷어서 국가가 이런 주거 교육 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이익이 되죠. 그래서 이런 국가 시스템이되면, 우리들은 좀더 독립적이 될 수 있죠. 이건 아주 간단한 예이지먄 이에 이르는 과정은 많은 사간과 토론이 필요하겠죠. 그래도 진영논리에 메몰된 현 사이트의 정치열광보다 훨씬 생산적이라 생각합니다.

  • 4. 니들
    '11.9.12 3:28 PM (110.12.xxx.69)

    사람사는거 다 똑 같이 거기라고 천국이라고 할 수 있나요?

    아마 그 쪽도 안으로 더 살펴보면 가족 친지간에 갈등적인 거 많아요, 예를들어 재산상속, 종교-정치적인 견해 차이에 의한 갈등, 형제-자매 간에 경쟁또는 질투등등...

    이 사이트는 한국사회의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며누리의 역활과 기대에 대한 전통적인 견해와 현대적인 관점들이 출돌하면서 나오는 여러 단상들이 많아보여, 우리 명절이 그 본래의 취지와 의미가 달라진것처럼 보일뿐이죠.

  • 의문점
    '11.9.12 4:55 PM (118.217.xxx.83)

    물론 어디나 별별 벼라별 종자들은 다 있죠.
    근데 대체의 일반적 문화를 보자면 별 갈등이 없어요. 왜냐하면 별 기대가 없으니까요.
    유산은 서로 주고받고 기대를 안해요. 줄 유산도 없거니와 (평생 빚갚고 노후생활 하면 알거지 됨) 유산을 논하는 사람들은 백만불 천만불 단위로 가죠. 그것도 기부하고 죽는 사람들이 태반이에요.
    가족간의 질투, 경쟁 등도 확연히 우리보다 적어요. 그건 사실이에요. 서로 별 기대가 없으니까요. 실망도 없고 비교도 안하고 쿨하게 서로 좋아하고 교류하면 끝이에요.

  • 5. 무엇보다
    '11.9.12 3:30 PM (112.151.xxx.168)

    한식은 정말 손이 많이 가요.
    라자냐 같은거 켜켜이 쌓아서 오븐에 굽고
    그릴음식이야 남자들이 하는 분위기
    칠면조도 미국서는 우리 아버지 특별 레시피 이러면서
    남자들이 하는 경우가 참 많아요.

    이렇게 노동집약적 음식은 한식빡에 없을거예요

    모든음식이 한식처럼 잘게 다지고 불앞에 계속 서있어야 하는거
    잘 없어요.

  • 의문점
    '11.9.12 3:31 PM (118.217.xxx.83)

    이렇게 노동집약적 음식은 한식빡에 없을거예요

    이 문장에서 님의 분노의 레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ㅎㅎㅎ

  • 6. 의문점
    '11.9.12 3:34 PM (118.217.xxx.83)

    일단 우리는 부모 형제의 생일 - 심지어는 이모님 외삼촌 큰아버지 조부모님 등등의 생신도 큰 부담이네요. 미국사람들도 때때로 서로 여건이 맞으면 생일잔치 모여서 크게 하는데 무슨 의무가 아니고 진짜로 좋으면 참석하고 싫으면 안가고 하더라구요.

  • 7. ..
    '11.9.12 3:40 PM (72.213.xxx.138)

    기본적으로 명절을 꼭 같이 보내야 한다는 개념이 느슨해서 좋아요.
    추수감사절이 큰 명절 중의 하나지만 친구네 집에서 보내기도하고 남친집으로 가거나
    남친이 참석하기도 하니까 빠져도 서로 속상해 하지 않고요. 옆집과 같이 하기도 해요.

  • 의문점
    '11.9.12 3:42 PM (118.217.xxx.83)

    또 하나의 정답이겠네요.. ^^ 우리에게는 군대가는 것 이상의 의무죠. 친구들하고 노느라 참석 안하면 맞아 죽을걸요? 그쪽은 내키면 기분좋게 기꺼이 참석하는 선택이구요.

  • 8. ........
    '11.9.12 3:41 PM (14.37.xxx.179)

    좁아터진 땅떵이에서 인구는 너무 많고..
    서로 니가 옳네 내가 옳네..치고 박고 싸우는거보면...
    사는게 여유가 없어서 그런것도 같아요.
    개인이 가진 정신적 가치보다는 돈을 더 우선하는 물질만능주의도 한몫하는것 같아요.
    또 자기가 힘드니까..남이 편한거 꼴 못보죠.. 여기도 동서 않온다고 욕하는 여자들 있잖아요.
    같이 진흑탕에서 뒹굴어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들.. 특유의 그런 문화 있는거 같아요.

  • 의문점
    '11.9.12 6:01 PM (118.217.xxx.83)

    좀 대략 표현하셔서 약간의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지만
    상당 부분 동의하는 면도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 내가 이거 해줬으니 너는 저거 해야한다는... 책임과 의무와 강박이 지나치죠. 물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요.

  • 9. ///
    '11.9.12 4:11 PM (62.203.xxx.223)

    로그인을 부르는 글이네요. 저도 지금 외국에 나와서 살면서 자주 느끼는 점이거든요. 제 경우, 매끼는 아니더라도 한국음식 집에서 자주 해먹는 편인데, 아닌게 아니라 한국음식은 '여자들이 죽어나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김치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나물이며 잡채니 전이니 하는 것들이, 손이 엔간히 가나요.

    거기에 비하면 전반적인 서양음식 특히 명절음식은 정말 장난이더라고요. 샐러드만 봐도, 그냥 다 씻어서 포장된거 북 뜯어서 드레싱 주룩 뿌려 상에 올리면 되구요, 그냥 빵 한덩이 썰어서 상에 올리고 피클이니 크랜베리 소스니, 각종 디저트니 다 완제품 편하게 살수 있구요. 다른 명절음식도 엔간한건 수퍼마켓에 완제품 혹은 반조리 식품 형태로 나와있어서 원글님 쓰신대로 그냥 오븐에 넣기만 하면 요리끝. 게다가 남자들이 정말 발벗고 나서서 요리며 청소, 가사일을 도와주잖아요.
    여자들이 부엌에서 동동거릴 필요가 전혀 없고, 다같이 와인마시며 편하게 식사시작하고 마칠때까지 식탁에 앉아있을수 있더라고요.
    종가집에 시집와서 수십년을 고생하신 친정어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애잔해질때도 있었어요. 남자들이 식사 다 끝낼때까지 부엌을 벗어나지 못하셨었죠. 식사 마무리로 뜨거운 숭늉을 그릇그릇 담아 식탁에 올릴때까지 부엌에서 종종걸음치며 국데우고, 모자란 반찬 계속 새로 접시에 담아 나르고... 아오, 생각만 해도... ㅠ.ㅠ
    저는 딸이니 두말할 것도 없이 엄마 도와서 몇날몇일 채소 다듬고 전부치고 송편 빚고 방앗간 심부름 다니고 상차리고 설거지하면서 성장기를 보냈구요.
    나중에 엄마도 생각이 변하시면서 남동생들이 부엌에서 엄마일을 돕게끔 만드셨지만, 그래도 '여자들이 죽어나는' 그 근본 패러다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더라고요.
    외국생활하면서부터 서양인들의 명절준비를 제대로 보고, 혼자속으로 비교하면서 한숨쉴때가 자주 있었어요. 제가 할수있는 일이래야 기껏해서 나이드신 친정어머니께 용돈 부쳐드리고 자주 전화하는것 밖에 없어서 더 안타깝기도 하네요. ㅠ.ㅠ

  • 의문점
    '11.9.12 4:21 PM (118.217.xxx.83)

    종가집에 시집와서 수십년을 고생하신 친정어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애잔해질때도 있었어요. 남자들이 식사 다 끝낼때까지 부엌을 벗어나지 못하셨었죠. 식사 마무리로 뜨거운 숭늉을 그릇그릇 담아 식탁에 올릴때까지 부엌에서 종종걸음치며 국데우고, 모자란 반찬 계속 새로 접시에 담아 나르고... 아오, 생각만 해도... ㅠ.ㅠ

    정말 가슴이 먹먹하네요. 일이년도 아니고 한평생을 그렇게... 명절학대는 결단코 없어져야 하는데...

  • 의문점
    '11.9.12 4:23 PM (118.217.xxx.83)

    그리고 그나마 편한 음식인데다가 미쿡 사람들은 행사때 파티때 바베큐 등 모임때
    남자들이 더 많이 쿡하고 클리닝하고 정리한다는...

    아... 죽어나는 우리의 여자들이여..

  • 코스코
    '11.9.12 11:20 PM (121.166.xxx.236)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한국서도 명절음식 쉽게 할수 있어요
    외국이라서 한국음식 하는것을 모두다 해먹지만요
    한국서는 한국음식 간단히 할수있어요
    전... 여러가지 이쁘게 부처서 파는것 많아요
    김치... 몇십가지 알맞게 익은것 어디서든 다 팔아요
    살라드 다 씻은것 북~ 뜯어서 담아놓으면 되듯이 잡채도 반찬집에 가면 다 만들어져있어요
    미국서나 한국서나 돈 적게들이면서도 잘 할려니까 힘든거죠 ^^*
    한국음식 그릇그릇 많다고 하지만 서양음식도 제대로 다 차린다면 그릇이니 포크, 숫갈, 나이프 종류대로 엄청 많이쓰거든요
    그저 보통사람들이 편하게 그릇도 몇개만 쓰는거지 제대로 격식다 가춘다면 설거지 엄청 많아요... ㅎㅎㅎ

  • 10. ...
    '11.9.12 5:05 PM (98.206.xxx.86)

    그렇죠 저도 미국에 사는데...기본적으로 미국은 파티를 해도 다같이 준비해서 다같이 먹는 개념이잖아요. 여자들만 준비해서 남자들만 먹고 쉬는 게 아니라. 호스트가 메인 요리를 준비하고 각자 가정이 간단한 샐러드나 전식, 디저트 가져 오면 파티 준비도 간단하고. 또 바베큐나 테이블 세팅은 다 남자들 몫이고...준비하면서 간단하게 와인이나 맥주, 과자 먹으면서 기다리다가 식사는 다같이 즐겁게 하니 대화도 많고. 그런데 한국은 여자들은 그 전 날부터 모여서 전 부치고 갈비 재고 이것 저것 요리하다가 시간 다 가고 떡국 끓이고 송편 빚고 정말 쉴 틈이 없잖아요. 중간 중간 남자들 안주상 봐 줘야지...누워서 TV 보고 시덥잖은 얘기하다가 쌈 나고 갖다 주는 음식만 먹는 남자들 보다 보면 '시집살이' '고부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먹지도 않을 음식을 추석맞이라고 물가 폭등해서 비싼 제수비용 들여 가며 준비해서 서로 친하지도 않은데 굳이 다 모여서 재산 싸움, 정치 얘기 하다 싸움, 명절이라고 부모님 용돈을 얼마 드리냐부터 시작해서 결국 명절 끝나면 집에 가서 부부싸움 나는 명절 문화 바뀌어야죠...

  • 의문점
    '11.9.12 5:15 PM (118.217.xxx.83)

    넹넹.. 우리가 지금 바꾸기 시작해야 해요. 이게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좋아지지 않을 거 같아요.

  • ......
    '11.9.12 6:04 PM (14.37.xxx.179)

    맞아요.. 시간이 지난다고..저.절.로 좋아지지는 않을것 같아요.
    지금 우리젊은 세대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우리 후배세대들은 더 나아지겠지..하는건 희망사항일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바꾸어나가야 되죠..
    그냥 여자들이 각자 안할 사람은 안한다고.. 선언하면 되요... 알고보면.. 간단한건데요..
    그런데도..하고 싶어 안.달.하는 여자들이 있다면..그 사람들만 하면 되죠..여자끼리 안한다고 뭐라하면 안되요.

  • 11. 글쎄요
    '11.9.12 7:52 PM (124.195.xxx.46)

    뭐든지 그렇지만 어떤 문제든
    양쪽의 이해가 서로 맞물려 가는 거지요

    독립 문제를 말하자면
    우리 나라는 독립의 연령이 굉장히 늦어요
    그게 꼭 부모쪽이 반대해서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예를 들자면
    집값이 비싸서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건 맞지만
    그건 사회구조의 문제지
    부모쪽 문제는 아닌 거죠

    그런데 사회구조의 문제건 뭐건
    부모가 자식을 노년에 이르기까지 부양을 하게 할 수 있는 건
    자식을 나와 동일시하는 관념이 깔려있기 때문인 거죠

    자식도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하지만
    부모도 오랜 세월 나와 동일시했던 자식으로부터 독립으르 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를 여전히 자식을 부양하기 때문에
    결국은 제 때 독립을 못하고
    여전히 경제적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자식과 나를 동일시 하는 거라 봅니다.

    중년의 시기까지 자식을 기르고
    장년, 노년 초입 시기에
    사회, 문화, 커리어에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 대학 들어갔구나
    이제부터 일절 너 먹는것, 주거 빼고 몽땅 니가 알아서
    왜냐하면 나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내 삶을 준비하겠다고 한다면
    지금의 사회분위기에서는 젊은이들이 독립을 할 수 없으니
    부모가 이상한 사람이 되버릴 수 밖에 없으니
    부모도 죄책감을 갖고
    자녀들도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위축될 수 밖에 없거든요

    생각보다 사회구조의 문제가 개인의 삶에
    아주 굉장히 깊숙히 영향을 끼친달까요..

  • 의문점
    '11.9.13 3:25 AM (118.217.xxx.83)

    대개 동의하고 약간 다른 의견요^^
    집값 문제 - 사회 전반의 기대수준이 너무 높다. 독신 또는 신혼에 1000 에 40 월세에서 시작하는 게 뭐가 두렵죠? 또한 인구밀도와 경제체계의 문제도 있네요. 주거비용이 비싸니까요. 근데 미국도 대도시는 비싸요.
    자녀의 독립과 부모의 독립 - 자녀는 용기가 부족한 면도 있어요. 한국 부모님인데 평소에 자녀교육을 정말 잘 해주신 부모님을 알아요. 학력도 그렇지만 능력, 사고, 용기 모든 면에서요. 대학 3학년에 완벽히 독립시키셨어요. 자녀도 기꺼이 동의하고. 집내보내면서 하는 말씀 " 네가 어떤 문제로든 인간의 기본을 손상받게 되는 경우에만 주저없이 부모를 찾거라. 아니라면 스스로 해결하거라. 너를 믿는다." 부모 노후는 복지의 문제와 맞물리죠. 자녀를 늦게 독립시키고 혼인시키느라 재산도 탕진하구요. 댓글님 말씀 맞는 부분도 큽니다. 부모도 정체성 상실이죠.

  • 12. 이번 생은 망했고
    '11.9.12 10:00 PM (122.37.xxx.23)

    다음 생은 한국여자로 태어나지 맙시다. 한탄해봐야 답이 안 나옴..
    아랍 여자로 안 태어난 걸 천운으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의문점
    '11.9.13 3:27 AM (118.217.xxx.83)

    혹시 2000 년 후에는 아랍 문화가 여성인권의 대명사가 되어 있을 수도 ... ㅎㅎ

  • 13. 코스코
    '11.9.12 10:51 PM (121.166.xxx.236)

    ㅎㅎㅎ 미국서도 명절때 스트래스 많이 받는 사람들 많아요
    칠면조도 그냥 오븐에 넣기만 하면 구어지는것이 아니에요
    하루종일 그 무거운 칠면조와 싸우면서 오븐앞에서 지내요 ㅎㅎㅎ
    30분 정도 마다 한번씩 꺼내서 버터를 발라줘야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진짜 빡빡하니 딱딱해서 먹을수가 없어요
    미국서도 남자들이 다 집안일 잘돌봐주는것도 아니구요
    미국여자들 가장 불평 많은것이 추수감사절날 남자들은 TV 에서 하는 미식축구 보고 앉아있고
    여자들은 뜨거운 부억에서 낑낑대며 일한다고 불평해요
    모든 식구들이 모이는 날이니 스트래스 받는것은 같아요
    한가지 다른것은 모여야 해서 모이는것이 아니라
    식구들과 같이 하고 싶어서 모이는것이죠
    하도 멀리들 떨어저 사니까 일년에 한두면 친구들과 식구들과 같이 모이는 시간이 즐겁답니다 ^^*

  • 14. 애.정.녀
    '11.9.13 12:16 AM (121.130.xxx.78)

    자 자
    제가 한마디로 정리해 드릴게요.
    한식이 어렵네 양식이 쉽네... 어쩌니 저쩌니 다 됐고요.

    서양의 명절은 산자를 위한 명절입니다.
    가족이 사랑을 나누고 즐기기 위해 모입니다.

    우리의 명절은 죽은자를 위한 명절입니다.
    조상님을 모시고 가부장제도의 권력자(시가 식구들)가
    상대적 약자(며느리)를 지배하고 억누르기 위해 모입니다.
    제사를 안지내는 집이라 하더라고 별 다를 바 없죠.

    어느님 말씀처럼 까짓 제사음식 편하게 하려면
    제수음식 전문으로 하는 곳에 맞춰도 되고
    마트나 반찬가게에서 이것저것 사오면 됩니다.
    그런데 그리하면 난리가 나죠.
    정성이란 미명하에 며느리의 피땀이 제물로 받쳐져야만
    조상님의 은덕을 받을 수 있다는 괴담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이상은요.

  • 동감이요
    '11.9.13 1:12 AM (125.176.xxx.188)

    겉으로 들어난 음식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의 문제죠
    수직이 아닌 수평관계로 서로 위할수있을때 꿈꾸던 명절이 우리에게도 찾아오겠죠
    내려져온 문화라고 생각없이 답습하고있지는 않나 우리 젊은사람들 스스로도 되돌아봤으면 싶어요
    여기서도 늘 여자들끼리( 며느리 시어머니 시누 올케 동서 등등 서로 도리 노릇 어쩌구 해가며 ㅡ,ㅡ) 아웅다웅이죠
    진짜 문제의 해결은 다른곳에 있는데말이죠

  • 의문점
    '11.9.13 3:39 AM (118.217.xxx.83)

    현실에 매우 근접한 총평이시네요. 저도 정리하자면...
    1. 죽은 자에 대해 제공되는 심적 육적 물질적 노동력과 희생이 너무 크다.
    2. 그 죽은 자들도 정작 며느리들과는 인간적 교감이 별로 없는 망자들이다.
    3. 제례 라는 남성 가부장 빅쇼를 치르는데 죄없는 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의무가 부과된다.
    4. 제사 차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여자들에게 지워지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수직적 일방적 불합리하다.
    5. 큰 것 부터 작은 것 까지 몽땅 비민주적으로 결정되고 여자는 종노릇만 하게 만든다.
    6. 너무 힘드니까 애꿎은 피해자인 여자들 간에도 서로 갈등과 반목이 생긴다.

  • 애정녀님 의문점님 대공감
    '11.9.13 12:57 PM (222.112.xxx.155)

    느무느무 공감합니다. 두 분 다 존경...

  • 15. 서양도 만만치 않아요
    '11.9.13 1:23 AM (137.120.xxx.165)

    할 말 많을 수 도 있는데 좀 짧게 한다면요.

    미쿡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칠면조만 한 3박 4일 드시나요?
    서양 요리 제대로 맞춰서 하면 한국요리보더 더 세심히 시간도 많이 걸려서 할 수 있읍니다.
    단 한국요리와 서양요리의 차이점이라면 -

    간단히 제가 사는 유럽에 동네를 예로 들면 가정주부들이 다들 맞벌이로 바쁜 관계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씻고 자르는 과정이 생략된 재료를 살 수 있다는 것!
    저도 일끝나고 집에 가기전에 수퍼 들려서 재료 몇가지 사서 후다닥 볶고 지지고 하면 부엌에 들어가서 40분이면 충분히 한끼을 먹을 수 있어요. 야채도 다 다듬어서 씻어서 잘라져 있거든요.

    제가 사는 곳은 유럽인데요, 여긴 칠면조만 3박 4일 먹는 곳 아닙니다.
    그리고 가족이 먼 곳에서 모이면 3박 4일 정도는 다들 북적북적하는 경우가 많구요.
    아침은 빵 종류 지만 점심 저녁은 사람 수에 맞춰 새로 요리해서 내야 지요.
    여기서도 1주일 전부터 장봐서 유리 시작해서 요리 시작해서 얼릴 것은 얼리고 등등 1주일 내내 주부가 꼼짝없이 매달려서 일해야 전 가족을 몇박몇일 먹일 수가 있어요.

    대신 상차리고 치우고 가족들이 함께 하구요, 시집살이가 있어도 아무래도 한국보다 덜 하니 스트레스 주는 시댁이 없는 정도 지요.

    가장 큰 특징은 남자가족만이 중심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결정하여 시집이든 처가집이든 골고루 돌아가며 함께 지내고 가족간에 상하 관계가 덜 하다는 것, 서로 서로 돕는 관계라는 것이요.

    서양이라고 무조건 음식 간단하단 건 좀 어폐가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는 가정주부들이 남편이나 아들들 엉덩이를 겆어 차서라도 일을 하게끔 하는 풍토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설날은 시댁과 함께 추석을 처가댁과 함께 하는 등의 동반관계가 형성되면 일이 그렇게 힘들지 많은 않을 것 같아요. 아닌가???

  • 16. 내생각
    '11.9.13 1:54 AM (70.68.xxx.255)

    가장 기본적으로 바꿔야 할 한국의 문화? 상황? 은....

    가족의 중심은 "부부" 가 되야 한다는 겁니다.

    애가 태어나면 상전이 되죠, 게다가 내 자식은 최고가 되야 한다는 99%의 한국엄마들 사고.
    그렇게 목매달고 초,중,고,대학 졸업하고 결혼하면
    밀려드는 투자금 생각.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최고로 키워서 며늘만 좋은일 시켰네"
    "집사줬으니 이것도 내집이다"
    "알아서 겨라"
    등등등~~~


    부부가 건강하고 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고 자식보단 부부가 우선일때.
    내 새끼에 대한 집착과 애증이 없을때.

    그때서야 인정할수 있겠죠.
    아들 또는 딸 부부는 독립된 새로운 가정이란걸.

  • 의문점
    '11.9.13 3:41 AM (118.217.xxx.83)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지당한 말씀이네요.

  • 17. .............
    '11.9.13 5:10 AM (122.37.xxx.78)

    제 생각에는 경제적인 의존도와 그것을 빌미로 자식들을 좌지우지하려는 부모가 많아서 그래요. 자식또한 마찬가지지요, 여기 82쿡에서보면 시댁에서 집 해주기를 바라는 미스들 글이 종종 올라오잖아요. 안주고 안받기문화가정착되면 괜찮을텐데..참 우리나라는 경제구조상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나이 30까지 자식에 대해 경제적으로 막대한 금액을 지원해야 하는데요. 지금처럼 부모세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면 지금과 같은 하녀문화가 사라지기 어려울 것 같아요.(요즘은 며느리라고 고생한다기보다는 돈 주는 집으로 기운다는 말도 있잖아요. 여자쪽에서 집해주고 차사주고 애들 교육비 대 주면 남자가 주말마다 처가에 간다고..)

  • 18. 딜레마
    '11.9.13 6:20 AM (144.188.xxx.33)

    나름 젊은 세대로써(어쩌면 너무 젊을 수도) 젊은 사람들 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해요. 일단 저부터도 마음가짐은 윗분들 설명 해 주신 '수평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부모님 세대까지 제 마음가짐과 같이 하자고 설득하기엔 역부족 이에요. 이미 구습에 젖어있는 부분도 있고, 특히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품안의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실 거에요.

    이미 대학부터 거의 독립했고,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하면서도 혼자 알아서 했지만 그때마다 앞으로 인생계획이며 어떻게든 품안으로 불러들어오려는 아버지께 겉으로나마 번지르르한 이유들을 갖다대야했어요. 맘은 아버지 인생과 제 인생은 별개이기때문에 아버지 허락은 필요가 없는것이지만 (게다가 제가 엇나간 길을 가겠다는것도 아니고 충분히 큰 그림이나 비전은 공유하고 있구요) 그대로 얘기했다간 사단이 날 테지요.

    항상 딜레마 입니다.

  • 19. 그게요
    '11.9.13 11:05 AM (119.149.xxx.175)

    결국엔 제사 때문이에요!!!!

    제사만 아니면 상에 올려봤자 인기도 없는 각종 전이니 나물이니, 육적이니 생선 같은 거 그렇게 기름냄새 진동하면서 만들고 있을 필요도 없구요.....
    이거 준비한다고 여자들 며칠전부터 종종거리고 누가 더 일 많이 하네 어쩌네하면서 신경전 할 필요도 없구요....
    남자 우선의 가부장적 유교 산물인 제사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내내 시댁에서 고생하다 친정 갈 때되면
    어김없이 신경전해야되는 그런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명절음식 좋다는 사람 도대체 누가 있습니까?
    어른도 물리고 애들도 싫고...
    그 맛있는 동그랑땡, 고추전도 조금씩 한 두종류씩만 부쳐 먹음 얼마나 인기 많은데 이걸 산더미처럼 부쳐서
    결국엔 냉동실행 만들어버리고...
    찌개 끓여 해결하자 자꾸 이런 소리나 나오게 만들고..
    나물이며 탕국이며... 그냥 다 싫어요.

  • 20. 보배엄마
    '11.9.13 12:56 PM (131.191.xxx.135)

    위에 댓글들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저는 미국사람하고 결혼해서 미국에서 12년째 살고 있습니다.
    네!
    물론 추수 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는 각지에서 친척들이 모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단촐하게 명절을 지내는 이웃이나 친구들도 불러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대부분 여자들이 며칠전부터 장보기부터 시작해서 음식 장만, 손님맞이 집안 청소까지 고생고생한답니다. 남자들도 명절 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주로 집안의 여자 어른이 주도하지요.

    저는 2년전에 저희 집에서 친척, 친구가족들이 함께 모여 35명이 추수 감사절을 보냈습니다. 테이블 세팅, 집안 청소가 만만치 않았지만, 각자 음식을 나누어 가지고 와서 한결 수월했지요.

    스트레스는 쌓이지만,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이려니 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들 지냅니다. 물론 명절 지나고 나면 서로 삐치는 친지들도 생기고, 뒷말도 생기고 하지만, 그것도 명절 쇠기의 한 부분이라고 여기고 맙니다. (제 미국 친구들에게 들어보니, 명절 지나고 서로 토라져서 몇년씩 왕래가 뜸한 친지들도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음해 명절때 모인 가족들에게 최대의 화제거리가 되기도 한다지요?)

    미국사람들이 대단히 개인주의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이곳에서 살면 살수록 더 인정많고 정겹습니다.
    주변에 친구들 집에 먼 친척, 친구, 부모님에 다니러 오시면 쿠키나 케익을 구어서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도 함께 합니다. 예전에 저 어렸을적 (20년도 넘은... ㅜ.ㅜ) 옆집에 친정부모님이 오셨다고 해서 저희 엄마가 과일봉다리 사들고 찾아뵜던 생각이 납니다. 이제 그런 풍습은 한국에서 자꾸 사라져 가는 것인가요? 진짜 그것이 미풍양속인데...

  • 21. 유럽 사람들도...
    '11.9.13 1:06 PM (222.112.xxx.155)

    성탄절에 가족 모임 했다가 서로 싸우고 안 보기도 해요.
    부모님 돌보는 문제, 조카들끼리 비교 등등 주제도 낯설지 않지요.
    문화와 관계없이, 외부적인 계기로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설정 자체가
    가족 간에 잠재해있던 갈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위의 애정녀님과 의문점님 말씀처럼
    한국의 명절이 유독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이놈의 제사 때문이에요.
    죽은 사람들 때문에 산 사람들이 착취당하는,
    그것도 나는 몇 번 본 적도 없는 시집 어른들
    물론 그들도 내 남편과 내 아이들의 생명의 근원이 된 분들이므로 존중해드려야 마땅하나
    그런 이유라면 왜 내 친정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같은 대접을 못 해드리는지...
    가끔 시집 제사에서 전 부치다보면 속이 울컥합니다.

    돌아가신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 기억하고 이야기 나누는 정도로 의미를 되새기고
    며느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남성 가계 중심의 제사 의례는 없어져야 할 악습 중 하나라고 봅니다.

  • 22. 보배엄마
    '11.9.13 1:25 PM (131.191.xxx.135)

    또 몇마디 더 보태자면...
    저희 사촌 동서에게 '한국여자들이 미국여자들 부러워 한다. 미국남자들이 여자들 집안살림이며, 부엌일을 많이 돕는다고.'했더니, 문자 그대로, '하! 하! 하!'라고 전해주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기가 막혀 웃음 밖에 안나온다고. 식사 준비 다됬다고 빨리 식탁으로 오라고 해도, 남자들끼리 웃고 떠드느라 정신없어, 이런 남자들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에 더해져 신경질 만땅이 되는 여자들이 많습니다.

    참!
    그리구요...
    미국 오래 사셨다는 분들이 미국 음식 후딱후딱이라고 하시는 분들...
    진짜 음식 잘 해먹는 집은, 프리믹스된 샐러드 사다먹지 않습니다.
    가루로 된 그래비 사다 먹는 집은 12년 미국 생활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구요.
    왠만큼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만들어진 것은 사다먹지 않습니다.
    명절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가가 이 사람들에겐 대단한 자부심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각자 자신있는 음식을 만들어 모이는 것이구요.
    저도 한국에서 34살까지 살았습니다. 저희 친정은 명절때 저보다 나이 많은 사촌 조카들과 겸상도 못하게 하는 분위기의 보수적인 집이예요. 사촌오빠들만 15명(큰집 작은집), 그리고 각자 식구들까지... 명절날은 하루종일 부엌 바닥에 앉아 전을 부쳐서 나중에는 혼자 일어서지도 못할정도로 팔 다리 허리가 굳어질 만큼 일도 했구요. 친척들 제사 지내고 밥 먹는 동안 수시로 설겆이 하고, 다들 가고 나서 2-3시간 동안 설겆이만 죽어라 했습니다.

    저도 여기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급적 한국 명절은 꼬박꼬박 쇠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 것인데...
    명절 때 미국사람들처럼 각자 자신 있는 음식들을 해가지고 모이면 훨씬 수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기대를 많이 하지 않으면 서운한 것도 부담스러운 것도 좀 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하나요?
    저는 친정엄마가 한번도 명절 쇠고 나서 뒷말하시는 것 못봤습니다. (아 참! 딱 한번. 작은 아버지 제사에 그 딸이 빈손으로 제사 지내는 시간에 딱 대어서 왔다가 밥 먹고 음식 싸주는 것 홀라당 들고 가버려서 한마디 뒤에서 한적은 있습니다.)
    저희 사촌오빠의 부인들, 그러니까 저의 사촌올케들은 저희 집에 오면 각자 자신 있는 음식들을 준비합니다. 나물 담당, 탕 담당, 부침개 담당, 고기 담당, 닭 담당( 닭고기 삶는 것도 뭐 각자 특징이 있더라구요). 서로 호호하하 정신이 없지요.

    저희 동생들이 결혼해서 올케가 둘이나 있는데, 제가 '어떻하니, 고생해서...'하고 걱정을 하면 그냥 명절은 그러려니 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올케들은 진심에서 하는 말입니다. 네. 저는 우리 동생들 보다 올케들 하고 더 친하게 지냅니다.)

    사실 며느리만 바뀐다고 됩니까? 모두다 조금씩 양보해야 하지요.

  • 23. ubanio
    '11.9.13 2:20 PM (110.9.xxx.49)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자리를 잡을껍니다.
    그동안은 많이 부대끼고 아픔을 겪어야 됩니다.

  • 24. 그래도 바뀌어야한다..
    '11.9.13 3:47 PM (117.123.xxx.86)

    애정녀님말씀과 그 아래 의문점님이 6개로 열거해놓으신 글들...딱 제가 하고픈 말들입니다..
    제사원인이 제일 크지만,우리 시댁은 제사도 없는데,삼색나물에 전 너댓가지하고 갈비 등등..
    똑같이 합니다...이유는...그렇게라도 아들 어릴적 좋아하는것 먹이고 싶으시데요...ㅠ.ㅠ
    제가 집에서 먹고프면 다 해먹는다고 그렇게 말씀드려도...관철이 안됩니다...
    아들들이 강력히 주장해야하는데..'엄마 제발 그런음식 안해도 돼~

  • 25. 다른 시각으로 보면
    '11.9.13 10:43 PM (81.30.xxx.15)

    원글 보고 로그인했어요. 저도 국제결혼해 사는 유럽 11년차 주부에요
    서양 요리가 한국 요리보다 손이 덜 간다는 건 저도 인정 합니다. 그리고 남편들이 크리닝 해주고 설겆이에 많이 도와준다고 하시는데..맞습니다.. 많이 도와 줍니다.
    저희 집만 해도 저보다 신랑이 집안일 아이 돌보기 더 많이 하니깐요.. 근데 이건 아시나요?

    이곳 사람들은 (미국이나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요) 맞벌이 안하면 인간 취급도 안합니다.. 물론 3년 육아 휴직은 다 하지만요..아이 키워 놓고도 일 안하고 전업하면 사람 구실 못하는 듯한 눈초리를 평생 견디셔야 합니다. 물론 왜 일은 왜 안하냔 직접적인 발언도 늘상 들으셔야 합니다...ㅠ.ㅠ

    기본적으로 유럽은 남녀 공평히 일하고 돈을 벌기에 집안일, 육아도 공평히 나누어 하는 거지요. 말 그대로 도와 주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에요. 서양 남자들이 자상하고 가정적이어 집안일을 도와 주는게 아니라요... 이 명백한 차이를 우선 아셨음 해요^^

    그리고 무조건 시댁..안가도 되고 간섭 안하고... 이것도한 서양 사람들이 쿨~ 해서가 아니에요. 원글님 말씀대로 2천만원만 받고 독립해도 두둥실 춤을 출 사람들 여기도 너무 많거든요~ 저희 시댁만 해도 능력이 충분하신데도 저희 하나도 안 도와 주셨어요. 집은 27년 융자, 오히려 살림을 제가 혼수로 다 했으니 제 돈이 더 들었죠^^;; 융자야 맞벌이 하니 같이 갚아 나가는 거구요..

    서로 경제적으로 얽히지 않으니 그만큼 직간접적인 간섭이 없으신 거에요.. 한국은 대부분 1-2억 전세는 받고 시작하시잖아요, 물론 케이스 따라 다르겠지만... 여기 82글 읽고, 제 남동생만 봐도 1-2억 전세는 해줘봤자 고맙단 소리도 못 듣는것 같던데...ㅠ.ㅠ

    노후가 빵빵하게 준비된 일부 부모세대 아닌 이상 능력 이상 자식 집 해주고 결혼 시키고 나면 많이 쪼들리잖아요.. 그러니 아무래도 용돈, 생활지 챙겨 드리게 되는 거구요...한국이 너무 살기 힘들고 여자한테 불리한 곳이라고 느껴지시겠지만.. 유럽 여자들..독립적이고 제 소리 다 내고 사는건 이유가 있어서 인거 같아요

    같이 일을 하니 집안일도 같이 하는거고, 부모 집안에서 도움을 안 받고 시작하니.. 용돈이니 뭐니 의무감으로 안 챙겨 드려도 되고...외국 사람들 정이 많아 서로 방문할땐 갓 구운 케익이나 쵸콜릿, 와인 같은거 가지고 오죠.. 한국은 무조건 현찰 이잖아요.. 봉투에 넣어서^^;; 어떻게 보면 더 실용적인...
    외국 사람들은 무슨 날이어도 한국 처럼 과한 선물 안합니다. 다 장단점이 있는건데..

    가끔 글 읽다보면 한국 분들은 유럽 사람들의 프리한(?) 생활 방식에 환상을 가지고 있으신 거 같아 적어 봤습니다. 유럽 사람들처럼 남의 시선 신경 안쓰고 시댁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사는거 좋죠.. 근데..여기 여자들은 일안하고 전업하고 아이 키우며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살림하는 걸 더 부러워 합니다. 근데 아무도 그렇게 안 사니 그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아는 거죠...ㅠ.ㅠ 25년 200만원씩 융자 내고 무일푼으로 시작해 사는거 쉽지 않습니다... 모든 일엔 양면의 날이 있는 법이니 요모조모 따지고 보면 세상사 비슷비슷 한 거 같습니다

  • 의문점
    '11.9.21 5:40 PM (118.217.xxx.83)

    유럽 사람들처럼 남의 시선 신경 안쓰고 시댁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사는거 좋죠.. 근데..여기 여자들은 일안하고 전업하고 아이 키우며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살림하는 걸 더 부러워 합니다. 근데 아무도 그렇게 안 사니 그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아는 거죠...ㅠ.ㅠ 25년 200만원씩 융자 내고 무일푼으로 시작해 사는거 쉽지 않습니다... 모든 일엔 양면의 날이 있는 법이니 요모조모 따지고 보면 세상사 비슷비슷 한 거 같습니다 222222222222

  • 26. 의문점
    '11.9.21 5:32 PM (118.217.xxx.83)

    추가 댓글 다 잘 봤습니다.
    좋은 생각 나눠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이렇게 열올리는 저는 정작 하나도 해당사항 없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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