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아들이 좋아하는 것.
뮤지컬과 음악영화와 축구에요.
축구는 점심시간에 급식도 안먹고 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요즘은 약간 사그라든거 같긴해요.
친구들이랑 축구할때가 학교 생활의 에너지라고~
뮤지컬은 한번 봤다하면 거기 나오는 노래에 꽂혀서 살아요. 너무 좋대요. 자긴 뮤지컬 보면 막 소름끼친다고 하대요.
집에서 엄청 따라 부르고, 한동안은 질릴때까지 듣는거 같아요.
물론 요즘 아이처럼 힙합도 좋아하구요. (쇼미더머니는 저랑도 같이 봐용^^)
음악이 많이 나오는 영화도 엄청 좋아해요. 추석연휴때 싱스트리트 라는 영화를 봤는데,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다고 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요즘 또 그 영화 ost에 꽂혔네요. (안보신분 강추^^)
이 녀석이 저번달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어요.
초등때는 한번 배워보라고 꼬셔도 절대 안한다던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집 근처에 피아노 학원에 전화로 여쭤봤더니, 선생님이 아이를 무척 궁금해 하시더군요. 그런 아이 많지 않다고..
학원 다녀온후 어땠냐고 물으니..선생님이 왜 피아노 배우고 싶냐고 물어봤대요.
자기는 기쿠지로의 여름 이란 일본 영화에 나오는 피아노 곡 summer을 연주하는게 목표라고 했다고~
선생님께서 기초 배우면서 동시에 summer도 같이 배우게 해준다고 해서 너무 좋대요.
예전 저희 어릴때 바이엘 뭐 그런게 아니라 요즘은 책이 많이 바뀐거 같더라구요. (저도 피아노는 못쳐요)
매일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샤워하고 피아노 치러 갑니다.
공부는 집에서 영어 공부만 하고, 다른 학원은 다니질 않아요.
고등학교는 특성화고 가기로 결정했어요. (요리 배울거에요)
그렇다고 성적이 아주 바닥은 아니고, 중간정도는 합니다.
책을 읽으면 바로 잠드는 특수한 체질을 가져서....(누굴 닮았는지 싶지만.. 제가 가끔 책 읽다 기절하듯 자네요 ㅠ)
대신 학교 수업시간에 잠은 안잔다고 해요. 자기는 나름 수업에 집중한다더군요. 믿어야죠 암~~
언젠가 제가 물었죠. 지금 공부 열심히 해봐야 나중에 후회가 없지 않을까? 했더니.
엄마 그러다가 죽으면 어떡해..공부만 하다가....(뭘까요? 이 아이 머릿속은 뭘까요? ㅎ)
그래 그럼 너무 아깝긴 하겠다 했죠. 맞는 말이긴 한거 같아서..ㅎㅎㅎ
집안이 금수저도 아니고, 원하는걸 전부 팍팍 지원해줄 형편은 아니지만,
아이가 좋아한다는거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게 있으면, 해주게 하고 싶은게 부모 마음인가봐요.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가니, 엄마 나 이제 양손 조금씩 쳐요 하면서 핸드폰에 summer 녹음한거 들려주더라구요.
집에 피아노가 없어서 학원에서만 연습하는데도 벌써 양손을 하네요. 천잰가봐요 ㅎㅎ
저한테 왜 진작 피아노 안가르쳐줬냐고 말하길래.. 난 너 어릴때 분명 물어봤었다고 하니..자긴 기억이 없대요.
앞으로 다 적어놓고 녹음도 해놔야겠어요.
퇴근 길에 라디오에서 조지 윈스턴의 THANKS GIVING이란 곡이 나왔는데, 넘 좋더라구요.
집에 와서 아이에게 같이 들어보자고 했어요. 아이가 무척 좋아하네요.
비도 오고 쌀쌀한 가을 저녁,
된장찌개 끓이며..
음악이 가득한 집이 (비록 내집은 아니여도..ㅠ)
아이와 함께 하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p.s...
작은 아이는 그림 그리는거 좋아해요. 집에서 내내 그리고 있거든요 ㅎㅎ
저요? 저도 악기 하나 배우고, 드로잉 수업 받으러 일주일에 한번씩 갑니다.
저렴하게 동네에서 가르쳐 주는 곳이 있거든요.
딜레당트란 프랑스어가 있어요. 예술을 직업으로 하진 않지만 즐기는 사람이라고..
직업은 따로 있어도, 예술을 즐기는 삶이 저에겐 가치 있다고 느껴져요.
우린 어찌보면 모두 예술가인데,
사는게 힘들어서, 잊게 되나봐요.
남이 하는걸 보는것도 좋지만 잘하진 못해도 내가 하는게 얼마나 즐거운지..
먹어 봐야 맛을 알듯이, 직접 해봐야 그 즐거움을 더 알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