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난 아들 키우며 맞벌이 하는 부부예요.
시가는 멀고(편도 3시간 넘게 걸리는 지방) 친정은 20분 거리로 가까워요. 아이는 어린이집 다니고 저희가 늦거나 하면 친정엄마가 봐주세요. (친정엄마도 일을 하셔서 매일 봐주시긴 어렵고 일주일에 한번은 고정적으로, 그 외에 하루 정도 더 봐주십니다.)
이번 추석 연휴가 아주 길었잖아요. 시가가 멀다 보니 보통 명절에는 시가에 올인하는 편이에요. (2박 3일 정도) 이번에는 3박 4일로 잡았었는데 시어머니가 일찍 간다고 서운해하셔서 하루 더 있다가 올라왔어요 (4박 5일)
시가에서 저 힘들게 하거나 일이 많거나 하진 않아요. 그저 제 집이 아니니 불편한 정도고.. 손주 맘껏 보시라고 하루종일 집에만 콕 박혀 있고요..
평소에 시어머니는 굉장히 감성적인 분이라 멀리 사는 손주 보고 싶다고 눈물도 자주 흘리셔서... 남편이 그걸 굉장히 안타까워해요.
반면에 제 입장에서는 무슨 일 생겼다 하면 친정엄마가 달려오는데 (얼마 전에 아이가 수족구 걸려서 친정엄마가 일 접으시고 일주일동안 꼬박 가정보육하기도 했어요) 당신 엄마는 손주 못보는 불쌍한 사람, 저희 엄마는 보고 싶을 때 손주 맘껏 보는 행복한 사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좀 섭섭하더라고요.
그래도 남편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굉장히 많이 도와줘서 별일 없이 순탄하게 지냈는데...
이번 명절 끝에 친정엄마한테 남편이 봉투 하나를 드리는데(저랑 상의하지 않은 거였어요, 원래 명절은 양가 각 20만원씩 드려요.) 50만원이나 했다네요.
아이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서요...
저희집 경제권은 제가 갖고 있고 남편 용돈 받아서 쓰는 사람이라...저 돈을 모으려면 한 3달 긴축재정했을 거예요.
그동안 친정엄마의 수고를 남편이 몰라주는거 같아서 섭섭했는데... 서운했던 마음이 다 풀어졌네요..
그리고 사실...시가에서..어머님 화장대를 보니 로션이며 파우더며 다 고릿적 제품이길래 10만원 상품권 몰래 드리면서 아버지 몰래 화장품 사서 쓰시라고(아버지가 경제권 꽉 잡고 계세요) 하고는 "그래 난 좋은 며느리야"하고 엄청 뿌듯해 했는데...금액으로 남편한테 졌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