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고

퓨쳐 조회수 : 1,801
작성일 : 2017-10-10 13:20:26
어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를 재방송으로 처음 봤다. 비정상회담의 고정 패널로나오는 독일인 다니엘이 고향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이곳저곳을 소개해주는 프로였다.

이 프로를 보기전, 82에서 회원들의 찬사를 먼저 봤기에 갈등 없이 채널을 고정할 수 있었다.

독일..;
나에겐 인생의 가장 젊은 시기에 가슴 설레게 했던 국가이다. 영어나 불어와는 다르게 비교적 예외가 적은 정확한 문법과 숨겨진 연음이 거의 없는 발음체계처럼 투명한 사회체계를 가진 나라

그 프로는 이런 독일인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고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정말 깔끔하고 담백하게 서로를 존중하며 시간을 함께 했다. 힘 들다고 우정이라는 명분으로 자기의 짐을 얹지도, 징징거리지도 않으며 과하게 보여주려 애쓰지도 않았다.
그저 친구가 좋아해서 온 나라에 대해 나름 공부하고 그 것을 통해 친구를 이해하고 싶어했다.

사고가 건전한 젊은 집단이라는 표현이 딱들어맞는 경우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는 어느 한쪽이 과하게 참아야 관계가 유지되는 이상 현상이 상식이 된 사회다. 갑질, 을의 입장이 모든 인간 관계를 지배한다.

가족, 친구 관계까지도.

심지어 예의를 말아먹고, 과도한 신세 내지 민폐를 애정, 우정으로 인식한다. 그 결과 머리 좋고 눈치 빠른 인간은 이득과 편리를 취하고 희희낙낙할 수 있는 구조가 돼,
정직하게 노력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참 힘든 상황에 빠지곤 한다.

우리나라는 십몇년째 oecd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건 비틀린 관계를 방치한 결과 노력한 댓가가 노력한 자에게 돌아오지 못하는 절망감이 그리 만드는 거는 아닐까?

독일은 세계전쟁을 두번이나 일으킨 나라다. 그리고 헤겔과 마르크스의 나라다. 즉, 부당하게 침해하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꼬라지는 근본부터 따지고 들어 피를 봐서라도 바로 잡는 근성이 뼛속 깊이 내재 돼 있다는 말과 같다.

그렇기에 독일인들은 서로 삼가하는 것이 몸에 밴듯 하다.

우리는 그에 비해 너무도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게 많아, 뭉게고 폐끼치는 것이 많은 인간일수록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낸다.
이러니 노력한 자가 죽는 나라가 될 수밖에.

힘 들고 지루한 것은 가까운 이에게 전가시키곤 미안함은 커녕 콧노래를 크게 불러도 상관 없는 사회.
논리, 정의 보다는 큰 목소리나 관계의 헤게모니를 쥔 자에게 승기가 돌아가는 집합체가 바로 현재 우리 나라다.

오래가는 관계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것을 피해 주었을때 가능하다.

에티켓은 내가 싫은 건 남도 싫어 할테니 피해 주는 행동이다. 그런데 이 에티켓을 가장 많이 파괴하곤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길게 가길 바란다.
이 얼마나 모순된 행동인가!

넷티즌들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라는 프로를 보고 놀라워 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익히 들은 국가별 인간 특성이 너무도 정확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물론 독일에도 사기꾼이 있고, 멕시코에도 진지하기 짝이 없는 지식인이 있겠지만 대여섯만 모여도 그 특징은 숨길 수 없다.

만약 우리나라 오십대 대여섯이 모이면 어떤 특징이 나타날까??

이게 바로 이 프로그램이 던지고 싶어하는 속엣말은 아닐까?
IP : 114.207.xxx.6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0.10 1:36 PM (121.131.xxx.46) - 삭제된댓글

    지나가다 남깁니다.
    원글님..아주 진지하게 또 생각을 많이 하면서 그 프로그램을 즐기셨네요^^

    비슷하게 그 회차를 즐긴 사람으로써..이탈리아 멕시코편도 ..지금 러시아편도 흥미롭게 즐기고 있죠..
    물론 알베르토 말대로 전체적인 국민성이 있긴 있죠.

    우리나라 오십대 대여섯이라고 하셨는데..
    대여섯은 아니고 두세명 모여 여행같이 했는데..
    대략 독일친구들과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공부 열심히 해서 미리 알아가고 전체적인 일정 꼼꼼히 짜고
    서로 맡은 부분 적당히 나누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적당히 치밀하고 적당히 그 자리에서 선택할것 남겨둬서 즐기고
    마음에 좀 안드는 것 있어도 그려려니 하고..
    차 한잔 앞에 두고 미국과 한국과 유럽 문화차이--골동품 구경하러 간 박물관내 차집에서 몇시간동안 토론하고..비슷해요..

    한국인들도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외국인들이 다양한 것처럼..

  • 2. ...
    '17.10.11 7:54 AM (223.38.xxx.143)

    좋은 글이네요. 본인이 쓰신글인가요? 펌글 아니죠?
    이런글에 왜 댓글이 없는지도 의아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5060 센터강좌에서 회원들한테 간식비를 거둔다는데 29 호박냥이 2018/01/03 3,923
765059 취나물 생으로 먹어도 되나요? 3 알사탕 2018/01/03 2,180
765058 여자들의 시기질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26 ㅇㅇ 2018/01/03 10,308
765057 남편의 참?모습을 봤어요 8 2018/01/03 6,155
765056 안철상 대법관이 문재인대통령을 기억하는 이유 1 존경합니다 2018/01/03 652
765055 성신여대 쪽 조용한 저녁식사 막내 2018/01/03 685
765054 구스 다운 베스트 한번 봐주세요. 3 40대 중반.. 2018/01/03 1,192
765053 엘지,삼성상품개발부에 전달 좀... 국산 2018/01/03 557
765052 인형같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27 ... 2018/01/03 6,680
765051 립밤바르고 립스틱바르니 좋네요 3 ........ 2018/01/03 1,597
765050 스타벅스 이프리퀀시~ 28 카페라떼사랑.. 2018/01/03 2,312
765049 북한 김정은 ..문재인·청와대의 북 제안 지지 환영 9 ... 2018/01/03 971
765048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 읽으신분들 계실까요? 15 .. 2018/01/03 1,557
765047 신과함께 많이들 봤나봐요 7 .. 2018/01/03 1,641
765046 충남대생과 카이스트학생과 할머니의 대화 16 고릿적이야기.. 2018/01/03 6,980
765045 도시락 레시피 요리책 추천 부탁드려요 2 32aber.. 2018/01/03 892
765044 비료회사 아시는 분 3 *** 2018/01/03 437
765043 조언 감사드립니다. 26 흑.. 2018/01/03 15,749
765042 설경구가 1987에 나오나요? 25 불편해 2018/01/03 3,488
765041 이 남자 심리가 뭘까요? 8 ... 2018/01/03 2,228
765040 말린 톳이요 15 궁금 2018/01/03 1,976
765039 힘내라 며느님~!!! 13 뱃살겅쥬 2018/01/03 2,621
765038 신기록)방탄소년단(BTS)MIC Drop 빌보드HOT100 차트.. 3 ㄷㄷㄷ 2018/01/03 1,237
765037 여드름 흉터 치료 병원 추천해주세요~~~ 2 .... 2018/01/03 1,414
765036 뚱하고 웃지않는 사람이 어떤 역할조차 맡지 않으면.. 23 ㅇㅇㅇ 2018/01/03 3,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