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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근 10여년만에 오밤중에 라면 먹어요.

하하하 조회수 : 1,701
작성일 : 2017-10-09 22:57:51
남들은 이런 남편이 세상 또 어딨냐,

40 넘어도 너네처럼 남편이 아내 이뻐하고 챙겨주는 커플 못봤다~~

장인장모처형 요즘 자전거 타고 다니는 거 넘 좋아보인다며

세 분 자전거 제대로 된 거 사드리라고 봉투에 100 정도 넣어 주더군요.

어머나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지?

세상 최고 좋은 남편, 사위가 받을 수 있는 칭찬 다 받고 난 다음 날,

제가 목욕 가방을 전날 밤 찜질방 갔다가 잃어버린 걸 알았어요.

값나가는 건 없었지만 그래도 주부 입장에서 산 지 두 달 정도 된

만 오천원 짜리 임아트 자주표 목욕가방과

한 달 전 쯤 간만의 해외여행에 떨리고 설레서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큰 맘 먹고 산 록ㅅㄸ 바디워시...넘넘 아깝더라구요.

내가 미쳤지 왜이랬지 나 또라이아냐 자책하며

그 찜질방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후아후아 열받아하며 왔다리갔다리

해도 단 한마디조차 대꾸 없이 침대에 누워 티비보며 낄낄거리기만 하대요.

와 어쩜 마누라가 물건 잃어버려서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뻗쳐 씩씩대고

있는데도 저럴까...이해가 안갔지만

어찌저찌 나갈 채비해서 집 가까운 공원 까페 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

시켜놓고 애들은 근방 게임장 보낸 뒤였어요.

솔직히 집에서 리액션 전혀 안해준것도 섭하고

화가 안가셔서

그거 말야. 그 가방안에 별 물건도 없는데 요즘 세상에

사람들이 목욕가서 남의 가방 안가져가던데 말야...

했더니 너 뭐 잃어버렸녜요.ㅋ

목욕가방 잃어버렸다고 아까 집에서 찜방에 전화하고 난리쳤잖아.

했더니 자기는 내 거 말고 딸아이가 갖고 들어간 가방 잃어버린 줄

알았대요.ㅋ

아 그래 아무리 니 발치끝에서 내가 그 목욕가방때문에 통화를 했어도

너는 티비보느라 정신팔릴 수 있지. 모를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려했죠.

딸아이 가방 아니라 내 목욕가방 잃어버렸다구~

근데 그 별 거 아닌 걸 찾을 수 없다는 건

요즘 못사는 세상도 아닌데 사람들이 훔쳐간게 아니라

영업끝날 때까지 안가져가고 남아있는 가방을 직원들이 열어보고

쪼오금 값나가보이는 물건인거 같아서 꿀꺽하는 것 같아.

했어요.

제 생각이요, 찌질해보일수도 있지요. 그래요.

근데 그보다 더 사람많은 워터파크에서조차도

샤워장에 샤워도구 놓고 물놀이하러 갔다가 너댓시간 놀고 샤워장

돌아와도 그 도구 그자리에 그대로 있거든요.

제가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사실 저 찜방에 목욕가방 두고 온 게

두 번째긴 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요.

속상하고 열받아 있는 아내한테

얘기 다 듣더니 담배 피우러 일어나 나가면서

비아냥 대듯이 눈 내리깔고 그건 니 책임이지 뭘 어떡해...

하더라구요.

내가 미쳤지 나 왜이러니 수도 없이 자책한 다음이었어요.

실수하면 사실 가장 책임감 느끼고 자책하게 되는 건 본인 아녜요?

내 책임을 다른 사람한테 전가시킬 생각도 없었구요.

잃어버린 잘못 충분히 아는데요.

잘 잃어버렸어~~까진 아니더라도 열받은 사람한테 기름붓는 거는

무슨 악감정 있지 않고서야 잘 안하게 되지 않아요?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막 어마어마 따뜻한 위로를 바란 것도 아녔어요.

와 짜증나겠다. 근데 어쩌냐 누가 가져갔든 직원들이 꿀꺽했든

할 수 없지 새로 사야겠네...딱 요런 정도면 감사해서 큰절했겠네요.

남편이란 사람이,

나 같은 남자, 남편, 사위 없다아 하며 큰소리 뻥뻥치는 사람치고는

너무 치졸하고 재수없지 않나요?

제가 더 치졸하고 재수없나요?ㅋ

님 피곤한 여자네요. 예민한 여자네요..댓글 달리겠지요.

아무튼 그 일이 엊그제 일이었고 아직까지도 말 안섞어요.

근데 그렇더군요.

이 남자때문에 애쓰며 외모가꾸고 몸매가꾸고 하는게

세상 쓰잘데기 없이 느껴지더라구요.

뭐 이런 놈 때문에 외모에 몸매에 신경쓰고 관리하나...

만날 밤마다 맥주,소주에 치킨, 족발, 회, 보쌈, 튀김 으로 밤마다 잔치잔치

벌려도 안돼 난 그럼 안돼 먹으면 군살붙어 하며 먹고 싶은 욕구 꾹꾹

눌러가며 참았거든요.

내가 뭐한다고 저런넘 좋으라고 참아가며 그랬지 싶더군요.

그래서 지금 맵고 뜨끈한거 땡겨서 왕뚜껑 컵라면 먹어요.

지는 만날 야식에 술 마시느라 배가 남산 세 배 만하면서 나보고

배가 어쩌고 허벅지가 어쩌고...

욕댓글 싫은 댓글 많이 달릴 수도 있겠지 싶으면서도 사흘동안

참고 참으며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심정 글로 쓰고 갑니다.

어후 시원해라ㅎㅎㅎ




IP : 114.205.xxx.5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리
    '17.10.9 11:01 PM (124.53.xxx.190)

    남편분을 자랑하시는 건지 욕하시는 건지 도무지. . .

  • 2. 플럼스카페
    '17.10.9 11:02 PM (182.221.xxx.232) - 삭제된댓글

    다행히 이를 닦고 이 글을 봅니다^^; 라면 냄새 나는 거 같은 환취에 시달릴 뻔 했어요.
    저희 남편도 반응 비슷할 거 같아요. 어차피 못 찾는거면 포기하라고...누굴 탓하냐고 할 남자라서리. 게다가 처가에는 통 큰 사위 노릇 하고...비슷하네요.
    록시땅에 좀 아까운 마음은 드는데 요즘 세상에 남이 쓰던 거 록시땅이라고 설마 가져갈까 싶어요. 그냥 버렸을 거 같아요.

  • 3. ...
    '17.10.9 11:03 PM (123.111.xxx.129) - 삭제된댓글

    원글님 까탈스러워요.
    모든 일에 그렇게 리액션 바라다가 피곤해서 어찌 사나요...
    그러는 원글님은 남편하는 모든 말에 잘 들어주고 리액션도 충분히 해주는 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몸매도 결국 자기만족이지 남편 핑계될 건 아니죠...

  • 4. 모리님
    '17.10.9 11:04 PM (114.205.xxx.57)

    남들은 마구마구 칭찬하는 남편이고 저또한 그리 생각했는데
    가만 들여다보면 그닥 좋은 놈은 아니란 이야기죠.
    제가 글솜씨가 별론가봅니다....

  • 5. 플럼스카페님
    '17.10.9 11:10 PM (114.205.xxx.57)

    님 남편분이라면 하셨을 말투를 아무리 재연해봐도
    막 차갑고 정나미 떨어지진 않아요.
    근데 제 남편이 했던 니 책임이지 뭘 어떡해...는
    아무리 좋게 들으려해도 잘 안되네요.ㅋ
    록시땅 바디워시 반 남은 거 별 쓸 데 없나요?
    그런거죠? 걍 버린거죠?
    근데 저 남편 말에 받은 제 상처딱지는 누가 버리지요?
    ㅎㅎㅎ
    슬프고 우울하고 짜증나는데 그래도 82님들과 친구처럼 농담 주고받고는 싶고^^

  • 6. 플럼스카페
    '17.10.9 11:14 PM (182.221.xxx.232) - 삭제된댓글

    남이 뭐라건 내가 애착하던 물건은 가격여부를 떠나 안타까워요. 목욕가방 새로 사면야 되지만 똑 내 맘에 드는게 다시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남자들은 목욕가방의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남편이 아들들하고 사우나 갈 때 제가 무려 제 목욕가방을 기.꺼.이. 빌려주려는데 됐다면서 팬티만 점퍼 주머니에 쏙 담아 가더라고요.

  • 7. 플럼스카페님
    '17.10.9 11:20 PM (114.205.xxx.57)

    그니까요. 하신 말씀 다 맞네요.
    목욕가방이니 바디워시니 남자들은 의미가 없나봐요.ㅋ
    어쨌거나 저는 가방서부터 안에 내용물 싹 다 똑같은거 사서 넣을래요. 푸하하 저 철없는 여중생같네요.ㅋ

  • 8. ㅇㅇ
    '17.10.9 11:28 PM (223.33.xxx.183)

    읽어보니 제가 남편분같아요. 남편은 제 외모에 대해
    일체 뭐 싫다 나쁘다 없는데
    남편이 빨리먹거나 과식하면 유난히 배가 나와보여요.
    꼭 한마디 합니다. 조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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