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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회사 그만 두고 싶은데 조언 부탁드려요

불안장애 조회수 : 4,055
작성일 : 2017-10-03 22:50:00

저 밑에도 같은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는데 저랑은 상황이 달라서 저도 올려봅니다.


전 20명이 채 안되는 외국계 한국법인 회사에 다니고 있구요, 4년 반정도 됐어요.

소위 말하는 경리부 팀장이고 본사가 있는 나라의 외국어를 잘하는 편이예요.

직원 중 대표 빼고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저 포함 3명인데 다 팀장레벨은 아니구요.

그러다보니 뭔가 본사에 보고할 일, 본사에서 지시받을 일 등 영업부나 기획부가 메인이 되어야 할 일인데 경리인 제가 뭔가 총괄처럼(경력나 연봉은 다른팀 팀장보다 낮음) 되어 버려서 서서히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어요.


저는 책임감이 강하달까 최적화 된 노예인건지 일의 능력 여부와는 별개로 시키는 일은 곧 잘 해내는 편이었고 점점 부당한? 업무를 맡게 되어도 군말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부가 담당하던 미수금 관리 및 독촉이라던가 툭하면 소송걸라고 하는데 변호사 찾아다니는 일 등, 영업하면서의 스토리는 알지도 못하는데 그 담당하던 직원을 해고하면서 같은 영업팀이 아닌 저한테 일괄한다던가 생산팀 직원들이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하고 퇴사했는데 그에 대한 부자재나 원자재에 관해 저에게 책임을 묻는 다던가...

저희 대표는 본인만의 회사가 아닌지 정말 회사의 실무에는 무관심하고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인데, 본인의 다른 사업채도 있고 해서인지 취미로 그냥 다니는 거 같은 느낌.


이전부터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고 그 탓인지 자가면역질환이 와서 심하게 아파서 올 해 두번, 2주 이상씩 입퇴원을 반복했어요. 입원해서도 계속 일을 했지만요..

회사의 비전도 전혀 보이지 않고 몸까지 성하지 않으니 계속 퇴사 결심을 하는데 제가 맡고 있는 일이 많다보니 몹쓸 책임감과 오만함때문에 그만 두기도 쉽지 않아요. 제가 그만 두려고 주말에 맘 먹고 오면 다른 사람이 퇴사한다고 얘기를 한다거나 갑자기 월요일 회의에 누군가를 해고를 한다거나..항상 타이밍이 좋질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앓이 하듯 몸과 마음만 시들해져가면서 회사가 너무 다니기 싫어 가슴도 항상 두근거리거나 답답해서 통증까지 올 정도가 되었어요.


회사 생각해주다가 내가 죽겠다 싶어서 연휴 끝나면 얘기하자, 용기를 내자.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희 팀원이 연휴 전 날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네요..

그래서 지금 현재 이 황금연휴도 전혀 즐겁지가 않아요.

또 이 친구를 먼저 그만 두게 하면 난 언제 그만 두나..싶기도 하고 내가 그만 두는게 뭐가 이리 어려운건가 싶은데

용기를 못내는 내가 너무 밉고, 병신같고, 자존감도 자꾸 사라지고..

다른 사람들이 그만 둔다고 하면 회사도 어려운데 옳다구나 싶어 쿨하게 내보내던데...저한테는 지금 얽혀있는 일에 대해 다 책임을 물을 거 같고..막연히 너무너무 두려워요.

제가 너무 멍청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이런건지 저 같은 상황이 오면 다들 이렇게 되는건지..

죽어야 회사를 그만 둘 수 있을 거 같은 생각까지 들어요.


연휴 끝나고 저랑 팀원...둘 다 어떻게 그만 둔다고 말을 꺼내야할지..

물론 제가 그만 둔다고 회사가 망하지는 않는데 솔직히 지금 회사가 너무 어려운 상황인데 나몰라라 하고 나간다고 하는 것도 죄책감이 들어요.

내 인생 내꺼니깐 내가 단호하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알고는 있는데 인생 경험, 사회 경험 많이 하신 분들..

저랑 저희 팀원이랑 같이 그만 두겠다고 얘기해도 되는 걸까요?

저도 제가 너무 답답하고 속이 터져 미치겠어요.

지금도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제가 글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어요. 

IP : 221.142.xxx.13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7.10.3 10:53 PM (220.116.xxx.174)

    원글님 책임감 좀 내려놓으시고요

    이 없으면 잇몸으로 다 돌아가요

    스스로를 제일 먼저 돌보세요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겨주고 사랑해 주나요?

  • 2. ...
    '17.10.3 10:54 PM (39.7.xxx.3)

    입원 반복하시고 죽어야 나갈수있을것같을땐 나가야죠. 회사에선 당연히 잡겠지만 님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업무에 비해 돈 안받는 호구머슴이라 잡는거구요... 죄책감 느끼실 필요 없어요. 나 하나 없어도 회사 안망하고 그사람들도 처음엔 욕해도 몇달만 지나면 잊어버려요

  • 3. ...
    '17.10.3 10:55 PM (39.7.xxx.3)

    님이 착하고 책임감 강한 성격인거 다 알고 부려먹는 거에요. 저도 옛날엔 착한사람병 걸려서 밤새고 연휴에도 나가고 그랬는데 병만 걸려요. 죄책감 느끼지마세요.

  • 4. ㅇㅇ
    '17.10.3 10:56 PM (220.116.xxx.174)

    그리고 과도한 책임감이란 게

    결국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다른 면이라는 것도

    알아차리시면 좋겠네요

  • 5. 일단
    '17.10.3 10:58 PM (49.196.xxx.225)

    일단은 퇴사하기로 마음 먹었고 플러스 거의 한계치까지 온것 같으니 회사에는 꼭 말하세요. 만약 이런저런 사정봐주느라 못 그만두게 된다고 해도 적어도 곧 그만둔다 라는 경고정도는 될테니까요.

  • 6. 그냥그만두시면됨
    '17.10.3 10:59 PM (175.223.xxx.5)

    얘기하시고 시한을 정하세요. 말리면얘기를 하세요. 연봉은적게받고 다른부서 일까지 하고..등등. 회사가 웃긴게 돈얘기하면돈 밝히냐 하지만 돈 얘기 안하고 시키는일 다하면바로 호구 취급해요..회사 생활도 누울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라는속담이 적용돼요. 회사가 님귀한줄 알면대우도 그만큼해줬겠죠. 아니라면 님이 남좋은일만 한거예요. 자기꺼 잘챙기는 깍쟁이가 더 대우 받아요. 회사에 희생하는것만큼 바보짓이 없죠.

  • 7. 덧붙여
    '17.10.3 11:01 PM (49.196.xxx.225)

    저도 회사다닐때 님과 비슷한 경우여서( 그 언어 능통자가 저밖에 없었음) 계속 조금만더 조금만더.. 이렇게 사정 봐주면서 제 플랜까지 미루고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인정머리 없어보일까? 걱정했던건 정말 쓸데없었어요.

  • 8. 고고
    '17.10.3 11:20 PM (125.134.xxx.184)

    지금 못 그만두면 나중에도 못 그만둬요.
    회사 다 알아서 돌아가요.
    12년 회사생활 했어요.

  • 9.
    '17.10.4 12:03 AM (121.167.xxx.212)

    입퇴원 이주씩 두번한 주치의 만나서 진단서나 소견서 써 달라고 하세요 회사마다 필요한 양식이 달라서요
    건강이 안 좋아서 요양해야 한다는 내용으로요
    자가 면역 질환이면 이유가 될수 있어요
    그거 가지고 가서 몸이 아파서 그만 두겠다고 하세요
    못 그만 두게 하면 병가라도 두세달 쓰고 두세달 지냐 다음에 몸이 회복이 안된다고 퇴직 하세요
    아파서 그만두면 실업 급여도 탈수 있어요
    그사이 쉬면서 좋은곳으로 이직 하세요

  • 10. 지금이 기회
    '17.10.4 12:09 AM (180.65.xxx.138) - 삭제된댓글

    그만 두겠다.
    사유는 일은 힘들고 하는 일에 비해 연봉도 너무 적다.

    한팀에 2명이 갑자기 그만 둔다고 하니
    연봉 올려주겠다고 붙잡을지도 몰라요.
    딜을 하세요. 일을 줄이든 연봉을 높이든.

  • 11. 그것은 운명
    '17.10.4 12:12 AM (180.65.xxx.138) - 삭제된댓글

    그리고 지금까지 이런 저런 사유를 대면서 자꾸 퇴사를 미루게 되는건 원글님 내면에 그만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요?

  • 12.
    '17.10.4 12:25 AM (188.23.xxx.22)

    님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가요.
    그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세요.

  • 13. 그런회사는
    '17.10.4 6:15 AM (175.116.xxx.169)

    잘못 걸리면 원글님이 독박 다 씁니다
    빨리 손털고 나오세요
    그러다가 몸 망치고 병원신세에 완전히 맛이 가면
    그게 보상이 될거 같나요...
    비슷했던 경험이 있어 진심으로 충고드려요
    빨리 손털고 나오세요 싹수 노란 조직이에요
    그래서 다들 도망가는거에요

  • 14. 원글
    '17.10.4 9:24 AM (221.142.xxx.133)

    모두 답변 감사드려요.
    대표가 사람들 그만둘 때마다 저한테 책임을 떠넘기면서 나간 사람들 배신자라는 식으로 하소연을했더래서 제가 더 입이 안떨어지는거 같아요.
    일의 양이 많은 건 아닌데 책임질 일이 많아지다보니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듯해요.
    용기를 내야죠!

  • 15. ᆢㄴᆞ
    '17.10.4 9:43 AM (115.137.xxx.145)

    용기와는 다른 문제예요
    원글님 없어도 회사는 돌아갑니다
    저도 경리파트지만 외국어 까지 잘하는분은 드물어요

    제후배가 딱 원글님케이스였는데
    그만둔다고 하니 회사에서 잡아서
    연봉두배로 협상해서 레벨업했어요
    일은 두배니 두배값을 받아야한다구요

  • 16. ᆢㄴᆞ
    '17.10.4 9:47 AM (115.137.xxx.145)

    참 원글님이 외국계 회사를 다니셔서 ㅎ
    국내파트는 멀티로 일해요
    자금이 모든일과 연결이 되잖아요

    발주도 수금도
    세금 소송 인사 등등

    저라면 배워두면 다도움이 되는일이니
    이번기회에 직급과연봉 레벌업하신후
    안해본일까지 접근해보시는것이 어떨까요

  • 17. ..
    '17.10.4 11:04 AM (49.170.xxx.24)

    그만두세요. 스트레스 받으면서 다닐 회사 아니예요.
    사장 마인드가 안좋아요.

  • 18. lkj
    '17.10.4 11:36 AM (115.140.xxx.233) - 삭제된댓글

    저는 안정적인 직장인데도..예전에 저희 부서에 직속 상사는 승진에만 신경쓰고 나머지일은 오로지 제가 다 하느라 체력도 약한데 책임완수하느라 우울증 걸렸어요..
    제가 책임감이 강하다고 칭찬하는듯하면서 일을 저에게 미루고 협조도 안하고ㅠㅠ
    다른 동료들도 저에게 착하고 책임감이 강하다고들 하는데,,,,이것을 이용한것 같아요
    지금은 팀장이 바뀌어서 서로 협조해가면서 하니 좀 살것 같아요 ,,,,,,
    예전에 상사는 계속 승진을 하더군요

  • 19. ,,,
    '17.10.4 1:42 PM (121.167.xxx.212)

    대통령도 그만 둬도 나라가 잘 돌아 가는데
    원글님 그만 둬도 회사 망하지 않아요.
    다 잘 돌아 가요.
    원글님 착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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