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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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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증 우울증이구나.. 느꼈을때.

... 조회수 : 4,006
작성일 : 2017-09-26 07:52:53
어렸을때부터 어두운 성향이 강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환경적인 요인도 있을테고요.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버리면 편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처음 해본게 11살 무렵..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실려가 정신 병원에 갇혀 보기도 했고..
2년간 밖에 한 발자국 나가지 않은 은둔생활도 했었고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고, 약도 처방 받아 봤었죠.

긴 사연이지만..
그 후로 어찌어찌 직장을 잡아 낮에는 회사, 저녁에는 파트타임 알바로
못난 딸 때문에 마음 고생 심하셨을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죗값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버는 족족 다 드렸죠.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게끔 몇년간은 몸을 혹사 시켰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기만 하면 우울했으니까요.

그렇게 바쁘게 보내다 이직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베풀줄 알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저도 변하는 것 같았어요.
신기하게도 우울했던 기운이 한 1년간 잠잠했어요.
이렇게 멀쩡해도 되나 무서울 정도로 처음 느껴보는 평온함.. 행복감?이었어요.
도대체 남들이 말하는 행복이라는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했었는데
아.. 이런게 행복이겠구나. 이런 기분이겠구나.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파이팅 하는 기분.
그 전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주위에 예쁜 꽃들이나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침대에 누워 하루 있었던 일들을 되새기며 큰 탈 없이 잘 지나가 감사한 기분.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평온함이 언제 끝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는데..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지.
역시 끝나더라고요. 제게는 사치였나봐요.
모든게 무기력하고 뭘 해도 의미 없는 이 지옥속에 다시 갇혀있어요.

그래도 한번은 느껴봤잖아요. 행복한 기분이라는 게 뭔지.
그래서 노력하면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뭔가 색다른 변화를 주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거금 들여 다녀온 유럽 여행.
카를교에서 프라하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지금 여기서 뛰어 내리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빈에서도, 부다페스트에서도, 내가 여기에 왜 있는 걸까. 끝내고 싶다. 이런 생각만 하다 온 것 같아요.
아침에 억지로 눈을 뜨고, 억지로 돌아다니며 감상했지만 뭐가 즐거운지도 모르겠고 좋은지도 모르겠는..
그 때 느꼈어요. 난 정말 안되나보다.

이 세상에 힘드신 분들 많다는 거 잘 알아요.
객관적으로 보면 저보다 힘드신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거 머리로는 아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나름대로는 연구도 많이 해보고 관련서적도 많이 읽어 보았는데 안 되네요.
더 이상 털어놓을 곳도 없어요. 나만큼 고생했을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72.12.xxx.18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든
    '17.9.26 8:42 AM (122.35.xxx.174)

    모든 인간 안엔 어둠의 연못이 있지요.
    지옥의 묵시록이란 영화도 그걸 이야기 해요.
    인간의 DNA 안의 여러 요소중 우울이라는 어둠이 있지요

    님은 그 우울을 선택하고 있는 중......
    나를 지으신 창조주의 마음을 선택해봐요.

  • 2. mm
    '17.9.26 8:55 AM (110.70.xxx.74) - 삭제된댓글

    행복에 집착하지 마세요 행복은 지속성 짧아요
    그냥 별일없이 가족들 건강한게 지나고나면 그게 행복이더라고요
    미혼이시면 영아원 고아원 봉사활동 가보세요 ㄴ

  • 3. ...
    '17.9.26 9:15 AM (121.131.xxx.33)

    가장 먼저 할일은...몸의 체력이 좋아지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햇볕받으면서 걷는것 ...시간날때마다 하시고
    비타민d 챙겨드시면서 하면 훨씬 더 효과가 높습니다.
    고생많이 하시네요..

    따뜻하고 기운나는 순간들이 더 길어지길 바랍니다.

  • 4. 바람이 부는 곳으로..
    '17.9.26 9:34 AM (222.114.xxx.110)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며 적절한 실패와 성공들이 주는 성취감이 있어야 행복감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 5. ...
    '17.9.26 9:51 AM (114.204.xxx.212)

    대다수가 그런 생각 할때 있어요 그럼에도 참고 견뎌나가는거죠
    생각을 줄이고 운동이나 즐거움을 찾아보세요
    반려동물도 도움이 됩니다

  • 6. ㆍ ㆍㆍ
    '17.9.26 9:58 AM (110.11.xxx.150)

    정토회불교대학에서 불교공부 시작해 보세요. 인생자체 즐거움,괴로움이 고입니다. 내면을 강하게 해주는 불법과 수행을 통해 편안해 집니다.

  • 7. 길가의 돌멩이도
    '17.9.26 9:58 AM (1.237.xxx.252)

    있어야할 이유는 없지만 그냥 있는 거잖아요..

    그냥 있으니
    그냥 그렇게 살아봐요..

    저도 중증인데 사는 것이 그래도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한테나 가족들한테나....

  • 8. 음..
    '17.9.26 10:04 A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저는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고 생각해요. 태어난 것 자체가 죄받는 거라고치고.. 마음을 비우면 좀 낫더이다.. 그러다 좋은 음악 들으면 이런 음악도 있었네~ 한동안 행복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런 음식도 있었구나 또 잠깐씩 행복하고.. 그렇게 잠깐잠깐의 행복에 집중해요. 이러다 몸이 아프면 또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내가 걷고 싶은데로 걸을 수 있고 잘 수 있을 때 잘 잘 수 있으니 아직은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면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요. 다른 사람들, 겉으로는 행복해보여도.. 그것도 저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이구나 하고 부러워하지 않아요.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갈테니까하고 무덤덤하게 대해요. 아프면 아무래도 더 힘드니깐 되도록 운동도 많이 하려고 하고.. 너무 몸에 나쁜 음식은 제한해요. 그러면 또 한해가 가고... 그렇게 10년 또 버텼네요. 우리 같이 힘내요.. 토닥토닥..

  • 9. 죽는건 너무 쉽다.
    '17.9.26 10:06 A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오늘 가도 되고. 내일 가도 되고.
    그래서 딱히 죽어야지 결심하는건 없더라구요.
    걍 가면되니까.

    근데. 책임은 길고 힘들죠.
    자식. 형제로써. 이제는 부모로써
    콱 가고 싶을땐
    시바. 내 죽으면 내가 사랑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자기 지옥 내가 던진 똥떵어리까지 짊어진다.
    생각하면 내가 혐오스러워서 걍 살아져요.

    님. 사실 가는건 진짜 쉬워요

  • 10. ..
    '17.9.26 1:44 PM (49.142.xxx.49) - 삭제된댓글

    저는 몸이 녹아 내리는듯하고 눈앞이 뿌옇고 눈물이 계속 줄줄 흐르고
    아주 어릴적부터 소아 우울증이 지속되고
    사람들과 소통이 안되서 학교내내 고립되어있고
    대학도 겨우겨우 졸업은 했는데
    취업해서 직장생활하기엔 벅차서 일을 못했어요
    3년동안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원룸방안에 꼼짝않고 박혀있고
    밥먹을거때문에 나가면 너무 무섭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게 그 느낌을 나도 떨쳐야 한다는거 아는데 안그렇거든요
    그게 의지대로 되면. 병아니구요...
    안그러고 싶은데 그 뿌옇고 힘없이 흐물거리는 느낌이 자꾸 저를 집어삼켜요
    아무튼 시간이 5년정도 지나니 좀 괜찮아져서 바깥에 사회생활 해보려고 애쓰고 있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범사에 감사함을 느끼고요
    근데 저도 또다시 그렇게 될까봐 많이 두렵습니다
    사주보면 또 힘든 일들 가득있다는데 ....
    윗댓글 말씀대로 벌받고 살고 있나
    원글님 말씀대로 나보다 힘든 사람 많은데
    생각 매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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